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가이아나는 남아메리카 대륙 북동부 해안에 위치한 공화국으로, 역사적으로 영국령 기아나로 알려졌으며 영국 연방의 일원이다. 수도는 조지타운이며, 공용어는 영어이다. 북쪽으로 대서양, 동쪽으로 수리남, 남쪽과 남서쪽으로 브라질, 서쪽으로 베네수엘라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 면적은 21.50 만 km2로 남아메리카 본토에서 우루과이와 수리남에 이어 세 번째로 작은 주권 국가이며, 수리남 다음으로 인구가 적은 국가이다. 또한 세계에서 인구 밀도가 가장 낮은 국가 중 하나이다. 다양한 자연 서식지와 매우 높은 생물 다양성을 보유하고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큰 열대 우림인 아마존 우림의 일부를 포함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네덜란드와 영국의 식민 통치를 거쳐 1966년 독립하였으며, 1970년 공화국이 되었다. 정치적으로는 대통령 중심 공화제이며,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 간의 삼권분립을 기반으로 다당제 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주요 경제 활동은 전통적으로 농업(쌀, 사탕수수)과 광업(보크사이트, 금)이었으나, 2015년 대규모 유전이 발견된 이후 석유 산업이 급성장하여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경제가 성장하는 국가 중 하나로 부상했다. 그러나 빈곤 문제와 석유 자원 관리의 구조적 위험성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안고 있다.
2. 어원
'가이아나'라는 국명은 남아메리카 북동부 해안 지역을 통칭하는 '기아나(Guiana)'에서 유래했다. '기아나'는 원래 이 지역에 거주하던 원주민 아메리카 인디언 언어에서 비롯된 말로, "많은 물의 땅" 또는 "풍부한 물의 땅"을 의미한다. 이는 가이아나를 포함한 기아나 지역에 수많은 강과 하천, 폭포가 분포하는 지리적 특징을 반영한다. 가이아나의 공식 국명은 '가이아나 협동 공화국(Co-operative Republic of Guyana코오퍼러티브 리퍼블릭 오브 가이아나영어)'이다. 이 명칭은 1970년 2월 23일, 포브스 버넘 총리가 가이아나를 공화국으로 선포하면서 채택되었다. 국명에 포함된 '협동(Co-operative)'이라는 단어는 당시 버넘 정부가 추진했던 협동조합 기반의 사회주의 경제 정책, 즉 '협동 사회주의(Co-operative Socialism)' 이념을 반영한 것이다. 이 정책은 국가 경제의 주요 부문을 국유화하고 협동조합을 경제 발전의 핵심 주체로 육성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비록 이후 정책 변화가 있었지만, '협동 공화국'이라는 공식 국명은 가이아나의 역사적 한 단면을 보여주는 상징으로 남아 있다.
3. 역사
가이아나의 역사는 유럽인 이전 시대 원주민들의 정착에서 시작하여 유럽 세력의 식민 통치, 그리고 독립과 현대 국가로의 발전에 이르는 과정을 거쳤다. 각 시대별 주요 사건과 변화는 다음과 같다.
3.1. 유럽인 이전 시대
유럽인이 도래하기 이전, 현재의 가이아나 지역에는 수천 년 전부터 다양한 원주민 부족들이 거주하고 있었다. 이들 중 주요 부족으로는 아라와크족(Arawak, 또는 로코노족 Lokono), 카리브족(Carib, 또는 칼리나족 Kalina), 와라오족(Warao), 와이와이족(Wai-Wai), 마쿠시족(Macushi), 파타모나족(Patamona), 와피샤나족(Wapishana), 페몬족(Pemon), 아카와이오족(Akawaio) 등이 있었다. 역사적으로는 로코노족과 칼리나족이 이 지역을 지배했다.
이들 원주민은 주로 수렵, 어로, 그리고 이동식 농경을 통해 생활을 영위했다. 주요 작물로는 카사바(마니옥)가 있었으며, 이를 이용해 빵과 음료를 만들었다. 사회 구조는 부족 단위로 이루어져 있었으며, 각 부족은 고유의 언어와 문화를 가지고 있었다. 아라와크족은 주로 해안가에 거주하며 농경과 어업에 종사했고, 카리브족은 내륙 지역에서 강력한 전사 부족으로 알려져 있었다. 이들 부족 간에는 영역 다툼이나 자원 확보를 위한 충돌이 있기도 했지만, 교역을 통한 물품 교환도 이루어졌다. 역사학자들은 아라와크족과 카리브족이 남아메리카 내륙에서 북쪽으로 이주하여 현재의 기아나 지역을 거쳐 카리브해의 섬들로 퍼져나갔다고 추정한다.
3.2. 식민지 시대
가이아나 지역은 1498년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세 번째 항해 중 처음으로 목격했지만, 유럽인에 의한 본격적인 식민지 건설은 17세기 초 네덜란드인들에 의해 시작되었다. 이후 영국이 통치권을 장악하면서 플랜테이션 경제가 발전했고, 이 과정에서 아프리카 노예와 인도인 계약 노동자들이 대거 유입되는 등 사회 구조에 큰 변화를 겪었다.
3.2.1. 네덜란드 식민 통치
16세기 말 월터 롤리 경의 탐험 이후 엘도라도 전설과 함께 기아나 지역에 대한 유럽인들의 관심이 높아졌으나, 실질적인 식민지 건설은 17세기 초 네덜란드인들이 주도했다. 1581년 포메룬(Pomeroon)에 초기 정착지가 세워졌고, 1616년 네덜란드 서인도 회사의 지원 하에 에세퀴보강 유역에 에세퀴보(Essequibo) 식민지가 건설되었다. 이어 1627년에는 버비스(Berbice) 식민지가, 1752년경에는 데메라라(Demerara) 식민지가 설립되었다. 이들 식민지는 주로 강 유역을 따라 발전했으며, 초기에는 원주민과의 교역(특히 아나토 염료)이 주된 경제 활동이었으나 점차 담배, 목화, 사탕수수 등 플랜테이션 농업으로 전환되었다. 네덜란드 서인도 회사는 이 지역의 식민 경영과 무역을 독점하며 경제적 기반을 다졌다. 네덜란드인들은 해안 저지대의 배수 시설을 정비하고 간척 사업을 벌여 농경지를 확장했으며, 아프리카에서 강제로 끌고 온 노예들을 노동력으로 활용했다. 18세기 중반에는 데메라라 지역이 설탕 생산의 중심지로 급부상했다. 그러나 나폴레옹 전쟁 기간 동안 네덜란드가 프랑스에 점령당하면서(1795년 바타비아 공화국 수립), 이 지역의 식민지들은 영국의 영향력 하에 놓이게 되었다.
3.2.2. 영국 식민 통치와 영국령 기아나

