1. 개요
앤티가 바부다는 카리브해 동부에 위치한 섬나라로, 주요 섬인 앤티가섬과 바부다섬, 그리고 무인도인 레돈다섬으로 구성되어 있다. 영국 연방의 회원국이며, 수도는 앤티가섬에 있는 세인트존스이다. 선사 시대에는 시보니족, 아라와크족, 카리브족이 거주하였으며, 1493년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에 의해 발견된 이후 스페인, 프랑스를 거쳐 1632년부터 영국의 식민 지배를 받았다. 식민지 시대에는 설탕 산업을 중심으로 경제가 운영되었고, 이를 위해 수많은 아프리카인들이 노예로 동원되었다. 1981년 11월 1일 영국으로부터 완전한 독립을 이루었으며, 입헌군주제 하의 의원내각제를 정치 체제로 채택하고 있다. 국가원수는 영국 국왕이며, 총독이 이를 대리한다. 주요 산업은 관광업으로 국가 경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며, 금융 서비스업과 투자를 통한 시민권 프로그램(CIP) 또한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구의 대다수는 아프리카계이며, 공용어는 영어이고 앤티가 바부다 크리올 또한 널리 사용된다. 종교는 기독교가 주를 이루며, 그중에서도 성공회 신자가 가장 많다. 문화적으로는 크리켓이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이며, 매년 여름 열리는 앤티가 카니발은 화려한 의상과 음악으로 유명하다. 지리적으로는 대체로 평탄한 저지대 섬들이며, 열대성 기후로 연중 온화하지만 허리케인의 영향을 받기 쉽다. 주요 환경 문제로는 만성적인 물 부족, 산호초 파괴, 자연재해 취약성 등이 있다.
2. 어원
국명 '앤티가 바부다'는 두 주요 섬인 앤티가섬과 바부다섬의 이름을 결합한 것이다. '앤티가'(Antigua고대의스페인어)는 스페인어로 '고대의' 또는 '오래된'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1493년 이 섬을 발견한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스페인 세비야 대성당에 있는 '산타 마리아 라 안티과'(Santa Maria la Antigua스페인어) 성화의 이름을 따서 명명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앤티가섬의 원주민인 아라와크족은 이 섬을 '왈라들리'(Waladli왈라들리tnq)라고 불렀으며, 현재도 현지에서 이 이름이 사용되기도 한다.
'바부다'(barbuda수염이 있는스페인어)는 스페인어로 '수염이 있는'이라는 뜻이다. 이는 섬의 남성 원주민들의 모습이나 섬에 자생하던 수염무화과나무를 가리키는 것으로 여겨진다. 카리브족은 바부다섬을 '와오모니'(Wa'omoni와오모니crb)라고 불렀을 가능성이 있다.
3. 역사
앤티가 바부다의 역사는 수천 년 전 아메리카 원주민의 정착으로 시작되어 유럽 열강의 식민 지배와 노예제를 거쳐 1981년 독립 국가로 발전해 온 과정을 포함한다. 이 과정에서 설탕 산업의 흥망, 자연재해, 정치적 변화 등이 국가의 모습에 큰 영향을 미쳤다.
3.1. 선사 시대 및 초기 정착
앤티가 바부다에 최초로 거주한 사람들은 기원전 약 3100년경부터 정착한 고대 수렵채집민인 시보니족(Ciboney)이다. 이들은 중앙아메리카나 남아메리카에서 카누를 타고 온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기원전 2400년경에는 베네수엘라의 오리노코강 유역에서 이주해 온 아라와크족 계열의 살라도이드족(Saladoid)이 정착했다. 이들은 도기를 사용했으며, 농경 기술을 도입하여 앤티가 블랙 파인애플로 유명한 파인애플, 옥수수, 고구마, 고추, 구아바, 담배, 목화 등을 재배했다. 아라와크족 이후에는 카리브족(Island Caribs)이 이 섬들에 정착했다.
3.2. 유럽인의 도래와 식민화
1493년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두 번째 항해 중 앤티가섬을 발견하면서 유럽인에게 처음 알려졌다. 콜럼버스는 이 섬에 '산타 마리아 라 안티과'라는 이름을 붙였다. 스페인은 1520년경 정착을 시도했으나, 원주민의 저항과 물 부족 등으로 인해 성공적인 식민지를 건설하지는 못했다. 이후 한동안 유럽 열강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었으나, 유럽에서 전파된 질병, 영양실조, 그리고 노예화 시도로 인해 원주민 인구는 급격히 감소했으며, 특히 천연두가 가장 큰 원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인 식민화는 17세기에 시작되었다. 1632년 영국의 에드워드 워너(Edward Warner)와 일단의 정착민들이 앤티가섬에 최초의 성공적인 영국 식민지를 건설했다. 프랑스가 1666년 잠시 점령하기도 했으나, 이듬해 영국이 다시 탈환했다. 바부다섬은 1685년 크리스토퍼 코드링턴(Christopher Codrington)이 정착한 이후 코드링턴 가문의 사유지로 관리되다가 1860년 영국이 앤티가섬과 함께 공식적으로 병합했다. 레돈다섬은 1860년대 인산염 채굴이 시작되면서 영국령이 되었다.
3.3. 식민지 시대

영국 식민 통치 하에서 앤티가 바부다는 주로 설탕 산업을 중심으로 경제가 발전했다. 처음에는 담배가 주요 작물이었으나 곧 설탕으로 대체되었다. 설탕 농장 운영을 위해 서아프리카에서 수많은 아프리카인들이 노예로 강제 이주되었고, 이들은 곧 유럽인 정착민의 수를 훨씬 능가하게 되었다. 노예들은 가혹한 노동 조건과 비인간적인 대우에 시달렸으며, 이에 저항하여 1701년과 1729년에 봉기가 일어났다. 1736년에는 '클라스 왕자'(Prince Klaas영어)로 알려진 인물이 주도한 대규모 봉기 계획이 사전에 발각되어 주동자들이 처형되기도 했다.
1833년 영국 제국 전역에서 노예제가 공식적으로 폐지되면서 앤티가 바부다의 사회 경제 구조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그러나 해방된 노예들은 여전히 경제적으로 농장주에게 종속되는 경우가 많았다. 19세기 중반에는 1843년 지진과 1847년 허리케인 같은 자연재해가 경제에 타격을 주었다. 레돈다섬에서는 인산염 채굴이 이루어졌으나, 1929년에 중단된 이후 무인도로 남아 있다. 앤티가 바부다는 리워드 제도 연방 식민지의 일부로 관리되었다.
