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가봉 공화국(프랑스어: République gabonaise 레퓌블리크 가보네즈), 약칭 가봉(Gabon가봉프랑스어)은 중앙아프리카 서쪽 해안, 적도상에 위치한 국가이다. 북서쪽으로는 적도 기니, 북쪽으로는 카메룬, 동쪽과 남쪽으로는 콩고 공화국과 국경을 접하며, 서쪽으로는 기니만과 대서양에 면해 있다. 국토 면적은 약 27.00 만 km2이며, 2021년 기준 인구는 약 234만 명이다. 수도이자 가장 큰 도시는 리브르빌이다. 가봉은 해안 평야, 내륙의 산악 지대(크리스탈 산맥과 샤이유 산맥), 동부의 사바나 지형으로 이루어져 있다. 공용어는 프랑스어이다.
가봉의 초기 거주민은 피그미족이었으며, 14세기부터 반투족 계열의 이주민들이 정착하기 시작했다. 19세기 후반 프랑스의 식민지가 되었으며, 1960년 8월 17일 프랑스로부터 독립했다. 독립 이후 레옹 음바, 오마르 봉고, 알리 봉고 온딤바로 이어지는 세 명의 대통령이 통치하였으며, 특히 봉고 부자(父子)의 장기 집권이 이어졌다. 1990년대 다당제 민주주의 헌법을 도입했으나, 가봉 민주당(PDG)이 계속 집권하다가 2023년 쿠데타로 봉고 정권이 막을 내리고 군사 과도 정부가 들어섰다.
가봉은 개발도상국으로 분류되며, 인간 개발 지수(HDI)는 123위(2022년 기준)이다. 1인당 국민 소득 면에서는 아프리카에서 부유한 국가 중 하나이지만, 인구의 상당수는 빈곤 상태에 놓여 있다. 이는 석유 및 외국인 투자로 인한 부가 일부 계층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석유와 망간, 목재 등이 주요 수출품이며, 경제 다각화가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국토의 약 89%가 숲으로 덮여 있어 풍부한 생물 다양성을 자랑하며, 다수의 국립공원을 통해 자연 보전에 힘쓰고 있다. 가봉은 유엔, 아프리카 연합, 이슬람 협력 기구, 영연방 등의 국제기구 회원국이다.
2. 역사
가봉의 역사는 선사 시대의 초기 정착민부터 시작하여, 유럽 세력과의 교류, 프랑스 식민 통치기를 거쳐 현대 국가로 발전해 온 과정을 포함한다. 초기에는 피그미족이 거주했으며 이후 반투족이 이주해왔고, 유럽인들의 도래 이후 프랑스의 식민 통치를 받다가 독립하여 현대 국가를 이루었다.
2.1. 식민 시대 이전
가봉 지역의 최초 거주민은 피그미족으로, 이들은 이후 이주해 온 반투족 계열 부족들에게 대체되거나 흡수되었다. 14세기부터 반투족의 대규모 이주가 시작되었으며, 이들이 현재 가봉 인구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여러 부족의 조상이 되었다. 1470년대에 포르투갈인이 처음으로 가봉 해안에 도달했으며, 이후 네덜란드, 영국, 프랑스 상인들이 교역을 위해 방문했다. 가봉이라는 이름은 포르투갈어로 "선원용 외투"를 의미하는 "가방(Gabão)"에서 유래했는데, 이는 수도 리브르빌 인근 코모강 하구의 모양이 선원용 외투의 후드와 비슷했기 때문이라고 전해진다.
17세기경에는 미에네어를 사용하는 부족들이 오룽구 왕국을 세워 교역 중심지로 발전했다. 오룽구 왕국은 노예와 상아 등을 유럽인들과 교역하며 번성했으나, 1870년대 노예 무역이 쇠퇴하면서 함께 몰락했다. 이 시기 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여러 부족 국가들이 형성되었으나, 내륙 지역은 유럽 세력의 직접적인 영향을 덜 받았다.
2.2. 프랑스 식민 통치


19세기 후반, 프랑스는 가봉 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기 시작했다. 1815년 노예 무역이 공식적으로 폐지된 이후에도 프랑스는 이 지역에 대한 권익을 유지했으며, 1849년에는 해방된 노예들을 위한 정착지로 리브르빌을 건설하여 교두보로 삼았다. 프랑스 탐험가 피에르 사보르냥 드 브라자는 1875년에서 1878년 사이 가봉-콩고 지역 탐험을 이끌었으며, 1880년에는 내륙에 프랑스빌을 건설하는 등 프랑스의 진출을 주도했다. 이후 그는 식민지 총독을 역임하기도 했다. 1885년 베를린 회의를 통해 프랑스는 가봉 지역에 대한 지배권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고, 공식적으로 점령했다.