나폴레옹 전쟁 중이던 1796년, 영국은 네덜란드령 기아나의 주요 식민지였던 에세퀴보, 데메라라, 버비스를 점령했다. 전쟁이 끝난 후 1814년 영국-네덜란드 조약(Anglo-Dutch Treaty of 1814)에 따라 이 지역은 공식적으로 영국에 할양되었다. 1831년, 영국은 이 세 식민지를 통합하여 단일 행정 단위인 '영국령 기아나'를 설립했다.
영국 통치 하에서 플랜테이션 경제는 더욱 확대되었으며, 사탕수수가 주요 수출품으로 자리 잡았다. 1834년 대영 제국 전역에서 노예제가 폐지되자, 플랜테이션 농장주들은 심각한 노동력 부족 문제에 직면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영국 정부는 계약 노동자 제도를 도입했다. 초기에는 포르투갈인(주로 마데이라 섬), 중국인, 아일랜드인 등지에서 노동자들이 유입되었으나, 1838년부터는 영국령 인도에서 대규모의 인도계 계약 노동자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장기간 노동에 종사했으며, 계약 기간이 끝난 후에도 상당수가 가이아나에 정착했다. 이로 인해 가이아나의 인종 구성은 매우 다양해졌으며, 특히 인도계 인구가 크게 증가하여 아프리카계와 함께 주요 민족 집단을 형성하게 되었다. 이러한 다양한 이민자들의 유입은 가이아나 사회의 다문화적 특성을 형성하는 동시에, 인종 간의 사회경제적 긴장 관계를 야기하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19세기 말, 영국령 기아나는 서쪽 에세퀴보강 유역을 둘러싸고 베네수엘라와 영토 분쟁을 겪었으나, 1899년 파리 중재 재판을 통해 현재의 국경선 대부분이 확정되었다.
3.3. 독립
20세기 초부터 영국령 기아나에서는 자치와 독립을 향한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제1차 세계 대전 이후 노동 운동이 활발해졌고, 1920년대에는 휴버트 크리츨로우(Hubert Critchlow)와 같은 인물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하며 노동자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 투쟁했다.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독립 요구는 더욱 거세졌다.
1950년, 인도계 치과의사 체디 제이건(Cheddi Jagan)이 이끄는 인민진보당(People's Progressive Party, PPP)이 창당되었다. PPP는 초기에는 인도계와 아프리카계를 아우르는 범민족적 정당이었으며, 급진적인 사회 개혁과 독립을 주장했다. 1953년 보통선거권이 도입된 첫 선거에서 PPP가 압승을 거두고 제이건이 총리가 되었으나, 그의 사회주의적 성향에 위협을 느낀 영국 정부는 공산주의 확산을 우려하여 헌법을 정지시키고 군대를 파견하여 제이건 정부를 해산시켰다.
이후 PPP 내부에서는 아프리카계 변호사 포브스 버넘(Forbes Burnham)이 제이건의 노선에 반발하며 1955년 자신을 따르는 세력과 함께 탈당하여 인민국민회의(People's National Congress, PNC)를 창당했다. 이로써 가이아나 정치는 인도계를 기반으로 하는 PPP와 아프리카계를 기반으로 하는 PNC 간의 인종적 대립 구도로 재편되었다. 이러한 인종 갈등은 독립 과정에서 주요 장애물로 작용했으며, 1960년대 초에는 여러 차례 폭력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영국과 미국은 제이건의 PPP보다는 버넘의 PNC를 선호했으며, 선거 제도 변경 등을 통해 PNC의 집권을 도왔다. 1964년 선거에서 PNC는 소수 정당과 연립하여 정부를 구성했고, 포브스 버넘이 총리가 되었다. 마침내 1966년 5월 26일, 가이아나는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달성하고 영국 연방의 일원이 되었다.
3.4. 독립 이후
1966년 독립 이후 가이아나는 공화국으로의 전환, 사회주의 정책 실험, 인종 갈등, 경제적 부침 등 복잡한 현대사를 겪었다. 포브스 버넘과 체디 제이건이라는 두 거물 정치인이 이 시기 가이아나 정치를 주도했으며, 1978년에는 존스타운 집단자살 사건이라는 비극도 발생했다. 1990년대 이후 민주화 과정을 거치며 최근에는 유전 발견으로 인한 경제적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3.4.1. 포브스 버넘 정부와 협동 사회주의

1966년 독립과 함께 초대 총리가 된 포브스 버넘은 1970년 2월 23일 가이아나를 공화국으로 선포하고 '가이아나 협동 공화국'으로 국명을 변경했다. 그는 '협동 사회주의(Co-operative Socialism)'라는 독자적인 이념을 내세우며 국가 발전을 추진했다. 이 정책의 핵심은 국가 경제의 주요 부문(설탕, 보크사이트 산업 등)을 국유화하고, 협동조합을 경제 활동의 중심 단위로 육성하는 것이었다. 버넘 정부는 이를 통해 외국의 경제적 지배에서 벗어나고 국민들에게 경제적 자립을 제공하고자 했다.
그러나 버넘의 통치는 점차 권위주의적 성격을 띠게 되었다. 선거 부정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었고, 반대파에 대한 탄압도 이루어졌다. 경제적으로도 국유화된 산업의 비효율성과 국제 시장 가격 하락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으며, 국민들의 생활 수준은 개선되지 못했다. 버넘은 비동맹 운동에 적극 참여하며 제3세계 지도자로서의 입지를 다지려 했으나, 국내적으로는 인종 갈등과 정치적 불안이 지속되었다. 1980년에는 대통령 중심제를 도입한 신헌법을 제정하고 초대 대통령이 되었으나, 1985년 사망할 때까지 집권했다. 그의 협동 사회주의 실험은 국가 경제에 큰 부담을 남겼고, 이후 가이아나는 심각한 경제난에 직면하게 되었다.
3.4.2. 존스타운 사건
1978년 11월 18일, 가이아나 북서부 외딴 정글 지역인 존스타운(Jonestown)에서 미국인 사이비 종교 집단 '인민사원'(Peoples Temple)의 신도 900여 명이 교주 짐 존스(Jim Jones)의 강요와 선동으로 집단 자살 및 타살되는 참혹한 사건이 발생했다. 인민사원은 원래 미국 인디애나주에서 시작되어 캘리포니아주로 이전한 후, 인종차별 반대와 사회 평등을 내세우며 신도들을 모았으나 점차 폐쇄적이고 광신적인 집단으로 변모했다. 짐 존스는 신도들에 대한 학대와 비리 의혹이 제기되자, 1970년대 중반 신도들을 이끌고 가이아나로 이주하여 '존스타운'이라는 공동체를 건설했다.
사건의 발단은 미국 하원의원 리오 라이언(Leo Ryan)이 신도들의 인권 침해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존스타운을 방문하면서 시작되었다. 라이언 의원 일행이 일부 이탈 희망 신도들과 함께 비행기로 떠나려 할 때, 짐 존스의 추종자들이 총격을 가해 라이언 의원을 포함한 5명이 사망했다. 이 직후 짐 존스는 외부 세계의 압력과 공격을 주장하며 신도들에게 청산가리가 든 음료를 마시도록 강요했다. 이 사건으로 어린이 304명을 포함하여 총 909명이 사망했으며, 짐 존스 자신도 총상으로 숨진 채 발견되었다. 이 사건은 당시 세계적으로 큰 충격을 주었으며, 사이비 종교의 위험성을 알리는 대표적인 사례로 기록되었다. 가이아나 정부에게도 외딴 지역에 대한 통제력 부족과 국제적인 이미지 실추라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3.4.3. 민주화와 현대 정치 동향
포브스 버넘 사망 후 휴 데스몬드 호이트(Hugh Desmond Hoyte)가 대통령직을 승계하여 PNC 정권을 이어갔다. 호이트 정부는 버넘 시대의 사회주의 정책에서 벗어나 경제 자유화와 시장 경제 도입을 추진했으나, 여전히 선거 공정성에 대한 논란과 야당의 반발에 직면했다. 1990년대에 들어 국제 사회의 압력과 미국의 전 대통령 지미 카터의 중재 노력 등으로 민주화 요구가 거세졌다.
1992년 10월, 국제 감시단이 참관한 가운데 비교적 공정하고 자유로운 선거가 실시되어, 체디 제이건이 이끄는 인민진보당/시민(PPP/Civic, PPP와 시민단체 연합)이 28년 만에 정권을 되찾았다. 제이건 대통령은 시장 경제 정책을 유지하면서 사회 복지 개선에 힘썼으나, 1997년 재임 중 사망했다. 이후 그의 부인 재닛 제이건(Janet Jagan)이 대통령직을 승계했으나 건강 문제로 1999년 사임했고, 바라트 작데오(Bharrat Jagdeo)가 대통령이 되었다.
2000년대 들어서도 PPP/시민은 계속 집권했으나, 인종 기반의 정치 구도는 여전히 지속되었다. 2015년 총선에서는 아프리카계를 주 지지 기반으로 하는 국민통합을 위한 파트너십(A Partnership for National Unity, APNU)과 변화를 위한 동맹(Alliance for Change, AFC) 연합이 승리하여 데이비드 그레인저(David A. Granger)가 대통령에 취임하며 정권 교체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2018년 신임안 표결 패배 후 치러진 2020년 총선에서 PPP/시민의 이르판 알리(Irfaan Ali)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어 다시 PPP/시민이 집권했다. 이 선거는 개표 결과 발표가 5개월이나 지연되는 등 논란이 많았다.
최근 가이아나의 가장 중요한 변화는 2015년 이후 대규모 해상 유전이 발견되면서 석유 생산국으로 부상한 것이다. 이는 가이아나 경제에 막대한 성장 잠재력을 제공하고 있지만, 동시에 '자원의 저주'를 피하고 석유 수입을 공정하게 분배하며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또한, 석유 발견 이후 서쪽 에세퀴보 지역을 둘러싼 베네수엘라와의 영토 분쟁이 다시 격화되는 등 정치적 긴장도 고조되고 있다.
4. 지리
가이아나는 남아메리카 대륙 북동부 해안에 위치하며, 북위 1도에서 9도, 서경 56도에서 62도 사이에 걸쳐 있다. 국토 면적은 약 21.50 만 km2로, 세계에서 인구 밀도가 매우 낮은 국가 중 하나이다. 다양한 지형과 풍부한 자연환경을 자랑하며, 특히 광활한 열대 우림으로 유명하다.
4.1. 지형 및 자연 지역