3.4. 독립 이후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자치와 독립을 향한 움직임이 본격화되었다. 1940년대 노동 운동이 활발해졌고, 베어 버드(Vere Bird)가 이끄는 앤티가 바부다 노동당(ABLP)이 정치의 중심 세력으로 부상했다. 1951년 최초의 민주 선거가 실시되었다. 앤티가 바부다는 1958년부터 1962년까지 단명한 서인도 연방의 일원이었다. 연방 해체 후, 1967년 2월 27일 내정 완전 자치권을 갖는 영국 연합주가 되었다. 이 시기 앤티가 바부다 노동당의 베어 버드와 진보노동운동(PLM)의 조지 월터(George Walter) 간의 정치적 경쟁이 치열했다.
1981년 11월 1일, 앤티가 바부다는 영국 연방 내의 독립 국가가 되었으며, 베어 버드가 초대 총리로 취임했다. 국가는 영국 국왕을 국가원수로 하는 영연방 왕국 체제를 유지하기로 결정했고, 초대 총독으로는 윌프레드 제이콥스 경(Sir Wilfred Jacobs)이 임명되었다.
독립 초기 약 20년간은 베어 버드(1981-1994년)와 그의 아들 레스터 버드(Lester Bird, 1994-2004년)가 이끄는 앤티가 바부다 노동당(ABLP)이 정치를 주도했다. 버드 가문 정부는 정치적 안정과 관광 산업 발전에 기여했지만, 부패, 정실인사, 재정 비리 혐의로 자주 비판받았다. 베어 버드의 장남 베어 버드 주니어(Vere Bird Jr.)는 1990년 이스라엘 무기를 콜롬비아 마약 밀매업자에게 밀수한 스캔들로 내각에서 사임해야 했으며, 또 다른 아들 아이버 버드(Ivor Bird)는 1995년 코카인 판매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1995년 허리케인 루이스가 바부다섬에 심각한 피해를 입혔다. 2004년 총선에서는 윈스턴 볼드윈 스펜서(Winston Baldwin Spencer)가 이끄는 통합진보당(UPP)이 승리하여 ABLP의 장기 집권이 막을 내렸다. 스펜서는 2004년부터 2014년까지 총리를 역임했다. 그러나 2014년 총선에서 개스턴 브라운(Gaston Browne)이 이끄는 ABLP가 다시 정권을 잡았다. ABLP는 2018년 조기 총선에서도 17석 중 15석을 차지하며 승리했다.
2016년에는 넬슨스 도크야드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2017년 9월 초, 허리케인 이르마가 시속 295 km/h의 강풍을 동반하며 바부다섬을 강타하여 섬 건물의 95%와 기반 시설을 파괴하거나 손상시켰다. 개스턴 브라운 총리는 바부다섬이 "거의 거주 불가능한" 상태라고 밝혔으며, 거의 모든 주민이 앤티가섬으로 대피했다. 최소 1.00 억 USD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재건 과정에서 정부는 주민들에게 토지를 구매할 수 있도록 허용함으로써 100년 된 공동체 토지 소유권 법을 폐지할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는 "재난 자본주의"를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2022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서거 후, 개스턴 브라운 총리는 2023년 선거에서 재선될 경우 공화국으로의 전환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으나, 2023년 현재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다.
4. 지리
앤티가 바부다는 카리브해 동쪽, 대서양과 접하는 리워드 제도에 위치한 섬나라이다. 국토는 주로 앤티가섬, 바부다섬, 그리고 작은 무인도인 레돈다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지형, 기후, 주요 섬과 도시, 그리고 환경 문제가 이 나라의 지리적 특징을 이룬다.
4.1. 지형 및 주요 섬

앤티가 바부다의 총 면적은 440 km2이며, 이는 카리브해에서 가장 작은 국가 중 하나이다. 두 주요 섬인 앤티가와 바부다는 주로 석회암 지대로 이루어져 있으며, 화산 활동보다는 석회암 형성이 지형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
- 앤티가섬 (Antigua): 면적은 약 280 km2로 세 섬 중 가장 크고 인구가 가장 많다. 섬은 대체로 평탄하지만 남서부에는 화산 활동의 잔해인 쉐컬리 산맥(Shekerley Mountains)이 있으며, 이 산맥에 앤티가 바부다의 최고점인 보지봉(Boggy Peak, 402 m)이 있다. 보지봉은 2008년부터 2016년까지 오바마산(Mount Obama)으로 불리기도 했다. 해안선은 매우 불규칙하며 수많은 해변, 석호, 천연 항구가 발달해 있다. 섬 주변에는 산호초와 모래톱이 산재해 있다.
- 바부다섬 (Barbuda): 앤티가섬 북쪽 약 40 km 지점에 위치하며 면적은 약 160.5 km2이다. 앤티가섬보다 훨씬 평탄하며, 섬의 가장 높은 지점은 동부의 고지대(Highlands)로 약 38 m에 불과하다. 바부다섬 역시 아름다운 해변과 석호로 유명하며, 특히 프랜지파니새 서식지로 알려져 있다.
- 레돈다섬 (Redonda): 앤티가섬 남서쪽 약 40 km 지점에 위치한 작고 가파른 바위섬으로 면적은 약 1.5 km2이다. 현재 무인도이며, 과거 인산염 채굴이 이루어졌던 곳이다.
강수량이 적어 큰 강은 없으며, 두 섬 모두 신선한 지하수 자원이 부족한 편이다. 2020년 기준 앤티가 바부다의 산림 면적은 전체 육지 면적의 약 18%인 8120 ha로, 1990년의 1.01 만 ha에서 감소했다.
4.2. 기후


앤티가 바부다는 열대 해양성 기후를 나타내며, 일년 내내 비교적 온화하고 기온 변화가 적다. 일부 남서부 지역에서는 열대 몬순 기후의 특징도 나타난다. 연평균 강수량은 약 990 mm이지만, 계절과 지역에 따라 편차가 크다. 가장 비가 많이 오는 시기는 대체로 9월부터 11월 사이이다. 습도는 비교적 낮고 가뭄이 자주 발생하는 편이다.
연평균 기온은 약 27 °C이다. 겨울철(12월~2월)에는 23 °C에서 29 °C 사이, 여름과 가을철에는 25 °C에서 30 °C 사이의 기온 분포를 보인다. 가장 시원한 시기는 12월에서 2월 사이이다.