1905년에는 콩고에서 분리되어 가봉 식민지가 성립되었으며, 1910년 가봉은 프랑스령 적도 아프리카 연방의 한 영토가 되었다. 이 연방은 1958년까지 존속했다. 가봉과 주변 식민지 간의 경계는 여러 차례 변경되었으나, 1946년 오트오고웨주가 콩고로부터 가봉으로 편입되면서 오고웨강과 콩고강 유역의 분수계를 경계로 하는 현재의 영역이 대체로 확정되었다. 1920년대까지 프랑스의 식민 정책은 특허 회사를 통한 착취적인 성격이 강했으며, 동화 정책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알베르트 슈바이처가 랑바레네에서 의료 및 선교 활동을 펼친 것도 이 시기이다. 1930년대부터 식민지 정부 주도로 점진적인 개발이 이루어졌으나, 경제 및 교육 분야의 발전은 매우 더뎠다. 제2차 세계 대전 중 가봉 식민지는 다른 적도 아프리카 식민지들과 마찬가지로 초기에 자유 프랑스 지지를 선언했다. 연합군은 비시 프랑스를 지지하는 식민 행정부를 전복시키기 위해 가봉 전투를 벌여 이 지역을 장악했다.
1946년 가봉은 프랑스 의회에 의석을 확보했으며, 적도 아프리카 대평의회와 가봉 영역 의회가 설립되었다. 이 시기 가봉에서는 레옹 음바가 이끄는 아프리카 민주 연합 계열의 친프랑스 성향 정당인 가봉 민주 블록(BDG, 이후 가봉 민주당(PDG)으로 발전)과 장일레르 오바메가 이끄는 사회주의 성향의 반프랑스 정당인 가봉 민주사회동맹(UDSG) 간의 양당 체제가 형성되었다. 특히 적도 아프리카 전체의 연방 구성 문제에서 양측은 대립했는데, 오바메는 연방 구상을 지지한 반면 음바는 부유한 가봉이 다른 식민지에 착취될 것이라며 강력히 반대하여 결국 연방 구상은 무산되었다. 1958년 11월 28일, 가봉은 프랑스 공동체 내 자치 공화국이 되었으며, 레옹 음바가 정부 수반이 되었다.
2.3. 독립 이후
1960년 프랑스로부터 독립한 이후 가봉은 세 명의 대통령을 거치며 정치적 변화와 경제 발전을 경험했다. 초기에는 레옹 음바 대통령의 통치 하에 국가 체제를 구축했으나 권위주의적 통치로 비판받았다. 이후 오마르 봉고 대통령이 장기 집권하며 석유 경제를 기반으로 한 발전을 이루었지만, 역시 권위주의와 부정부패 문제가 제기되었다. 그의 아들 알리 봉고 온딤바가 대통령직을 승계했으나, 2023년 군사 쿠데타로 봉고 가문의 통치는 막을 내리고 과도 정부가 수립되었다.
2.3.1. 레옹 음바 정부 (1960년 ~ 1967년)
1960년 8월 17일 가봉은 완전한 독립을 달성했다. 1961년 레옹 음바가 초대 대통령으로 선출되었으며, 오마르 봉고 온딤바가 부통령이 되었다. 음바 대통령은 집권 후 언론을 탄압하고 정치적 시위를 금지했으며, 표현의 자유를 제한했다. 또한 다른 정당들을 점진적으로 권력에서 배제시키고 프랑스식으로 헌법을 개정하여 대통령에게 권력을 집중시켰다. 1963년에는 경쟁자였던 장일레르 오바메와의 연립 정부가 해체되었다. 1964년 1월, 음바 대통령이 일당제를 도입하기 위해 국민의회를 해산하자, 군부가 그를 축출하고 의회 민주주의를 복원하기 위한 쿠데타를 시도했다. 그러나 프랑스 공수부대가 24시간 이내에 개입하여 음바를 대통령직에 복귀시켰다. 며칠간의 교전 끝에 쿠데타는 실패로 돌아갔고 반대파는 투옥되었으며, 이에 항의하는 시위와 폭동이 발생했다. 프랑스 정부는 국제적인 비난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개입을 강행했으며, 프랑스군은 수도 외곽의 드골 기지에 주둔을 계속했다. 이러한 사건은 가봉의 주권과 민주주의 발전에 대한 심각한 도전으로 평가되며, 음바 정권의 권위주의적 통치를 더욱 강화하는 결과를 낳았다.