가이아나의 지형은 크게 5개의 자연 지역으로 구분된다.
1. 해안 저지대(Low Coastal Plain): 대서양을 따라 좁고 길게 형성된 비옥한 습지 평야로, 국가 전체 면적의 약 5%를 차지하지만 인구의 90% 이상이 이곳에 거주한다. 해수면보다 낮거나 비슷한 높이의 지역이 많아 네덜란드식 간척 기술로 건설된 제방과 운하 시스템이 발달해 있다. 주로 쌀과 사탕수수 농업이 이루어진다.
2. 백사 지대(Hilly Sand and Clay Region): 해안 저지대 남쪽 내륙에 위치하며, 흰색 모래와 점토로 이루어진 구릉지대이다. 가이아나 광물 자원의 대부분(보크사이트, 금, 다이아몬드 등)이 이곳에 매장되어 있다.
3. 산림 고원 지대(Forested Highland Region): 국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지역으로, 빽빽한 열대 우림으로 덮여 있다. 기아나 순상지의 일부를 이루며, 다양한 동식물의 서식지이다.
4. 내륙 사바나(Interior Savannahs): 남서부 지역에 주로 분포하며, 건조한 초원 지대이다. 루푸누니(Rupununi) 사바나가 대표적이며, 소규모 목축업이 이루어진다.
5. 내륙 저지대(Interior Lowlands): 산악 지대로, 브라질 국경을 향해 점차 고도가 높아진다.
가이아나의 주요 지리적 명소로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단일 낙하 폭포 중 하나인 카이에투르 폭포(Kaieteur Falls)가 있다. 포타로강(Potaro River)에 위치하며 높이는 226 m에 달한다. 또한, 브라질-가이아나-베네수엘라 삼국의 국경에 걸쳐 있는 로라이마산(Mount Roraima, 2772 m)은 정상 부분이 평평한 탁상 지형(테푸이)으로 유명하며, 아서 코난 도일의 소설 "잃어버린 세계"의 배경이 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그 외에도 가이아나에서 가장 높은 산 중 하나인 아양가나산(Mount Ayanganna, 2042 m), 몬테 카부라이(Monte Caburaí, 1465 m) 등이 있다.
주요 강으로는 1010 km 길이의 에세퀴보강(Essequibo River), 724 km의 코렌타인강(Courentyne River, 수리남과의 국경을 이룸), 595 km의 버비스강(Berbice River), 346 km의 데메라라강(Demerara River) 등이 있다. 에세퀴보강 하구에는 여러 개의 큰 섬이 있으며, 북서부 해안에는 145 km 너비의 셸 비치(Shell Beach)가 있는데, 이곳은 바다거북(주로 장수거북)의 주요 산란지이다.
4.2. 기후
가이아나의 기후는 전형적인 열대 기후로, 연중 덥고 습하다. 그러나 해안 지역은 북동 무역풍의 영향으로 다소 완화된다. 연평균 기온은 약 27 °C이며, 지역별 차이는 크지 않다.
가이아나에는 두 차례의 우기가 있다. 첫 번째 우기는 5월부터 8월 중순까지이며, 두 번째 우기는 11월 중순부터 1월 중순까지이다. 연평균 강수량은 해안 지역에서 약 2300 mm, 내륙 사바나 지역에서는 약 1500 mm 정도로 지역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열대 우림 지역은 연중 강수량이 풍부하다.
4.3. 생물 다양성과 환경


가이아나는 세계적으로 생물 다양성이 매우 높은 국가 중 하나이다. 국토의 약 80% 이상이 훼손되지 않은 열대 우림으로 덮여 있으며, 이곳에는 수천 종의 식물과 다양한 야생 동물이 서식하고 있다. 가이아나는 포유류 225종 이상, 조류 900종 이상, 파충류 880종 이상, 식물 6,500종 이상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중 상당수는 고유종이다. 특히 유명한 동물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민물 유린어(scaled freshwater fish)인 아라파이마, 가장 큰 개미핥기인 큰개미핥기, 세계에서 가장 크고 희귀한 수달인 큰수달, 그리고 기아나 바위새(Guianan Cock-of-the-Rock) 등이 있다.
가이아나에는 해안, 해양, 연안, 강어귀, 습지, 맹그로브, 강변, 호수, 늪, 사바나, 백사림, 갈색사림, 산지, 운무림, 습윤 저지대 및 건조 상록 관목림 등 다양한 생태계가 존재한다. 이러한 풍부한 생물 다양성을 보호하기 위해 가이아나 정부는 국제기구와 협력하여 여러 보호 지역을 지정하고 환경 보전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와이와이(Wai-Wai) 원주민 공동체가 관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공동체 소유 보호구역인 카나셴(Kanashen) 커뮤니티 소유 보존 지역, 이워크라마 국제 열대우림 보존 개발 센터(Iwokrama International Centre for Rain Forest Conservation and Development) 등이 있다. 2009년부터는 노르웨이와 협력하여 삼림 벌채 및 황폐화 방지(REDD+) 프로그램을 통해 산림 보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최근 금광 및 보크사이트 채굴, 목재 벌채 등으로 인한 삼림 파괴와 수질 오염, 생태계 훼손 등의 환경 문제도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특히 소규모 금 채굴 과정에서 사용되는 수은으로 인한 환경 오염은 지역 주민들의 건강과 생태계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석유 개발 또한 환경에 미칠 잠재적 영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5. 정치
가이아나는 대통령 중심의 공화제 국가로,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 간의 삼권분립 원칙에 따라 운영된다. 다당제 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으나, 정치적 경쟁은 주로 인종적 배경에 따라 양분되는 경향이 강하다. 주요 정치적 쟁점으로는 경제 개발, 자원 관리, 인종 간 화합, 영토 분쟁 등이 있으며, 인권 상황에 대한 국제 사회의 관심도 지속되고 있다.
5.1. 정부 구조

가이아나의 정부는 대통령을 국가원수이자 행정부 수반으로 하는 대통령 중심 공화제이다. 대통령은 총선 결과에 따라 다수당 또는 다수 연합의 대표가 선출되며, 임기는 5년이다. 대통령은 총리와 내각 각료를 임명하고 정부를 지휘한다.
입법부는 단원제인 국민의회(National Assembly)로 구성된다. 국민의회 의원은 총 65명으로, 이 중 40명은 전국 단위 비례대표제로, 25명은 10개 행정구역별 비례대표제로 선출된다. 의원의 임기는 5년이다. 국민의회는 법률 제정, 예산 심의, 정부 감독 등의 기능을 수행한다.
사법부는 대법원(Supreme Court of Judicature)을 최고 법원으로 하며, 항소법원(Court of Appeal)과 고등법원(High Court)으로 구성된다. 사법부는 법률 해석과 적용을 통해 정의를 실현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역할을 한다. 최종 상소심은 카리브 사법 재판소(Caribbean Court of Justice, CCJ)에서 담당한다. 가이아나의 법체계는 영국의 보통법(Common Law)을 기반으로 하며, 네덜란드-로마법의 영향도 일부 남아 있다.
5.2. 주요 정당 및 선거
가이아나의 정치는 전통적으로 인종적 배경에 따라 양분되는 경향이 뚜렷하다. 주요 정당은 다음과 같다.
- 인민진보당/시민 (People's Progressive Party/Civic, PPP/C): 주로 인도계 가이아나인의 지지를 받는다. 체디 제이건에 의해 1950년 창당되었으며, 독립 이후 초기와 1992년부터 2015년까지, 그리고 2020년부터 현재까지 집권하고 있다. 사회민주주의적 성향을 표방한다.
- 국민통합을 위한 파트너십 (A Partnership for National Unity, APNU): 주로 아프리카계 가이아나인의 지지를 받는 인민국민회의-개혁(People's National Congress Reform, PNCR)이 주축이 된 정당 연합이다. 포브스 버넘이 창당한 PNC의 후신으로, 2015년부터 2020년까지 변화를 위한 동맹(AFC)과 연립정부를 구성하여 집권했다.
- 변화를 위한 동맹 (Alliance for Change, AFC): 2005년 창당된 정당으로, 특정 인종에 기반하지 않는 다인종 정당을 표방하며 등장했다. 2015년 APNU와 연합하여 집권에 참여했으나, 2020년 선거 이후에는 야당으로 활동하고 있다.
선거는 5년마다 실시되며, 대통령과 국민의회 의원을 동시에 선출한다. 선거 과정에서 인종 간 긴장이 고조되거나 폭력 사태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어 국제 사회의 우려를 사기도 했다. 최근 2020년 총선에서는 개표 결과 발표가 지연되고 부정 선거 의혹이 제기되는 등 혼란을 겪기도 했다. 인종 기반의 투표 성향은 여전히 가이아나 정치의 주요 특징으로 남아 있으며, 정치적 경쟁 구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5.3. 인권