앤티가 바부다는 허리케인의 길목에 위치하여 평균적으로 1년에 한 번 정도 허리케인의 영향을 받는다. 특히 2017년 9월 6일 발생한 강력한 허리케인 이르마는 바부다섬 구조물의 95%를 파괴하는 등 막대한 피해를 입혔으며, 당시 약 1,800명의 주민이 앤티가섬으로 대피했다.
4.3. 주요 도시와 마을
q=세인트존스, 앤티가 바부다|position=right
앤티가 바부다의 인구 대부분은 도시 지역보다는 마을에 거주하며, 도시화율은 약 25%로 국제 평균보다 낮은 편이다. 주요 도시와 마을은 다음과 같다.
- 세인트존스 (St. John's): 앤티가섬 북서 해안에 위치한 수도이자 가장 큰 도시로, 인구는 약 22,000명(2011년 기준)이다. 국가의 정치, 경제, 문화 중심지이며 주요 항구와 VC 버드 국제공항과 가깝다.
- 올세인츠 (All Saints): 앤티가섬 중앙에 위치하며, 세인트존스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주요 거주 지역 중 하나이다.
- 피곳츠 (Piggotts): 세인트존스 동쪽에 위치한 마을이다.
- 리버타 (Liberta): 앤티가섬 남부에 위치한 마을로, 노예 해방 이후 자유민들이 정착하여 형성된 역사적 의미가 있는 곳이다.
- 코드링턴 (Codrington): 바부다섬의 유일한 주요 정착지로, 섬의 행정 중심지 역할을 한다. 허리케인 이르마로 인해 큰 피해를 입었다.
이 외에도 앤티가섬에는 팔머스(Falmouth), 잉글리시 하버(English Harbour) 등 역사적으로 중요한 항구 도시들이 있다.
4.4. 환경 문제
앤티가 바부다는 여러 가지 환경 문제에 직면해 있다.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는 만성적인 물 부족이다. 강수량이 적고 큰 강이 없어 담수 자원이 제한적이며, 가뭄에 취약하다. 이로 인해 역삼투압 방식의 담수화 시설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해안 지역에서는 산호초 파괴가 우려되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해수 온도 상승과 산성화, 그리고 관광 활동과 오염으로 인해 산호초 생태계가 위협받고 있다. 산호초는 해안을 보호하고 다양한 해양 생물의 서식지를 제공하므로, 그 파괴는 생태계와 어업, 관광업 모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한, 앤티가 바부다는 자연재해에 매우 취약하다. 허리케인 시즌에는 강력한 폭풍으로 인한 피해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며, 이는 인명과 재산 손실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에도 큰 부담을 준다. 해수면 상승 또한 장기적으로 저지대 해안 지역에 위협이 되고 있다.
과거에는 무분별한 모래 채취와 삼림 벌채도 문제점으로 지적되었으나, 최근에는 환경 보호를 위한 노력이 강화되고 있다. 정부는 재생 가능 에너지 도입, 폐기물 관리 개선, 생물 다양성 보전 등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5. 정치
앤티가 바부다는 입헌군주제 하의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는 단일 국가이며, 다당제 민주주의 국가이다. 1981년 11월 1일 독립과 함께 제정된 현행 헌법에 따라 통치된다.
5.1. 정부 구조


앤티가 바부다의 국가원수는 영국 국왕(현재 찰스 3세)이며, 국왕을 대리하는 총독이 실질적인 국가원수 역할을 수행한다. 현 총독은 로드니 윌리엄스 경(Sir Rodney Williams)이다. 총독은 국왕의 재량에 따라 임명되며, 통상적으로 총리의 임기와 유사한 기간 동안 재임한다.
행정부의 수반은 총리이며, 현재 총리는 개스턴 브라운(Gaston Browne)이다. 총리는 하원 의원 중에서 다수당의 지지를 받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인물을 총독이 임명한다. 총독은 총리의 조언에 따라 의회를 해산할 수 있으며, 하원에서 총리 불신임안이 통과되고 총리가 7일 이내에 사임하거나 의회 해산을 건의하지 않을 경우에도 의회를 해산할 권한을 가진다.
5.2. 입법부
앤티가 바부다의 입법권은 국왕, 상원, 하원으로 구성된 양원제 의회에 있다.
- 상원 (Senate): 총 17명의 의원으로 구성되며, 총독이 임명한다. 이 중 10명은 총리의 추천으로 임명되며(정부 측 상원의원), 1명은 바부다 주민 중에서 총리의 추천으로 추가 임명된다. 4명은 야당 대표의 추천으로 임명되며(야당 측 상원의원), 1명은 바부다 의회의 추천으로, 나머지 1명은 총독의 재량으로 독립적인 상원의원으로 임명된다.
- 하원 (House of Representatives): 현재 17명의 선출직 의원으로 구성되며, 의원들은 보통선거를 통해 5년 임기로 선출된다. 하원의장은 하원의원들 사이에서 선출된다. 법무장관은 현재 선출직 의원이지만, 직권상 의원으로 하원에 임명될 수도 있으며, 상원 회의에도 참석한다.
예산 관련 법안을 제외한 모든 법안은 상원 또는 하원 어디에서든 발의될 수 있으나, 예산 법안은 하원에서만 발의될 수 있다. 의회는 바부다 의회의 동의 없이 바부다 지방 정부법(Barbuda Local Government Act)을 개정할 수 없다.
5.3. 행정부
행정부는 총리가 이끄는 내각으로 구성된다. 총리는 하원 다수당의 대표가 되며, 국왕을 대리하는 총독에 의해 임명된다. 내각 각료들은 총리의 제청으로 총독이 임명하며, 의회에 대해 책임을 진다. 주요 정부 부처로는 외교부, 재무부, 법무부, 보건부, 교육부 등이 있다.
5.4. 사법부
앤티가 바부다의 사법 체계는 치안 법원(Magistrates' Courts), 동카리브 대법원(Eastern Caribbean Supreme Court, ECSC), 그리고 최종 항소 법원인 영국 추밀원 사법위원회(Judicial Committee of the Privy Council)로 구성된다. 동카리브 대법원은 고등 법원(High Court)과 항소 법원(Court of Appeal)을 포함하며, 앤티가 바부다는 이 사법 시스템의 일부이다. 2018년 카리브 사법재판소(Caribbean Court of Justice, CCJ)를 최종 항소 법원으로 하는 안건에 대한 국민투표가 부결된 바 있다. 앤티가 바부다는 3개의 치안 법원 관할 구역으로 나뉜다. 사법부의 독립성은 헌법에 의해 보장된다.