2.3.2. 오마르 봉고 정부 (1967년 ~ 2009년)

1967년 레옹 음바 대통령이 사망하자, 부통령이었던 오마르 봉고 온딤바가 대통령직을 승계했다. 1968년 3월, 봉고는 기존의 가봉 민주 블록(BDG)을 해산하고 새로운 단일 정당인 가봉 민주당(PDG)을 창설하여 가봉을 일당제 국가로 선포했다. 그는 이전의 정치적 소속과 관계없이 모든 가봉 국민의 참여를 독려했다. 봉고는 PDG를 과거 가봉 정치를 분열시켰던 지역적, 부족적 경쟁 관계를 통합하고 정부의 개발 정책을 지지하는 단일 국민 운동을 구축하는 도구로 활용하고자 했다. 이러한 일당제 체제는 민주주의 발전을 저해하고 권력 집중을 심화시켰다는 비판을 받았다. 봉고는 1975년 2월 대통령으로 선출되었고, 같은 해 4월에는 부통령직을 폐지하고 자동 승계권이 없는 총리직으로 대체했다. 그는 1979년 12월과 1986년 11월에도 7년 임기의 대통령으로 재선되었다.
1990년 경제적 불만과 정치 자유화에 대한 요구로 학생과 노동자들의 시위와 파업이 발생했다. 노동자들의 불만에 대응하여 봉고 대통령은 부문별 협상을 통해 임금 인상 등의 양보를 했다. 또한 PDG를 개방하고 가봉의 미래 정치 체제를 논의하기 위해 1990년 3-4월에 국민 정치 회의를 개최할 것을 약속했다. PDG와 74개의 정치 단체가 이 회의에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집권 PDG 및 동맹 세력과, 분리된 모레나 근본파 및 가봉 진보당으로 구성된 야당 연합 전선으로 나뉘었다.
1990년 4월 회의에서는 국립 원로원 창설, 예산 과정의 분권화, 집회 및 언론의 자유, 출국 비자 요건 폐지 등 정치 개혁안이 승인되었다. 다당제 민주주의로의 정치 체제 전환을 이끌기 위해 봉고는 PDG 당수직에서 사임하고 새로운 총리 카지미르 오예음바가 이끄는 과도 정부를 구성했다. 가봉 사회민주주의 그룹(RSDG)으로 불린 이 정부는 이전 정부보다 규모가 작았으며, 일부 야당 대표들이 내각에 포함되었다. RSDG는 1990년 5월 기본적인 권리장전과 독립적인 사법부를 규정하면서도 대통령에게 강력한 행정권을 유지하는 임시 헌법을 기초했다. 이 문서는 헌법 위원회와 국민의회의 추가 검토를 거쳐 1991년 3월 발효되었다. 1991년 의회는 새 헌법을 채택하고 다당제 선거로 전환했다.
1990년 4월 회의 이후에도 PDG에 대한 반대는 계속되었고, 1990년 9월에는 두 차례의 쿠데타 시도가 발각되어 저지되었다. 야당 지도자의 사망 이후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거의 30년 만에 첫 다당제 국민의회 선거가 1990년 9-10월에 실시되었고, PDG가 과반수를 차지했다.