가이아나의 인권 상황은 여러 국제 인권 단체 및 보고서에서 지속적으로 지적을 받고 있다. 주요 인권 문제로는 다음과 같은 사항들이 있다.
- 성소수자의 권리: 가이아나는 남미에서 유일하게 동성 간 성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는 국가 중 하나이다. 관련 법률은 영국 식민지 시대에 제정된 것으로, 최대 종신형에 처할 수 있도록 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거의 집행되지 않는다. 2018년 카리브 사법 재판소(CCJ)는 남성이 여성 복장을 하는 것을 금지한 법률에 대해 위헌 판결을 내리는 등 일부 진전도 있었으나, 성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차별과 편견은 여전히 존재한다.
- 사법 정의 및 교정 시설: 사법 절차의 지연, 재판 전 장기 구금, 열악한 교도소 환경 등이 문제로 지적된다. 교도소 내 과밀 수용과 비위생적인 환경은 수감자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 경찰 폭력 및 공권력 남용: 경찰에 의한 과도한 무력 사용, 부패, 피의자 학대 등의 문제가 보고되고 있다. 이에 대한 책임 규명과 처벌이 미흡하다는 비판도 있다.
- 가정 폭력 및 여성·아동 권리: 여성과 아동에 대한 폭력, 특히 가정 폭력과 성폭력이 심각한 문제로 남아 있다. 관련 법률이 존재하지만, 실제적인 보호와 지원은 미흡한 실정이다.
- 표현의 자유 및 언론: 대체로 보장되지만, 정부 비판적인 언론에 대한 간접적인 압력이나 명예훼손 소송 등의 사례가 있다.
- 원주민 권리: 토지권, 자원 접근권, 문화 보존 등 원주민들의 권리 보호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데이비드 그레인저 전 대통령(2015-2020)은 성소수자 권리 증진 노력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바 있으나, 실질적인 법 개정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6. 행정 구역
가이아나는 10개의 주(Region)로 구성된 행정 구역 체계를 가지고 있으며, 각 주는 다시 하위 행정 단위인 이웃 민주 평의회(Neighbourhood Democratic Councils, NDCs)로 나뉜다. 주요 도시들은 주로 대서양 연안에 집중되어 있다.


6.1. 주
가이아나의 10개 주는 다음과 같다. 각 주는 번호와 공식 명칭을 함께 사용하며, 지리적 위치, 면적, 인구, 주요 산업 등에서 다양한 특징을 보인다.
번호 | 주 (Region) | 주도 | 면적 (km2) | 인구 (2012년 인구 조사) | 인구 밀도 (명/km2) |
---|---|---|---|---|---|
1 | 바리마-와이니 (Barima-Waini) | 마바루마 | 20,339 | 26,941 | 1.32 |
2 | 포메룬-수페남 (Pomeroon-Supenaam) | 애나레지나 | 6,195 | 46,810 | 7.56 |
3 | 에세퀴보아일랜즈-웨스트데메라라 (Essequibo Islands-West Demerara) | 브리드엔호프 | 3,755 | 107,416 | 28.61 |
4 | 데메라라-마하이카 (Demerara-Mahaica) | 트라이엄프 | 2,232 | 313,429 | 140.43 |
5 | 마하이카-버비스 (Mahaica-Berbice) | 포트웰링턴 | 4,190 | 49,723 | 11.87 |
6 | 이스트버비스-코렌타인 (East Berbice-Corentyne) | 뉴암스테르담 | 36,234 | 109,431 | 3.02 |
7 | 쿠유니-마자루니 (Cuyuni-Mazaruni) | 바티카 | 47,213 | 20,280 | 0.43 |
8 | 포타로-시파루니 (Potaro-Siparuni) | 마디아 | 20,051 | 10,190 | 0.51 |
9 | 어퍼타쿠투-어퍼에세퀴보 (Upper Takutu-Upper Essequibo) | 레템 | 57,750 | 24,212 | 0.42 |
10 | 어퍼데메라라-버비스 (Upper Demerara-Berbice) | 린던 | 17,040 | 39,452 | 2.32 |
총계 | 214,999 | 747,884 | 3.48 |
이들 주는 27개의 이웃 민주 평의회(Neighbourhood Councils)로 나뉜다.
6.2. 주요 도시
가이아나의 주요 도시들은 대부분 대서양 연안의 해안 저지대에 위치하며, 국가의 정치, 경제, 문화 중심지 역할을 한다.
- 조지타운: 가이아나의 수도이자 가장 큰 도시로, 데메라라-마하이카 주에 위치한다. 인구는 2012년 기준 약 118,363명이다. 국가의 행정, 상업, 금융의 중심지이며, 주요 항구 도시이기도 하다. 세인트 조지 대성당, 스타브룩 시장 등 역사적인 목조 건축물들이 많이 남아 있다. 카리브 공동체(CARICOM) 본부가 위치해 있다.
- 린던: 어퍼데메라라-버비스 주의 주도로, 인구는 약 27,277명(2012년)이다. 보크사이트 광업의 중심지로 발전했으며, 데메라라강 연안에 위치한다.
- 뉴암스테르담: 이스트버비스-코렌타인 주의 주도로, 인구는 약 17,329명(2012년)이다. 버비스강 어귀에 위치한 역사적인 도시로, 상업과 농업이 발달했다.
- 코리버튼: 이스트버비스-코렌타인 주에 위치하며, 인구는 약 11,386명(2012년)이다. 수리남과의 국경 근처 코렌타인강 연안에 자리 잡고 있다.
- 바티카: 쿠유니-마자루니 주의 주도로, 인구는 약 8,004명(2012년)이다. 에세퀴보강, 마자루니강, 쿠유니강이 합류하는 지점에 위치하여 '강의 관문'으로 불리며, 내륙 지역으로의 교통 요지이자 금광업의 거점이다.
이 외에도 애나레지나, 마바루마(바리마-와이니 주도), 레템(어퍼타쿠투-어퍼에세퀴보 주도, 브라질 국경 도시) 등이 각 주의 중심 도시 역할을 하고 있다.
7. 대외 관계
가이아나는 비동맹 중립 외교를 기본 정책으로 하며, 영국 연방, 유엔, 카리브 공동체(CARICOM), 미주 기구(OAS), 남미 국가 연합(UNASUR) 등 다양한 국제기구의 회원국으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CARICOM의 창설 회원국이며, 본부가 수도 조지타운에 위치해 있어 카리브 지역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주변국인 베네수엘라 및 수리남과는 오랜 영토 분쟁을 겪고 있으며, 이는 가이아나 외교의 주요 현안이다. 최근 유전 발견 이후 국제 사회에서의 경제적, 전략적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7.1. 영토 분쟁