5.5. 주요 정당
1990년대 이후 앤티가 바부다의 주요 정당은 중도 우파 성향(과거 좌파)의 앤티가 바부다 노동당(Antigua and Barbuda Labour Party, ABLP)과 좌파 사회민주주의 성향의 통합진보당(United Progressive Party, UPP)이다. 앤티가 바부다 노동당과 그 전신 정당들은 1946년 총선 이후 국가 정치에서 전통적으로 지배적인 정당이었으며, 1971년부터 1976년까지의 진보노동운동(UPP의 전신) 정부와 2004년부터 2014년까지의 통합진보당 정부 시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집권했다. 바부다섬에서는 전통적으로 바부다 인민 운동(Barbuda People's Movement, BPM)이 지배적인 정당이며, 2021년 바부다 의회 선거 이후 바부다 의회에서 유일한 정치 단체이다.
5.6. 인권
앤티가 바부다의 전반적인 인권 상황은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몇 가지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특히 성소수자(LGBT) 권리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법적 보호가 미흡하다는 비판이 있었다. 그러나 2022년 7월, 동성 간 성행위가 합법화되는 등 일부 진전이 있었다.
양성평등 문제도 중요한 과제 중 하나로, 여성의 정치 및 경제 참여 확대와 가정 폭력 예방을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그 외에도 교도소 환경, 사법 절차의 지연 등이 인권 문제로 거론되기도 한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시민 사회 단체들은 보다 적극적인 조치를 촉구하고 있다. 정부 비판에 대한 언론의 자유는 대체로 보장되는 편이다.
6. 행정 구역

앤티가 바부다는 6개의 교구(parish)와 2개의 속령(dependency)으로 구성된다. 이러한 행정 구역은 주로 지리적 구분을 나타내며, 과거에는 교구 단위의 지방 자치가 존재했으나 현재는 중앙 정부가 직접 통치한다. 단, 바부다섬은 헌법에 의해 상당한 자치권을 가진 바부다 의회(Barbuda Council)를 통해 운영된다.
6.1. 교구와 속령
- 교구 (Parishes) - 앤티가섬에 위치:
- 세인트조지 교구 (Saint George)
- 세인트존 교구 (Saint John) - 수도 세인트존스가 위치하며, 앤티가 바부다 인구의 절반 이상이 거주하는 가장 인구가 많은 교구이다.
- 세인트메리 교구 (Saint Mary)
- 세인트폴 교구 (Saint Paul)
- 세인트피터 교구 (Saint Peter)
- 세인트필립 교구 (Saint Philip)
식민지 시대에는 각 교구가 교구 평의회(parish vestries)에 의해 관리되었으나, 현재는 이러한 형태의 지방 정부는 존재하지 않는다. 2023년 총선 이후 교구 의회 설립에 대한 다양한 제안이 있었으나, 2025년 1월 현재까지 설립된 바는 없다.
- 속령 (Dependencies):
- 바부다섬 (Barbuda): 헌법에 명시된 바부다 의회를 통해 자치적으로 운영된다. 과거 앤티가섬 중심의 통치에 대한 반발과 분리 독립 움직임이 있기도 했다.
- 레돈다섬 (Redonda): 무인도이며, 레돈다 합병법(Redonda Annexation Act)에 따라 세인트존 교구의 일부로 간주되며, 치안 법원 'A' 구역에 속한다.
역사적으로 앤티가섬에는 1940년대에 마을 평의회(village councils) 시스템이 존재했으나(관련 법률은 폐지되지 않음), 현 개스턴 브라운 행정부는 모든 형태의 지방 자치에 반대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세인트존스 또한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에 시의회(city council)가 있었으나, 세인트존스 개발 공사(St. John's Development Corporation)가 그 기능 대부분을 흡수했다.
7. 국방 및 치안
앤티가 바부다는 소규모 국가로서 제한적인 국방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국내 치안 유지는 경찰이 담당한다. 지역 안보 협력 체제에 참여하여 국가 안보를 강화하고 있다.
7.1. 국방군

앤티가 바부다 국방군(Antigua and Barbuda Defence Force, ABDF)은 모병제를 통해 조직되며, 국가 방위, 재난 구호, 국경 순찰, 마약 밀매 방지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국방부 장관은 재무부 장관이 겸임하며, 국방군의 총사령관은 총독이다. 국방군 참모총장이 실질적인 지휘를 담당한다. 국방군은 캠프 블리자드(Camp Blizzard)에 본부를 두고 있다.
국방군은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
- 제1연대 (1st Regiment, 육군): 주로 지상 작전 및 국내 안보 지원 임무를 수행한다. 약 135명의 병력으로 구성된다.
- 해안경비대 (Coast Guard): 영해 순찰, 수색 및 구조, 불법 어업 단속, 마약 밀수 방지 등의 해상 안보 임무를 담당한다. 약 65명의 병력과 소형 경비정을 보유하고 있다.
- 항공단 (Air Wing): 2022년에 창설되었으며, 주로 정찰 및 수송 지원 임무를 수행한다. 병력 규모는 미상이다.
- 근무지원부대 (Service and Support Unit): 국방군의 행정, 군수, 통신 등을 지원한다.
앤티가 바부다는 지역안보시스템(Regional Security System, RSS)의 회원국으로, 동카리브해 지역 국가들과 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예비군은 약 70명 규모이다. 앤티가섬에는 미국 전략사령부의 레이더 시설이 존재한다.
7.2. 경찰
왕립 앤티가 바부다 경찰(Royal Police Force of Antigua and Barbuda, RPFAB)은 국가의 주요 치안 유지 기관이다. 법질서 유지, 범죄 예방 및 수사, 교통 통제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공공안전부 장관이 경찰 업무를 관장한다. 경찰 조직 내에는 특수 임무를 수행하는 특별서비스부대(Special Service Unit, SSU)라는 경찰특공대가 있다. 경찰은 4개의 지역 본부(A, B, C, D Division)와 그 하위의 서비스 지구로 구성되어 운영된다.
앤티가 바부다 국가안보위원회(National Security Council)는 국가 안보 관련 정책을 조율하며, 국가안보보좌관은 국가 안보 문제에 대한 정보 수집을 담당한다.