1993년 12월 대선에서 오마르 봉고 대통령이 51%의 득표율로 재선되자 야당 후보들은 선거 결과의 정당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시민 소요와 폭력적인 진압 사태 이후 정부와 야당 세력 간의 정치적 해결을 위한 협상이 이루어졌고, 이는 1994년 11월 파리 협정으로 이어졌다. 이 협정에 따라 일부 야당 인사들이 국민 통합 정부에 포함되었으나, 이 협정은 곧 깨졌다. 1996년과 1997년의 입법 및 지방 선거는 다시 정파 간 갈등의 배경이 되었다. PDG는 입법 선거에서 승리했고, 1997년 지방 선거에서는 리브르빌을 포함한 일부 도시에서 야당 시장이 선출되었다. 분열된 야당에 직면한 오마르 봉고 대통령은 1998년 12월 대선에서 쉽게 재선되었다. 일부 반대파는 부정 선거라고 비판했지만, 일부 국제 관측통들은 많은 결함에도 불구하고 결과가 대표성을 갖는다고 평가했다. 2001년- 2002년에 실시된 입법 선거는 다수의 소규모 야당이 보이콧했으며 행정적 미숙함으로 비판받았고, PDG와 연계된 무소속 의원들이 지배하는 국민의회를 구성했다. 2005년 11월 오마르 봉고 대통령은 6번째 임기로 선출되었다. 그는 재선에 성공했지만, 반대파는 투표 과정에 부정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의 승리 발표 후 일부 폭력 사태가 발생했다. 2006년 12월 국민의회 선거가 치러졌다. 투표 부정으로 인해 일부 의석이 헌법재판소에 의해 무효화되었고, 2007년에 이어진 재선거 결과 PDG가 통제하는 국민의회가 구성되었다. 봉고 대통령의 장기 집권은 정실주의 네트워크를 통해 권력을 안정화시켰다는 비판을 받으며, 프랑사프리크(Françafrique, 프랑스와 아프리카 식민지였던 국가들 간의 신식민주의적 관계를 비판하는 용어)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2.3.3. 알리 봉고 온딤바 정부 (2009년 ~ 2023년)

2009년 6월 8일 오마르 봉고 대통령이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한 병원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하면서 가봉은 정치적 전환기를 맞았다. 개정 헌법에 따라 로즈 프랑신 로공베 상원의장이 2009년 6월 10일 임시 대통령직을 맡았다. 같은 해 8월 30일 치러진 대통령 선거는 오마르 봉고가 후보로 나서지 않은 가봉 역사상 첫 선거였다. 오마르 봉고의 아들이자 집권당 지도자인 알리 봉고 온딤바를 포함한 18명의 후보가 난립한 이 선거는 국내외의 큰 관심을 받았다. 헌법재판소의 3주간의 심사 끝에 알리 봉고가 공식적으로 승자로 선언되었고, 2009년 10월 16일 취임했다. 그러나 그의 승리 발표는 일부 야당 후보들의 회의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고, 전국적으로 산발적인 시위가 발생했다. 특히 포르장티에서는 선거 부정 의혹으로 인해 폭력 시위가 벌어져 4명이 사망하고 프랑스 영사관과 지역 교도소가 공격받는 등 상당한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이후 보안군이 배치되었고 3개월 이상 통행금지령이 유지되었다. 이러한 과정은 봉고 가문의 권력 세습에 대한 비판과 함께 민주주의 정착에 대한 우려를 낳았다.
2010년 6월, 부분적인 입법 보궐선거가 실시되었고, 오마르 봉고 사망 후 집권 PDG당에서 탈당한 이들이 주축이 된 국민연합(UN) 연립정당이 등장했다. 5개 의석을 놓고 치러진 이 선거에서 PDG와 UN 모두 승리를 주장하며 대통령직 전환 이후 지속된 정치적 긴장을 드러냈다.
2016년 가봉 대통령 선거는 논란이 많았으며, 공식 결과는 "매우 근소한 차이"로 발표되었다. 수도에서 시위가 발생했고, 대통령 경호대에 의한 야당 본부 폭격 의혹 등 탄압이 자행되었다. 보안군에 의해 50명에서 100명의 시민이 사망하고 1,000명이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 관측통들은 일부 지역구에서 비정상적으로 높은 투표율이 보고되는 등 부정행위를 비판했다. 가봉 대법원은 일부 의심스러운 선거구를 기각했으나 투표용지는 파기되었다. 선거는 현직 온딤바 대통령의 승리로 선언되었다. 유럽 의회는 선거의 불분명한 결과와 인권 침해에 대한 조사를 촉구하는 두 건의 결의안을 발표했다.