가이아나는 이웃 국가인 베네수엘라 및 수리남과 오랜 기간 동안 심각한 영토 분쟁을 겪고 있다. 이러한 분쟁은 식민지 시대의 불분명한 국경 설정에서 비롯되었으며, 독립 이후에도 지속되어 가이아나의 국가 안보와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7.1.1. 베네수엘라와의 분쟁
가이아나와 베네수엘라 간의 가장 첨예한 영토 분쟁은 에세퀴보강 서쪽 지역, 즉 가이아나 영토의 약 3분의 2에 해당하는 '과야나 에세키바'(Guayana Esequiba, 베네수엘라 측 명칭) 지역을 둘러싼 것이다. 이 분쟁의 기원은 19세기 초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한 베네수엘라가 과거 스페인 제국의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시작되었다. 영국령 기아나 시절인 1899년, 국제 중재 재판소(파리 중재 재판)는 해당 지역 대부분을 영국령 기아나의 영토로 판결했다.
그러나 베네수엘라는 이 판결을 인정하지 않았고, 1962년 가이아나 독립을 앞두고 이 문제를 다시 제기하며 판결 무효를 주장했다. 1966년 영국, 베네수엘라, 영국령 기아나 대표는 제네바 협정 (1966년)을 체결하여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모색하기로 합의했으나, 실질적인 해결에는 이르지 못했다. 베네수엘라는 자국 지도에 이 지역을 '회복 대상 지역(Zona en Reclamación)'으로 표시하고 있다.
최근 이 지역에서 대규모 해상 유전이 발견되면서 양국 간 긴장이 다시 고조되었다. 가이아나는 2018년 이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했으며, ICJ는 2020년 관할권이 있다고 판결했다. 베네수엘라는 ICJ의 관할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2023년 12월에는 해당 지역의 병합을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하여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시켰다고 발표했으나, 투표율이 낮아 그 정당성에 의문이 제기되었다. 이와 함께 베네수엘라가 국경 지역에 군대를 증강하면서 군사적 충돌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1966년 10월, 베네수엘라군은 국경을 넘어 앙코코섬(Ankoko Island)을 점령했으며, 현재까지 점령을 지속하고 있다. 가이아나는 ICJ에 베네수엘라의 앙코코섬 철수를 명령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이다.
7.1.2. 수리남과의 분쟁
가이아나는 동쪽 이웃 국가인 수리남과도 코렌타인강(Corentyne River) 동쪽 지역과 뉴리버 트라이앵글(New River Triangle)로 알려진 남동부 내륙 지역에 대한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다. 수리남은 코렌타인강 전체가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며, 강 동쪽 기슭을 국경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가이아나는 강의 중간선을 국경으로 인정하고 있다. 뉴리버 트라이앵글 지역은 약 1.56 만 km2에 달하는 삼림 지대로, 1969년 가이아나가 군사적으로 점령한 이후 실질적으로 통제하고 있다.
해양 경계선을 둘러싼 갈등도 있었으나, 2007년 9월 국제해양법재판소(ITLOS)는 양국 간 해양 경계선을 획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이 판결은 양국 모두 일부 권리를 인정받는 형태로 이루어졌으며, 해상 자원 개발과 관련된 분쟁 해결의 기초를 마련했다. 그러나 육상 국경 문제는 여전히 미해결 상태로 남아 있다.
7.2. 국제 기구
가이아나는 다양한 국제 및 지역 기구의 회원국으로 활동하며 다자외교를 펼치고 있다. 주요 가입 기구는 다음과 같다.
- 유엔 (UN): 1966년 독립 직후 가입하여, 국제 평화와 안보, 개발, 인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엔의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으로 1975-76년, 1982-83년, 그리고 2024-25년 세 차례 선출되었다.
- 영국 연방 (Commonwealth of Nations): 독립과 동시에 가입하여, 영국 및 다른 연방 국가들과 정치, 경제, 문화적 유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 카리브 공동체 (CARICOM): 1973년 창설 회원국이며, 사무국 본부가 수도 조지타운에 위치해 있다. 카리브 지역의 경제 통합, 공동 시장 형성, 외교 정책 조율 등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 미주 기구 (OAS): 1991년 가입하여, 미주 대륙 국가들과의 민주주의 증진, 인권 보호, 안보 협력 등에 참여하고 있다.
- 남미 국가 연합 (UNASUR): 2008년 창설 회원국으로 참여했으나, 이후 UNASUR의 기능 약화와 함께 활동이 미미해졌다.
- 기타: 비동맹 운동 (NAM), 이슬람 협력 기구 (OIC, 1998년 가입), 세계무역기구 (WTO) 등에도 가입하여 활동하고 있다.
이러한 국제기구 활동을 통해 가이아나는 소국으로서의 외교적 입지를 강화하고, 국제 사회의 지원을 확보하며, 기후 변화, 개발, 안보 등 공동의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있다.
7.3. 대한민국과의 관계
가이아나는 1968년 6월 13일 대한민국과 수교하였다. 양국은 공식적인 외교 관계를 맺고 있으나, 상주 공관은 서로 설치하지 않고 있다. 대한민국은 주베네수엘라 대한민국 대사관이 가이아나를 겸임하고 있으며, 가이아나는 주중국 가이아나 대사관이 대한민국을 겸임하고 있다. 1978년에는 당시 가이아나 총리가 대한민국을 방문한 바 있다.
양국 간 교역 규모는 크지 않으나, 주로 한국은 자동차, 기계류 등을 수출하고, 가이아나는 원목, 광물 등을 수출하는 구조를 보이고 있다. 최근 가이아나의 석유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향후 경제 협력 확대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문화 교류나 인적 교류는 아직 활발하지 않은 편이다. 한편, 가이아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도 1974년 수교하였으며, 비동맹 운동 등을 통해 일정 부분 관계를 유지해왔다.
8. 군사

가이아나 국방군(Guyana Defence Force, GDF)은 가이아나의 주권을 수호하고 국토를 방위하며, 필요시 내부 치안 유지 및 재난 구호 활동을 지원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통합군이다. 1965년 11월 1일, 독립을 앞두고 영국령 기아나 의용군(British Guiana Volunteer Force, BGVF)을 모체로 창설되었다. GDF는 육군, 해안경비대, 공군단(Air Corps)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총 병력은 약 3,000명에서 4,500명 사이로 추정된다. 예비군은 약 3,000명 규모이다.
GDF의 주요 임무는 국경 방어, 특히 베네수엘라 및 수리남과의 영토 분쟁 지역에서의 주권 수호이다. 또한 국내적으로는 마약 밀매, 불법 채광, 밀렵 등과 같은 위협에 대응하고, 자연재해 발생 시 구조 및 구호 활동을 지원한다.
GDF는 제한된 예산과 장비 현대화의 어려움에 직면해 있으나, 주변국 및 우방국과의 군사 협력을 통해 역량 강화를 도모하고 있다. 특히 브라질과는 국경 안보 협력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미국과는 군사 훈련 및 장비 지원 등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 2023년 베네수엘라와의 에세퀴보 지역 갈등이 고조되었을 때, 미 남부사령부는 가이아나에서 GDF와 합동 공중 훈련을 실시하기도 했다.
주요 장비는 대부분 경무장이며, 해안경비대는 소형 순찰함 위주로, 공군단은 수송기와 헬리콥터 위주로 운용된다. 가이아나 국방 예산은 GDP의 1.5%~2%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9. 경제
가이아나 경제는 전통적으로 농업과 광업에 크게 의존해 왔으나, 2015년 이후 대규모 해상 유전이 발견되면서 석유 및 가스 산업이 국가 경제의 핵심 동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로 인해 가이아나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GDP 성장률을 기록하며 경제 구조에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성장 이면에는 빈부 격차, '네덜란드병' 발생 가능성, 지속 가능한 발전 전략 수립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9.1. 주요 산업