8. 대외 관계
앤티가 바부다는 "모든 국가와 친구이며, 누구와도 적이 아니다"라는 기조 하에 비동맹주의 외교 정책을 추구한다. 소규모 도서 개발국으로서 국제 사회에서의 발언권을 높이고, 기후 변화 대응 및 지속 가능한 발전과 같은 공동의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8.1. 주요 국제기구 가입 현황

앤티가 바부다는 다양한 국제 및 지역 기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 유엔 (UN): 독립 직후 가입하여 국제 평화와 안보, 개발 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 동카리브 국가 기구 (OECS): 창립 회원국으로, 동카리브해 지역 국가들과의 경제 통합, 공동 외교 정책, 사법 협력 등을 추진하고 있다.
- 카리브 공동체 (CARICOM): 회원국으로서 카리브 지역의 경제 통합, 인적 교류, 공동 시장 형성 등에 참여하고 있다.
- 세계무역기구 (WTO): 회원국으로서 국제 무역 규범을 준수하고 다자간 무역 체제에 참여한다.
- 영국 연방 (Commonwealth of Nations): 독립 이후에도 영국 연방의 일원으로 남아 있으며, 영국 및 다른 연방 국가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 미주 기구 (OAS): 미주 지역의 평화와 민주주의 증진을 위한 활동에 참여한다.
- 군소 도서 국가 연합 (AOSIS): 기후 변화와 해수면 상승에 특히 취약한 군소 도서 국가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국제 사회의 지원을 촉구하는 데 적극적이다.
- 미주를 위한 볼리바르 동맹 (ALBA): 일부 중남미 국가들이 주도하는 정치, 경제 협력체에 가입하여 역내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
유엔은 앤티가 바부다의 "유엔 중심의 다자주의" 노력을 높이 평가한 바 있다.
8.2. 주요 국가와의 관계
앤티가 바부다는 지리적, 역사적, 경제적 요인에 따라 여러 국가와 다양한 관계를 맺고 있다.
- 미국: 전통적으로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관광, 투자, 안보 등 여러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미국은 앤티가 바부다의 주요 관광객 공급원이자 무역 상대국이다.
- 영국: 과거 식민 모국으로서 역사적 유대감이 깊으며, 영국 연방의 틀 안에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 캐나다: 관광, 금융, 개발 협력 등에서 중요한 파트너 국가이다.
- 중화인민공화국: 1983년 수교 이후 경제 협력을 중심으로 관계가 발전해 왔으며, 중국은 항만 건설 등 인프라 투자에 참여하고 있다. 앤티가 바부다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한다.
- 쿠바: 의료 지원 및 교육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 카리브해 주변국: 동카리브 국가 기구(OECS) 및 카리브 공동체(CARICOM) 회원국으로서 역내 국가들과 긴밀한 정치, 경제, 사회적 유대 관계를 맺고 있다. 특히, 1997년 수프리에르힐스 화산 폭발 당시 약 3,000명의 몬트세랫 난민을 수용한 바 있으며, 몬트세랫의 유일한 항공 및 교통 연결 통로 역할을 하는 등 몬트세랫과 매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 대한민국: 1981년 독립과 동시에 수교하였으며, 이후 경제 기술 협력, 무상 원조, 문화 교류 등을 통해 우호 관계를 발전시켜 왔다. 대한민국은 앤티가 바부다 국민에 대해 사증 면제 협정을 체결하고 있다. 현재 주 도미니카 공화국 대한민국 대사관이 앤티가 바부다 관련 업무를 겸임하고 있다.
-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1990년 11월 27일에 수교하였다.
앤티가 바부다는 1983년 미국의 그레나다 침공에 지역안보시스템(RSS)의 일원으로 참여한 바 있다.
9. 경제

앤티가 바부다는 고소득 국가로 분류되며, 경제는 주로 관광업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금융 서비스와 투자 유치 프로그램 또한 중요한 수입원이다. 과거 설탕 산업이 중심이었으나 현재는 그 비중이 미미하다.
9.1. 관광 산업

관광업은 앤티가 바부다 경제의 가장 핵심적인 부문으로, 국내총생산(GDP)의 절반 이상(일부 추산으로는 최대 80%)을 차지하며 고용의 주요 원천이다. 이 나라는 "365개의 해변"을 자랑하며, 아름다운 백사장, 깨끗한 바닷물, 다양한 해양 스포츠 환경을 갖추고 있어 전 세계, 특히 미국, 유럽, 캐나다의 부유층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는 고급 휴양지로 알려져 있다. 주요 관광 자원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해변 및 리조트: 앤티가섬과 바부다섬 모두 최고급 리조트와 다양한 숙박 시설을 갖추고 있다. 바부다섬에는 과거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즐겨 찾았다는 '프린세스 다이애나 비치'(Princess Diana Beach)가 유명하다.
- 역사 유적지: 넬슨스 도크야드(Nelson's Dockyard)는 18세기 영국 해군 기지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인기 있는 관광 명소이다.
- 요트 및 항해: 잉글리시 하버(English Harbour)와 팔머스 하버(Falmouth Harbour)는 세계적인 요트 중심지로, 매년 앤티가 세일링 위크(Antigua Sailing Week)와 같은 국제 요트 대회가 열린다.
- 자연 및 생태 관광: 바부다섬의 프랜지파니새 보호구역(Frigate Bird Sanctuary) 등이 있다.
정부는 관광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관광객 유치 다변화 및 인프라 개선에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2000년대 초반 이후 관광객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경제 성장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으며, 허리케인과 같은 자연재해와 국제 경제 상황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다는 취약점이 있다.
9.2. 금융 서비스 및 투자 시민권 프로그램
역외 금융 서비스는 앤티가 바부다 경제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로열 뱅크 오브 캐나다(RBC), 스코샤은행 등 주요 국제 금융기관들이 지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KPMG 등 회계법인들도 진출해 있다. 정부는 조세 부담이 낮은 환경을 통해 외국 자본을 유치하려 하고 있으며, 2019년에는 개인 소득세율 0%를 도입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조세 피난처로 분류되기도 하며, 자본 소득에 대한 비과세, 낮은 자산세율 등이 특징이다.