가이아나의 주요 산업은 전통 산업과 신흥 석유 산업으로 나눌 수 있다.
- 농업: 역사적으로 가이아나 경제의 기반이었으며, 주요 작물은 사탕수수와 쌀이다. 데메라라 설탕은 국제적으로도 유명하다. 이 외에도 채소, 과일, 코코넛 등이 생산되며, 어업(특히 새우)과 임업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농업은 여전히 많은 인구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으나,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석유 산업의 부상으로 점차 감소하고 있다.
- 광업: 보크사이트, 금, 다이아몬드가 주요 광물 자원이다. 특히 금은 전통적으로 주요 수출품 중 하나였으며, 소규모 광산뿐만 아니라 대규모 외국 자본에 의한 채굴도 이루어진다. 보크사이트 산업은 20세기 중반부터 중요했으나, 국제 가격 변동과 시설 노후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2015년 가이아나의 금 생산량은 14 t이었다.
- 임업: 국토의 대부분이 삼림으로 덮여 있어 목재 자원이 풍부하지만,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관리되지 않을 경우 환경 파괴 우려가 있다.
- 석유 및 가스 산업: 2015년 미국 엑슨모빌(ExxonMobil)이 가이아나 연안에서 대규모 유전을 발견한 이후, 가이아나 경제의 지형을 완전히 바꾸고 있다. 2019년부터 상업 생산이 시작되었으며, 확인된 매장량은 110억 배럴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는 1970년대 이후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규모의 석유 발견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석유 생산량은 급증하고 있으며, 가이아나는 2025년까지 세계 1인당 석유 생산량 최상위 국가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4년 12월 기준으로 가이아나는 세계 3위의 1인당 석유 생산국으로 전망된다. 이로 인해 막대한 석유 수입이 발생하고 있으며, 국가 재정과 경제 성장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9.2. 경제 동향 및 전망
과거 가이아나 경제는 정치적 불안정, 국유화 정책의 비효율성, 국제 원자재 가격 변동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으며, 막대한 국가 부채 문제에 시달렸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부터 국제통화기금(IMF) 및 세계은행의 지원 하에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이행하고 부채 탕감 혜택을 받으면서 경제가 다소 안정되었다. 2003년에는 약 3.29 억 USD의 채무 탕감을 받았고, 1999년 과다채무빈곤국(HIPC) 지원 계획으로 2.56 억 USD, 2006/7년 다자간채무구제구상(MDRI)으로 IMF, 세계은행, 미주개발은행으로부터 약 6.11 억 USD의 채무를 탕감받았다. 일본, 중국, 베네수엘라도 양자간 채무를 탕감해주었다.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속에서도 3%의 성장률을 보였고, 2011년에는 5.4%, 2012년에는 3.7% 성장했다.
2015년 이후 유전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가이아나 경제는 전례 없는 초고속 성장을 경험하고 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43.5%라는 경이적인 GDP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IMF는 2020년 53% 성장을 예측하기도 했다. 2021년에는 20% 이상, 2022년 62.3%, 2023년 38.4%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성장률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성장은 주로 석유 부문에 의해 주도되고 있으며, 비석유 부문의 성장은 상대적으로 더디다.
이러한 급격한 경제 성장은 막대한 기회를 제공하지만, 동시에 심각한 도전 과제도 안고 있다. 주요 과제로는 ▲석유 수입에 과도하게 의존하여 다른 산업이 위축되는 '네덜란드병' 방지 ▲석유 수입의 투명하고 공정한 분배 ▲인플레이션 관리 ▲숙련 노동력 부족 ▲부족한 인프라 확충 ▲환경 보호와 지속 가능한 발전 전략 수립 등이 있다. 세계은행(World Bank)은 2023년 보고서에서 가이아나에 여전히 상당한 빈곤이 존재하며, 성장을 구조적으로 관리하는 데 있어 큰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국부펀드(Natural Resource Fund)를 설립하여 석유 수입을 관리하고 있으나, 그 운영의 투명성과 효율성에 대한 논란이 있다.
2019년 기준 GDP는 412.10 억 USD (1인당 5252 USD)이었으나, 석유 생산 이후 급증했다. 2021년 인플레이션은 5.03%, 실업률은 16.42%로 추정되었다. 경작지는 국토의 2% 정도이다.
9.3. 대외 무역
가이아나의 대외 무역 구조는 최근 석유 수출이 시작되면서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 주요 수출품: 2022년 기준, 원유가 전체 수출액의 85.9% (159.00 억 USD)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1위이다. 그 외 전통적인 수출품으로는 금 (7.36%, 13.60 억 USD), 쌀 (2.32%, 4.29 억 USD), 보크사이트 (알루미늄 광석, 1.04%, 1.92 억 USD), 럼주 등 경질 주류 (0.65%, 1.20 억 USD), 설탕, 목재, 해산물 등이 있다.
- 주요 수입품: 2022년 기준, 정제 석유 (11.8%, 4.41 억 USD), 밸브류 (5.48%, 2.06 억 USD), 자동차 (2.87%, 1.08 억 USD), 대형 건설 차량 (2.81%, 1.06 억 USD), 배달용 트럭 (2.18%, 8170.00 만 USD) 등이다. 석유 산업 개발에 필요한 기계류, 장비, 소비재 등의 수입이 증가하고 있다.
- 주요 교역 상대국:
- 수출 (2022년): 파나마 (31.6%), 네덜란드 (15.5%), 미국 (12.8%), 아랍에미리트 (6.39%), 이탈리아 (6.35%).
- 수입 (2022년): 미국 (27.8%), 중국 (14.3%), 브라질 (7.06%), 트리니다드 토바고 (6.84%), 수리남 (4.23%).
2022년 총 수출액은 185.00 억 USD, 총 수입액은 37.50 억 USD로, 석유 수출로 인해 큰 폭의 무역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9.4. 조세 정책
가이아나 정부는 2007년 초 세금 제도를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기존의 6가지 다른 세금을 대체하여 부가가치세(Value Added Tax, VAT)를 도입했다. VAT 도입 이전에는 판매세 등을 회피하기 쉬웠고 많은 기업이 세법을 위반했다. 많은 기업들은 추가적인 서류 작업 때문에 VAT 도입에 반대했지만, 정부는 VAT 도입을 단호하게 추진했다. 여러 세금을 단일 세율로 대체함으로써 정부 감사관들이 횡령을 적발하기 더 쉬워질 것으로 기대되었다.
VAT는 가이아나의 주요 세입원 중 하나로 자리 잡았으며, 국가 재정 운영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조세 행정의 투명성, 효율성 제고 및 탈세 방지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최근 석유 수입이 급증하면서, 정부는 석유 부문에 대한 적절한 과세 정책과 비석유 부문의 세수 기반 확대를 통해 지속 가능한 재정 구조를 마련해야 하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
10. 사회
가이아나 사회는 다양한 인종과 민족, 언어, 종교가 공존하는 다문화적 특징을 지닌다. 이러한 다양성은 풍부한 문화적 자산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사회적 긴장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교육 및 보건 의료 시스템은 지속적인 개선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여전히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10.1. 인구

2023년 추정 가이아나의 총인구는 약 80만 명이다. 인구의 약 90%는 폭 16 km에서 64 km에 이르는 좁은 해안 지대에 집중되어 있으며, 이 지역은 국토 총면적의 약 10%에 불과하다. 내륙 지역은 인구 밀도가 매우 낮다.
가이아나의 인종 및 민족 구성은 매우 다양하며, 2012년 인구 조사 기준 주요 그룹은 다음과 같다.
- 인도계 가이아나인 (Indo-Guyanese): 39.8%. 주로 19세기 사탕수수 농장 계약 노동자로 이주해 온 인도인의 후손이다. 주로 농촌 지역에 거주하며 농업에 많이 종사한다.
- 아프리카계 가이아나인 (Afro-Guyanese): 29.3%. 아프리카에서 노예로 끌려온 사람들의 후손이다. 주로 도시 지역에 거주하며 공공 부문 및 서비스업에 많이 종사한다.
- 혼혈 (Mixed heritage): 19.9%. 다양한 인종 간의 혼혈이다.
- 원주민 (Amerindians): 10.5%. 가이아나의 원주민으로, 아카와이오(Akawaio), 아라와크(Arawak/Lokono), 아레쿠나(Arekuna/Pemon), 카리브(Carib/Kalina), 마쿠시(Macushi), 파타모나(Patamona), 와이와이(Wai-Wai), 와피샤나(Wapishana), 와라오(Warao) 등 9개 주요 부족이 있다. 주로 내륙 지역에 거주한다.
- 기타: 포르투갈계, 중국계, 유럽계 등이 소수 존재한다.
가이아나의 인구는 1980년대 경제난과 정치 불안으로 인해 해외 이주가 늘면서 감소하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소폭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높은 해외 이주율(특히 숙련 인력)은 국가 발전에 어려움을 주는 요인 중 하나이다. 인도계와 아프리카계는 가이아나의 양대 민족 집단으로, 정치, 경제, 사회 여러 면에서 경쟁과 갈등 관계를 보여왔다.
10.2. 언어
가이아나의 공용어는 영어이다. 교육, 정부, 언론, 비즈니스 등 공식적인 분야에서 널리 사용된다. 그러나 일상생활에서는 대부분의 인구가 가이아나 크리올어(Guyanese Creole)를 모국어로 사용한다. 가이아나 크리올어는 영어를 기반으로 아프리카어, 인도어, 원주민어 등의 요소가 혼합된 크리올이다.
소수의 원주민들은 각 부족의 고유 언어(예: 아카와이오어, 마쿠시어, 와피샤나어 등 카리브어족 및 아라와크어족 언어)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젊은 세대로 갈수록 사용 빈도가 줄어들고 있다. 인도계 가이아나인 커뮤니티의 일부 노년층은 가이아나 힌두스탄어(Guyanese Hindustani, 주로 보즈푸리어 기반)를 사용하기도 하며, 수리남에서 이주해 온 인도계 이민자들은 사르나미 힌두스탄어(Sarnami Hindustani)를 사용하기도 한다. 그 외 포르투갈어, 중국어 등도 소수 이민자 커뮤니티에서 사용된다.
10.3. 종교

가이아나는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며,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고 있다. 2012년 인구 조사 기준으로 주요 종교 분포는 다음과 같다.
- 기독교: 62.7%. 가이아나에서 가장 큰 종교 집단이다.
- 개신교: 34.8% (오순절교회 22.8%, 성공회 5.2%,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 5.4%, 감리교 1.4% 등)
- 가톨릭교: 7.1%
- 기타 기독교: 20.8% (여호와의 증인 1.3% 포함)
- 힌두교: 24.8%. 주로 인도계 가이아나인들이 신봉한다.
- 이슬람교: 6.8%. 주로 인도계 및 일부 아프리카계 가이아나인들이 신봉한다.
- 무종교: 3.1%.
- 기타 종교: 2.6% (라스카파리 운동, 바하이 신앙, 원주민 전통 신앙 등).
종교는 가이아나 사회에서 정체성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며, 식민지 시대와 이민의 역사를 반영한다. 기독교는 유럽 문화를 전달하고 사회적 상승을 대표하는 종교로 여겨졌으며, 선교사들과 교회는 학교를 설립하는 등 교육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인도 계약 노동자들이 유입되면서 힌두교와 이슬람교가 주요 종교로 자리 잡았으나, 수십 년 동안 법적 결혼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등 차별을 겪기도 했다. 대체로 종교 간 관용이 유지되고 있으나, 정치적 상황과 연계되어 종교 집단 간의 긴장이 나타나기도 한다.
10.4. 교육

가이아나의 교육은 주로 기독교 교파들에 의해 도입되고 운영되었다. 부유한 농장주들은 자녀들을 영국으로 유학 보냈으나, 가이아나 내 학교들이 개선되면서 구 영국 교육 제도를 모델로 삼았다. 초등 교육은 1876년에 의무화되었지만, 농업 노동에 아이들의 도움이 필요했기 때문에 많은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지 못했다. 1960년대에 정부는 국내 모든 학교의 통제권을 인수했다. 수업료가 폐지되고 농촌 지역에 새로운 학교가 문을 열었으며, 가이아나 대학교가 설립되어 학생들이 더 이상 고등 교육을 위해 해외로 나갈 필요가 없어졌다.
가이아나의 문해율은 카리브해 지역에서 가장 높은 수준 중 하나로, 1990년 추정 문해율은 96%였다. 2014년 유네스코 추정에 따르면 15-24세 연령층의 문해율은 96.7%이다. 그러나 실질 문해율은 70% 정도에 불과할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학생들은 7학년에 고등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국가 6학년 평가(NGSA)를 치른다. 고등학교 졸업 시에는 카리브 시험 위원회(CXC) 시험을 치른다. 학교들은 다른 모든 카리브 국가들이 도입한 카리브 고급 능력 시험(CAPE)을 도입했다. 영국 시대부터 내려온 A-레벨 시스템은 소수의 학교에서만 제공된다.
기반 시설 부족은 특히 내륙 지역 학생들의 교육 접근성에 영향을 미친다. 세계은행 평가에 따르면 교사의 약 50%가 "훈련받지 않았고, 부적절한 교재로 운영되며, 성인 문해율이 낮은 부모의 자녀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한다. 정부는 교육의 질 향상, 교사 훈련 강화, 교육 시설 개선, 특히 기술 및 직업 교육 강화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재정 부족과 숙련된 교사 유출 등의 문제에 직면해 있다.
10.5. 보건
2020년 기준 가이아나의 출생 시 기대 수명은 69.5세로 추정된다. 영아 사망률은 여전히 높은 편이다. 주요 건강 문제로는 HIV/AIDS, 말라리아, 뎅기열과 같은 전염성 질환과 함께, 만성 질환(심혈관계 질환, 당뇨병 등)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가이아나는 세계적으로 자살률이 매우 높은 국가 중 하나로 심각한 공중 보건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2014년 세계보건기구(WHO) 보고서에 따르면, 가이아나는 인구 10만 명당 44.2명의 자살 사망률로 세계에서 가장 자살률이 높은 국가로 기록되었다. 이러한 높은 자살률의 원인으로는 빈곤, 알코올 및 약물 남용, 가정 폭력, 정신 건강 서비스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보건 의료 시스템은 공공 부문과 민간 부문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전반적으로 자원 부족, 의료 인력(특히 전문의) 부족, 의료 시설 노후화, 의약품 공급 불안정 등의 문제에 직면해 있다. 특히 내륙 및 농촌 지역의 의료 접근성은 매우 열악하다. 정부는 보건 의료 서비스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재정적 제약과 지리적 어려움으로 인해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2011년 WHO 추정에 따르면, HIV 유병률은 15-49세 청소년/성인 인구의 1.2%이다.
11. 교통 및 기반 시설
가이아나의 교통 및 사회 기반 시설은 국가 발전에 중요한 요소이지만, 지리적 조건과 재정 부족으로 인해 아직 충분히 발달하지 못한 상태이다. 특히 내륙 지역의 접근성은 매우 제한적이다.
11.1. 교통

- 도로: 가이아나의 도로망 총연장은 약 4952 order=flip이며, 이 중 포장된 도로는 약 367 order=flip에 불과하다 (2018년 기준). 대부분의 주요 도로는 해안 지역에 집중되어 있으며, 내륙으로 연결되는 도로는 비포장 상태이거나 상태가 매우 열악한 경우가 많다. 가이아나는 남아메리카에서 수리남, 포클랜드 제도와 함께 자동차가 좌측 통행하는 세 지역 중 하나이다.
- 항공: 수도 조지타운 인근에 위치한 체디 제이건 국제공항(Cheddi Jagan International Airport, Timehri)과 유진 F. 코레이아 국제공항(Eugene F. Correia International Airport, 구 오글 공항) 등 2개의 국제공항이 있다. 국내선 항공편은 주로 소형 항공기를 이용하여 내륙의 소규모 활주로(약 90개소, 이 중 9개만 포장)를 연결하며, 내륙 지역 접근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 해운 및 하천 교통: 주요 항구로는 조지타운항, 뉴암스테르담항, 포트카이투마항 등이 있다. 에세퀴보강, 데메라라강, 버비스강 등 주요 강은 내륙 수운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총 약 669 order=flip의 가항 수로가 있다. 특히 도로망이 발달하지 않은 내륙 지역에서는 하천 교통이 주요 이동 및 물자 수송 수단이다.
- 철도: 총연장 116 order=flip의 철도가 있으나, 모두 광석 운송 전용으로 사용되며 일반 여객 및 화물 운송에는 사용되지 않는다.
최근 석유 개발로 인한 경제 성장과 함께 교통 인프라 개선에 대한 투자가 증가하고 있으나, 광대한 국토와 험준한 지형으로 인해 현대화에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11.2. 전력
가이아나의 전력 부문은 국영 기업인 가이아나 전력청(Guyana Power and Light, GPL)이 발전, 송전, 배전을 거의 독점하고 있다. 총 발전 설비 용량은 약 226MW(메가와트)이며, 대부분 디젤 발전에 의존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국제 유가 변동에 취약하고 발전 비용이 높은 편이다.
전력 공급은 불안정하며, 특히 수도 조지타운을 포함한 해안 지역에서도 잦은 정전과 전압 불안정 문제가 발생한다. 내륙 지역의 전력 접근성은 매우 낮으며, 많은 지역이 전력 공급 없이 생활하거나 소규모 자가 발전에 의존하고 있다.
가이아나는 수력 발전 및 사탕수수 부산물(바가스)을 이용한 바이오매스 발전 잠재력이 크지만, 개발은 더딘 상황이다. 정부는 전력 공급 안정화와 재생 에너지 비중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아마일라 폭포 수력 발전 프로젝트 등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했으나 재정 및 환경 문제로 지연되거나 중단되기도 했다. 최근 석유 수입 증가로 에너지 인프라 개선 투자가 기대되고 있다.
12. 문화
가이아나의 문화는 인도, 아프리카, 유럽(특히 영국과 네덜란드), 중국, 포르투갈, 그리고 원주민 문화가 복합적으로 융합된 독특한 다문화적 특징을 지닌다. 이러한 다양성은 언어, 종교, 음식, 음악, 축제 등 사회 전반에 걸쳐 나타난다. 지리적으로는 남아메리카에 속하지만, 역사적 배경으로 인해 문화적으로는 영어권 카리브해 국가들과 매우 유사하다.
12.1. 문화적 특징
가이아나의 문화적 정체성은 다양한 이민 집단이 각자의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형성되었다. 인도계는 힌두교와 이슬람교 전통, 음식(커리, 로티 등), 음악, 축제(디왈리, 파그와 등)를 보존하고 있으며, 아프리카계는 기독교 전통과 함께 구전 문화, 음악(칼립소, 소카 등), 춤 등을 발전시켰다. 원주민들은 고유의 언어, 신앙, 공예 기술, 자연 지식 등을 계승하고 있다.
영국 식민 통치의 영향으로 영어와 영국식 교육 제도, 크리켓과 같은 스포츠, 법률 및 행정 시스템 등이 깊숙이 자리 잡았다. 이러한 다양한 문화 요소들이 혼합되어 가이아나만의 독특하고 활기찬 문화 경관을 이루고 있다. 사회적으로는 인종 간의 구분이 여전히 존재하며, 이는 정치 및 사회생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12.2. 주요 행사 및 축제
가이아나의 공휴일과 축제는 다양한 민족적, 종교적 배경을 반영한다.
- 마슈라마니 (Mashramani): 매년 2월 23일 공화국 선포일을 기념하는 국가 최대 축제이다. '마슈라마니'는 원주민 언어로 "성공적인 공동 작업 후의 축하"를 의미한다. 화려한 가장 행렬, 음악 경연, 춤, 음식 축제 등이 펼쳐진다.
- 파그와 (Phagwah): 힌두교 봄 축제로, 인도력에 따라 보통 3월에 열린다. 홀리(Holi)라고도 불리며, 사람들이 서로에게 색색의 가루나 물감을 뿌리며 즐거움과 새로운 시작을 축하한다.
- 디왈리 (Diwali): 힌두교 빛의 축제로, 보통 10월이나 11월에 열린다. 집집마다 등불(디야)을 밝히고 불꽃놀이를 하며 악을 물리치고 선의 승리를 기념한다.
- 이드 알피트르 (Eid-ul-Fitr) 및 이드 알아드하 (Eid-ul-Adha): 이슬람교의 주요 축제로, 달력에 따라 날짜가 정해진다. 특별 기도와 함께 가족 및 이웃과 음식을 나누며 축하한다.
- 부활절 (Easter): 기독교의 중요한 축제로, 금요일부터 월요일까지 연휴로 지정된다. 연날리기가 부활절의 독특한 풍습 중 하나이다.
- 기타: 새해 첫날(1월 1일), 노동절(5월 1일), 인도인 도착 기념일(5월 5일), 독립기념일(5월 26일), 카리콤의 날(7월 첫째 월요일), 해방 기념일(8월 1일, 노예 해방 기념), 크리스마스(12월 25일), 박싱 데이(12월 26일 또는 27일) 등이 공휴일로 지정되어 있다.
12.3. 스포츠