2009년에는 앤티가에 본사를 둔 스탠퍼드 국제은행(Stanford International Bank)이 약 80.00 억 USD 규모의 금융 사기 사건에 연루되어 국제적인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투자를 통한 시민권 프로그램(Citizenship by Investment Program, CIP)은 2013년 말부터 시행되어 국가 재정 수입에 기여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일정 금액 이상의 부동산 투자 또는 국가 개발 기금 기부를 통해 외국인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는 제도로, 투자자는 부동산에 40.00 만 USD를 투자하거나 자선 단체에 20.00 만 USD를 기부하는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2019년 기준, 4인 가족의 경우 10.00 만 USD, 5인 이상 가족의 경우 12.50 만 USD 기부 조건으로 완화되기도 했다.) 앤티가 바부다 시민권을 취득하면 영국, 솅겐 지역 국가, 대한민국, 홍콩, 싱가포르 등 다수의 국가에 무비자 입국이 가능하다. 이 프로그램은 시민권 투자 유닛(Citizenship by Investment Unit, CIU)에서 관리한다.
9.3. 농업 및 제조업
앤티가 바부다의 농업은 주로 국내 시장 수요 충족을 목표로 하지만, 제한적인 담수 공급과 관광 및 건설업의 높은 임금으로 인한 노동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요 농산물로는 목화, 과일(특히 앤티가 블랙 파인애플), 채소 등이 있으며, 사탕수수는 과거 주요 작물이었으나 현재는 그 비중이 매우 작다. 양과 염소를 중심으로 한 목축업도 이루어진다.
제조업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2%로 낮은 편이며, 주로 수출용 조립품 생산(침구류, 수공예품, 전자 부품 등)과 식품 가공업이 주를 이룬다. 광물 자원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IT 기업인 슬라이소프트(SlySoft)의 본사가 위치해 있기도 하다.
무역은 만성적인 적자 상태로, 주로 자동차, 석유 제품, 기계류, 식료품 등을 수입하며, 전기 및 화석 연료도 수입에 의존하여 생활비가 높은 편이다. 주요 무역 상대국은 미국, 영국, 일본, 세인트키츠 네비스 등이다.
2016년 기준, 앤티가 바부다의 1인당 생태용량은 0.8 지구헥타르(gha)로 세계 평균인 1.6gha보다 훨씬 낮았으며, 1인당 생태발자국은 4.3gha로, 국내 생태용량을 초과하여 사용하는 생태적자 상태이다.
10. 교통
앤티가 바부다의 교통 체계는 도로, 항공, 해상 교통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섬나라의 특성상 항공 및 해상 교통이 국제 연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10.1. 도로 교통
앤티가섬의 주요 도로망은 대부분 포장되어 있으며, 마을과 주요 지역을 연결한다. 도로는 구불구불하고 경사가 있는 구간이 많다. 차량은 좌측통행을 하며, 제한 속도는 일반적으로 시속 64 km/h (40 mph) (약 64 km/h)이다. 주요 도로에는 교통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고, GPS 좌표가 전국적으로 제공되어 길 찾기가 용이한 편이다.
대중교통으로는 버스와 택시가 운행된다. 버스는 주로 미니밴 형태로 운영되며, 노란색 번호판에 'BUS'라고 표시되어 있다. 버스는 매일 오전 5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운행하며, 수도 세인트존스와 여러 마을을 연결한다. 세인트존스에는 두 개의 주요 버스 터미널(독립로 식물원 근처의 동부 버스 터미널, 중앙 시장 근처 마켓 스트리트의 버스 터미널)이 있다. 버스는 공항이나 북부 관광 지역으로는 운행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출발 시간은 운전기사 재량에 따르는 경우가 많으나 대체로 정해진 일정을 따른다.
택시 역시 노란색 번호판에 'TX'라고 표시되어 있으며, 정부가 요금을 규제하여 미터기 대신 고정 요금제를 사용한다. 택시 기사들은 차량 내에 요금표를 비치해야 하며, 관광 가이드 역할을 겸하기도 한다. 공항이나 대형 호텔에서 쉽게 이용할 수 있다.
10.2. 항공 교통
VC 버드 국제공항(V.C. Bird International Airport, ANU)은 앤티가섬 북동부, 세인트존스 인근에 위치한 앤티가 바부다의 유일한 국제공항이다. 모든 국제선 및 국내선(바부다행) 항공편이 이 공항을 이용한다. 북미, 유럽, 카리브해 다른 섬들과의 항공 노선을 운항하며, 관광 산업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1981년에 신축된 터미널 건물을 갖추고 있으며, 카리브해 지역 공항 중에서는 비교적 시설이 양호한 편이다. 바부다섬에는 소형 항공기를 위한 바부다 코드링턴 공항(Barbuda Codrington Airport, BBQ)이 있다.
해상 교통은 주로 화물 운송과 페리 서비스, 그리고 크루즈선 운항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세인트존스에는 심해 항구가 있어 크루즈선과 화물선이 기항한다. 앤티가섬과 바부다섬 사이에는 정기 페리가 운항되어 승객과 물자를 수송한다.
11. 인구

앤티가 바부다의 인구, 민족 구성, 언어, 종교, 교육 및 보건 시스템은 역사적, 사회적 배경을 반영하며 다양한 특징을 보인다.
11.1. 민족 구성
2020년 추산 앤티가 바부다의 인구는 약 97,895명이다. 인구의 대다수(약 91%)는 과거 설탕 농장에서 일했던 서아프리카 출신 노예의 후손인 아프리카계 앤티가 바부다인이다. 그 외 민족 구성은 혼혈(4.4%), 영국계 등 유럽계 백인(1.7%), 기타(2.9%) 순이다. 기타 민족에는 주로 인도계 주민들과 소수의 기독교를 믿는 레반트 아랍인, 동아시아인, 세파르딤 유대인 등이 포함된다.
상당수의 앤티가 바부다 국민이 영국, 미국, 캐나다 등 해외에 거주하고 있다. 반면, 국내 거주자 중 소수는 도미니카 연방, 가이아나, 자메이카 등 다른 카리브해 국가 출신 이민자들이며, 최근에는 도미니카 공화국,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 나이지리아 출신 이민자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약 4,500명의 미국 시민도 앤티가 바부다에 거주하는 것으로 추산되며, 이는 영어권 동카리브해 지역에서 가장 큰 미국인 커뮤니티 중 하나이다. 전체 인구의 약 68.47%가 앤티가 바부다에서 출생했다.