가이아나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는 크리켓이다. 가이아나는 국제 크리켓 경기에서 서인도 제도 대표팀(West Indies cricket team)의 일원으로 참가한다. 많은 가이아나 출신 선수들이 서인도 제도 대표팀에서 활약했으며, 국내 리그도 활발하게 운영된다. 2007년 크리켓 월드컵 당시 조지타운 인근의 프로비던스 스타디움에서 경기가 열리기도 했다.
축구도 인기 있는 스포츠 중 하나이며, 가이아나 축구 국가대표팀(애칭 '골든 재규어스')은 북중미카리브 축구 연맹(CONCACAF) 소속으로 국제 대회에 참가한다. 2019년 CONCACAF 골드컵에 처음으로 본선 진출하기도 했다. 국내 리그로는 GFF 엘리트 리그가 있다.
그 외에 농구, 배구, 육상 경기, 권투 등도 즐겨 하는 스포츠이다. 권투는 가이아나가 올림픽에서 유일하게 메달을 획득한 종목이기도 하다(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 동메달). 경마도 5개의 경마장에서 열린다.
12.4. 음식
가이아나 음식은 인도, 아프리카, 중국, 포르투갈, 영국, 그리고 원주민의 요리 전통이 혼합된 독특한 퓨전 스타일을 자랑한다. 다양한 향신료와 신선한 현지 재료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요리는 다음과 같다.
- 페퍼팟 (Pepperpot): 가이아나의 국민 요리로 여겨지며, 주로 특별한 날이나 크리스마스에 먹는다. 소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등을 카사레프(cassareep, 카사바에서 추출한 검은 액체), 계피, 정향 등의 향신료와 함께 천천히 끓여 만든 스튜이다. 빵과 함께 먹는다.
- 로티 (Roti)와 커리 (Curry): 인도계 이민자들의 영향으로 널리 퍼진 음식이다. 얇게 구운 밀가루 빵인 로티에 다양한 종류의 커리(닭고기, 소고기, 염소고기, 새우, 채소 등)를 곁들여 먹는다.
- 쿠크업 라이스 (Cook-up Rice): 쌀에 완두콩이나 검은콩, 코코넛 밀크, 그리고 닭고기, 소고기, 염장 생선 등 다양한 재료를 넣어 함께 끓여 만든 요리이다. 한 솥 요리로 간편하게 만들 수 있어 인기가 많다.
- 메템지 (Metemgee): 코코넛 밀크를 기본으로 한 스튜로, 카사바, 얌, 플랜틴 바나나, 고구마 등의 뿌리채소와 옥수수 가루로 만든 덤플링(duff)을 넣어 끓인다. 때로는 생선이나 염장 고기를 추가하기도 한다.
- 기타: 중국식 볶음밥(fried rice)과 차우멘(chow mein), 포르투갈식 마늘 돼지고기(garlic pork), 원주민식 카사바 브레드(cassava bread) 등도 즐겨 먹는다. 신선한 열대 과일과 생선 요리도 풍부하다. 럼은 가이아나의 대표적인 술이다.
12.5. 주요 명소
가이아나는 풍부한 자연환경과 독특한 역사적 건축물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 세인트 조지 대성당 (St. George's Cathedral): 수도 조지타운에 위치한 세계에서 가장 높은 목조 성공회 성당 중 하나로, 19세기에 지어진 아름다운 고딕 양식 건축물이다.
- 국회의사당 (Parliament Building): 조지타운에 위치하며, 1834년에 완공된 식민지 시대 건축물이다. 현재 가이아나 국민의회가 사용하고 있다.
- 스타브룩 시장 (Stabroek Market): 조지타운의 랜드마크 중 하나로, 19세기에 지어진 독특한 주철 구조의 대형 시장이다. 시계탑이 특징적이며, 현지인들의 생활 모습을 엿볼 수 있는 활기찬 장소이다.
- 카이에투르 국립공원 (Kaieteur National Park): 세계적으로 유명한 카이에투르 폭포를 중심으로 한 국립공원이다. 때묻지 않은 열대 우림과 풍부한 생물 다양성을 자랑한다.
- 셸 비치 (Shell Beach): 북서부 대서양 연안에 약 140 km에 걸쳐 펼쳐진 해변으로, 수백만 개의 작은 조개껍데기로 이루어져 있다. 장수거북을 비롯한 4종의 바다거북이 산란하는 중요한 서식지이다.
- 로라이마산 (Mount Roraima): 브라질, 베네수엘라 국경에 걸쳐 있는 거대한 탁상 지형(테푸이) 산으로, 독특한 생태계와 장엄한 경관으로 유명하다. 등반가들에게 인기 있는 도전 코스이다.
- 이워크라마 열대우림 (Iwokrama Rainforest): 약 3710 km2에 달하는 광대한 열대우림 보호구역으로, 국제적인 연구 및 생태 관광의 중심지이다.
- 우마나 야나 (Umana Yana): 조지타운에 위치한 원주민 전통 가옥(베납, benab) 형태의 건축물로, 1972년 비동맹 외무장관 회의를 위해 지어졌다. 국가 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 데메라라 하버 브리지 (Demerara Harbour Bridge): 세계에서 가장 긴 부교 중 하나로, 데메라라강을 가로질러 조지타운과 서안을 연결한다.
- 베르비스 브리지 (Berbice Bridge):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긴 부교로, 버비스강을 가로지른다.
- 프로비던스 스타디움 (Providence Stadium): 2007년 크리켓 월드컵을 위해 건설된 가이아나 최대의 스포츠 경기장이다.
- 아서 청 컨퍼런스 센터 (Arthur Chung Conference Centre): 중국 정부의 선물로 지어진 현대적인 회의 시설이다.
- 타쿠투강 다리 (Takutu River Bridge): 가이아나의 레템과 브라질의 본핌을 연결하는 국경 다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