11.2. 언어
공용어는 영어이며, 정부, 교육, 비즈니스 등 공식적인 분야에서 사용된다. 그러나 일상생활에서는 앤티가 바부다 크리올(Antiguan Creole 또는 Antiguan Patois)이라는 영어 기반 크리올이 널리 사용된다. 앤티가 크리올은 영국 영어와 서아프리카 언어의 영향을 받아 형성되었으며, 앤티가섬과 바부다섬의 크리올 간에는 약간의 발음 및 어휘 차이가 있다. 과거에는 표준 영어가 우월한 언어로 간주되어 크리올 사용이 권장되지 않았으나, 현재는 문화적 정체성의 중요한 부분으로 인식되고 있다. 일부 주민, 특히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 이민자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약 10,000명이 스페인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11.3. 종교


앤티가 바부다 국민의 대다수(2011년 기준 약 77%)는 기독교 신자이다. 가장 큰 단일 교파는 성공회(전체 인구의 17.6%)이다. 그 외 주요 기독교 교파로는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12.4%), 오순절교회(12.2%), 모라비아 교회(8.3%), 로마 가톨릭교회(8.2%), 감리교회(5.6%), 웨슬리언 성결교회(4.5%), 하나님의 교회(4.1%), 침례교회(3.6%) 등이 있다. 예수 그리스도 후기 성도 교회(몰몬교) 신자는 1% 미만이며, 여호와의 증인도 활동하고 있다.
기독교 외 종교로는 라스타파리 운동, 이슬람교, 유대교, 바하이 신앙 등이 소수 존재한다. 약 5.9%는 특정 종교가 없다고 응답했으며, 5.5%는 종교를 밝히지 않았다.
11.4. 교육
앤티가 바부다의 교육 제도는 영국식 모델을 기반으로 하며, 5세부터 16세까지 의무 교육을 실시한다. 학비는 공립학교의 경우 무료이다. 대부분의 학생이 중등 교육까지 이수하며, 성인 문해율은 약 99%로 매우 높은 편이다.
주요 교육 기관으로는 서인도 제도 대학교(University of the West Indies, UWI)의 분교와 국립 전문대학인 앤티가 주립 대학(Antigua State College)이 있어 직업 교육 및 준학사 과정을 제공한다. 더 높은 수준의 학사 및 대학원 교육을 위해서는 해외 유학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일부 사립학교는 종교 재단에 의해 운영되기도 한다.
11.5. 보건
앤티가 바부다는 비교적 양호한 보건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기본적인 의료 서비스는 무료 또는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된다. 주요 의료 시설로는 앤티가섬에 위치한 마운트 세인트 존스 의료 센터(Mount St. John's Medical Centre)가 있으며, 이곳은 일반적인 질병 치료와 수술이 가능한 국립 병원이다. 그러나 1995년 허리케인 루이스로 인해 기존 병원이 큰 피해를 입은 후 재건되었다. 보다 전문적이거나 복잡한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푸에르토리코나 미국 등 해외로 이송되기도 한다. 대부분의 국민이 건강 보험에 가입되어 있으며, 정부는 공공 보건 프로그램과 복지 혜택을 제공한다.
주요 건강 문제로는 고혈압, 당뇨병과 같은 만성 질환이 증가하는 추세이며, 이는 식생활 변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17년 세계보건기구(WHO) 조사 결과, 앤티가 바부다는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이 0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국가 중 하나로 보고된 바 있다.
12. 문화

앤티가 바부다의 문화는 아프리카, 유럽(주로 영국), 그리고 카리브해 고유의 요소들이 혼합되어 독특한 특성을 이룬다. 음악, 음식, 예술, 축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러한 문화적 융합을 엿볼 수 있다.
12.1. 음악
앤티가 바부다의 음악은 아프리카적 특성이 강하며, 유럽 음악의 영향은 상대적으로 적다. 가장 오래된 음악 기록은 1493년 콜럼버스의 발견 당시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초기 음악에 대한 연구는 많지 않다. 1780년대 아프리카 노동자들이 양철과 조개껍질로 장식된 북인 '툼바'(toombah, 후일 tum tum)와 '밴자'(banjar, 후일 bangoe, 유럽의 밴조와 관련 가능)에 맞춰 야외에서 춤을 추었다는 기록이 있다.
노예제 폐지 이후 앤티가 고유의 음악 장르인 벤나(Benna)가 등장했다. 벤나는 주고받는 형식(call-and-response)을 특징으로 하며, 주로 외설적인 가십이나 소문을 다루어 청중의 흥미를 끌었다. 20세기 초에는 섬 전체에 정보를 퍼뜨리는 대중적인 소통 수단으로 널리 활용되었다.
현재 벤나는 칼립소(Calypso)와 남아시아 리듬을 포함하는 소카(Soca)에 의해 그 인기가 많이 퇴색되었다. 세계적인 기타리스트 에릭 클랩튼은 1998년 앤티가에 약물 중독 재활 시설인 크로스로드 센터(Crossroads Centre)를 설립하기도 했다.
12.2. 음식
앤티가 바부다의 요리는 주로 유럽(영국, 포르투갈) 요리에 현지 식재료를 활용한 형태이다. 국민 음식으로는 푼지(Fungee)와 페퍼팟(Pepperpot)이 있다. 푼지는 옥수수 가루로 만든 폴렌타와 유사한 음식이며, 페퍼팟은 시금치와 오크라를 주재료로 하고 때로는 소고기나 닭고기를 넣어 끓인 스튜이다.
기타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염장 대구 요리인 솔트피시(saltfish), 바부다산 바닷가재(lobster), 고구마와 코코넛으로 만든 달콤한 덤플링인 두카나(ducana), 그리고 팔라우나 아로스 콘 포요와 유사한 양념밥(seasoned rice) 등이 있다.
후식으로는 땅콩 브리틀, 코코넛과 설탕으로 만든 슈가 케이크(sugar cake), 퍼지, 그리고 현지 라즈베리와 타마린드로 만든 스튜(소스) 등이 있다. 앤티가 블랙 파인애플은 매우 달고 과즙이 풍부하여 높이 평가받으며, 현지 요리와 디저트에 널리 사용된다. 세계에서 가장 단 파인애플 품종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앤티가 바부다의 아침 식사에서 중요한 부분은 앤티가 선데이 브레드(Antigua Sunday bread)이다. 이 빵은 버터 대신 라드로 만들며, 빵 껍질에 장식적인 꼬임 무늬가 있는 경우가 많다. 앤티가 건포도빵(Antiguan raisin buns), 흔히 "번 앤 치즈"(bun and cheese)라고 불리는 이 빵은 달콤하며 특히 부활절에 인기가 많고, 때로는 육두구와 같은 향신료를 넣어 만들기도 한다.
12.3. 예술 및 공예

앤티가 바부다의 예술은 아라와크족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들의 예술 작품에는 암각화와 암면 조각이 포함되며, 이러한 기하학적 문양, 동물, 식물 형상은 의례적 또는 종교적 목적으로 사용된 것으로 여겨진다. 유럽 정착민들은 회화, 조각, 도자기와 같은 예술 전통을 가져왔으며, 현지 예술가들은 유럽 예술 형식을 활용하여 자신들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앤티가 바부다 예술을 창조했다. 이러한 예술 작품들은 주로 사회 문제, 자연, 카리브해 정체성 등을 주제로 다루었다.
전통 공예품으로는 스크림쇼(scrimshaw, 고래 이빨이나 뼈에 새긴 그림), 도자기, 조각품, 민속 인형, 사진 등이 있다.
12.4. 축제 및 공휴일
앤티가 바부다의 가장 중요하고 규모가 큰 축제는 매년 7월 말부터 8월 첫째 주 화요일(카니발 화요일)까지 열리는 앤티가 카니발(Antigua Carnival)이다. 이 축제는 노예 해방을 기념하기 위해 시작되었으며, 유럽의 사순절 전 카니발을 모델로 한다. 13일 이상 지속되는 축제 기간 동안 화려한 색상의 의상 퍼레이드, 장기 자랑 대회, 미인 대회, 다양한 음악 공연 등이 펼쳐진다. 카니발 월요일과 화요일은 공휴일로 지정된다. 앤티가 카니발은 1957년 관광객 유치를 위해 기존의 '올드 타임 크리스마스 페스티벌'(Old Time Christmas Festival)을 대체하여 시작되었다.
매년 열리는 또 다른 주요 행사로는 앤티가 세일링 위크(Antigua Sailing Week)가 있다. 1967년 시작된 이 행사는 잉글리시 하버 해역에서 일주일 동안 열리는 요트 경주 대회로, 세계 최고의 요트 대회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바부다섬의 주요 축제는 카리바나(Caribana)이다. 매년 성령 강림 주일 다음 월요일(Whit Monday) 주말에 열리며, 다양한 미인 대회, 칼립소 경연 대회, 주말 해변 파티 등이 특징이다.
앤티가 바부다에는 총 11개의 공휴일이 있으며, 내각의 조언에 따라 총독이 추가로 공휴일을 선포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크리스마스 약 3주 전에는 캐럴 가수들이 캐럴 트리와 등불을 들고 여러 마을을 돌아다녔으며, "존 불스"(John Bulls)라는 아프리카 주술사 가면을 쓴 인형들이 크리스마스 축제를 주도하기도 했다. 빨간색과 초록색 광대 복장을 한 재즈 밴드도 흔한 풍경이었다.
날짜 | 한국어 명칭 | 영어 명칭 | 비고 |
---|---|---|---|
1월 1일 | 새해 첫날 | New Year's Day | |
이동 축일 | 성금요일 | Good Friday | |
이동 축일 | 부활절 월요일 | Easter Monday | |
5월 첫째 월요일 | 노동절 | Labour Day | |
이동 축일 (부활절 후 7번째 월요일) | 성령 강림절 월요일 | Whit Monday | |
7월 첫째 월요일 | 카리콤의 날 | CARICOM Day | 2014년 제정 |
8월 첫째 월요일 | 카니발 월요일 | Carnival Monday | 앤티가 카니발 |
8월 첫째 화요일 | 카니발 화요일 | Carnival Tuesday | 앤티가 카니발 |
11월 1일 | 독립기념일 | Independence Day | |
12월 9일 | 국가 영웅의 날 | National Heroes' Day | 베어 버드를 비롯한 국가 영웅들을 기념 |
12월 25일 | 크리스마스 | Christmas Day | |
12월 26일 | 박싱 데이 | Boxing Day |
13. 스포츠
앤티가 바부다에서는 다양한 스포츠가 즐겨지며, 특히 크리켓은 국민 스포츠로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축구 또한 인기 있는 스포츠로 자리 잡고 있으며, 국가대표팀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13.1. 크리켓

크리켓은 앤티가 바부다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이다. 앤티가 바부다 출신 선수들은 국내에서는 리워드 제도 크리켓팀 소속으로, 국제 대회에서는 여러 카리브해 국가 출신 선수들로 구성된 서인도 제도 크리켓 대표팀(West Indies cricket team)의 일원으로 활약한다. 서인도 제도 대표팀은 과거 크리켓 월드컵에서 두 차례 우승한 경험이 있다.
앤티가 바부다는 세계적인 크리켓 선수들을 배출했으며, 그중 가장 유명한 인물은 비브 리처즈 경(Sir Isaac Vivian Alexander Richards)이다. 그는 1974년부터 1991년까지 서인도 제도 대표팀의 핵심 타자로 활약하며 팀을 이끌었고, 크리켓 역사상 가장 위대한 타자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그 외에도 앤디 로버츠, 리치 리처드슨, 커틀리 앰브로스 등 유명 선수들이 앤티가 바부다 출신이다.
국내에서는 각 마을과 교구를 대표하는 팀들이 참여하는 패리시 리그(Parish League)가 운영된다. 앤티가 바부다 국립 크리켓팀은 1998년 코먼웰스 게임에 출전한 바 있다. 앤티가 레크리에이션 그라운드와 서 비비안 리처즈 스타디움은 주요 크리켓 경기장이다.
13.2. 축구
축구는 크리켓 다음으로 인기 있는 스포츠이다. 앤티가 바부다 축구 국가대표팀은 1928년에 창설되었으며, 북중미카리브 축구 연맹(CONCACAF) 소속으로 국제 대회에 참가한다. 홈 경기장은 주로 서 비비안 리처즈 스타디움을 사용한다. 대표팀은 아직 FIFA 월드컵이나 CONCACAF 골드컵 본선에 진출한 경험은 없다.
국내 리그로는 1968년에 시작된 앤티가 바부다 프리미어 디비전(Antigua and Barbuda Premier Division)이 최상위 리그로 운영되고 있다.
그 외에도 농구, 육상, 요트 등 다양한 스포츠가 즐겨지며, 올림픽을 비롯한 국제 스포츠 대회에도 꾸준히 선수단을 파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