2019년 1월, 군인들이 알리 봉고 대통령에 대한 쿠데타를 시도했다. 초기 불안에도 불구하고 쿠데타는 결국 실패했지만, 가봉 정치 안정의 지속적인 도전을 부각시켰다. 이러한 정치적 불안정 속에서도 가봉은 국제 무대에서 중요한 성과를 거두었다. 2021년 6월, 삼림 벌채 및 황폐화로 인한 배출량 감소에 대한 대가를 받는 최초의 국가가 되었다. 또한 2022년 6월, 가봉은 토고와 함께 영연방에 가입하여 다자간 참여와 협력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
2.3.4. 2023년 쿠데타와 과도 정부
2023년 8월 총선에서 알리 봉고 온딤바 대통령이 3선에 성공했다는 발표 직후, 군 장교들은 쿠데타를 통해 권력을 장악하고 선거 결과를 무효화했다고 발표했다. 그들은 또한 사법부, 의회, 헌법재판소를 포함한 국가 기관을 해산시켰다. 이는 2020년 이후 이 지역에서 발생한 8번째 군사 개입으로, 민주적 안정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켰다.
2023년 8월 31일, 55년간 지속된 봉고 가문의 통치를 종식시킨 군 장교들은 브리스 올리귀 응게마 장군을 국가 과도 지도자로 지명했다. 2023년 9월 4일, 응게마 장군은 가봉의 임시 대통령으로 취임하며 자유 선거를 약속했으나 구체적인 일정은 제시하지 않았다. 그의 과도 정부는 부패 척결과 경제 개혁을 약속했으며, 전 정부의 일부 인사들을 부패 혐의로 체포했다.
2024년 11월, 가봉 정부를 개혁하는 새로운 헌법에 대한 국민투표가 승인되었다. 과도 정부는 또한 진행 중인 부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광범위한 계획의 일환으로 미국 및 프랑스 지도자들에게 가봉이 서방 세계의 동맹국이 될 것이라고 확약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쿠데타 이후 국제 사회의 인정을 얻고 경제적 지원을 확보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군사 정부 하에서의 민주주의 회복과 인권 상황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
3. 정치
가봉은 대통령 중심제 공화국으로, 1961년 헌법(1975년 개정, 1991년 재작성, 2003년 개정)에 따라 운영되어 왔으며, 2023년 쿠데타 이후 군사 과도 정부가 집권 중이다. 주요 정부 구조, 의회 구성, 활동 정당 및 선거, 그리고 행정 구역은 가봉의 정치 체제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요소들이다.
3.1. 정부 구조
가봉은 대통령 중심제 공화국으로, 대통령은 국가 원수이자 행정부 수반으로서 강력한 권한을 행사한다. 대통령은 국민 직접 선거로 선출되며, 임기는 7년이다. 2003년 헌법 개정으로 대통령의 연임 제한이 철폐되었으나, 이는 오마르 봉고 대통령의 장기 집권을 위한 조치라는 비판을 받았다. 대통령은 총리, 내각 구성원, 그리고 독립적인 대법원 판사를 임명하고 해임할 권한을 가진다. 또한 국민의회 해산, 계엄령 선포, 법안 발효 연기, 국민투표 실시 등의 권한도 보유한다.
총리는 대통령이 임명하며, 주로 행정 실무를 담당하고 대통령의 정책을 보좌한다. 내각은 총리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각 부처 장관들로 구성되며, 대통령과 총리의 지휘 하에 국가 정책을 집행한다. 2023년 쿠데타 이후 수립된 과도 정부에서는 임시 대통령이 이러한 권한을 행사하고 있으며, 향후 민정 이양 과정에서 정부 구조의 변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3.2. 의회
가봉의 의회는 양원제로, 국민의회(하원)와 원로원(상원)으로 구성된다. 국민의회는 총 143석(이전 120석)으로, 의원은 국민 직접 선거를 통해 선출되며 임기는 5년이다. 원로원은 총 102석으로, 지방 의회와 지역 의회 의원들에 의해 선출되며 임기는 6년이다. 원로원은 1990-1991년 헌법 개정 과정에서 창설이 결정되었으나, 1997년 지방 선거 이후에야 실제로 구성되었다. 원로원 의장은 대통령 승계 서열에서 다음 순위를 차지한다.
의회는 법률안 심의 및 의결, 예산 심의, 정부 활동 감독 등의 기능을 수행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대통령의 강력한 권한과 집권당의 의회 장악으로 인해 행정부에 대한 견제 기능이 미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2023년 쿠데타로 의회는 해산되었으며, 과도 정부 체제 하에서 새로운 의회 구성 및 기능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3.3. 주요 정당 및 선거
가봉 민주당(Parti Démocratique Gabonais, PDG)은 가봉의 주요 정당으로, 오마르 봉고 대통령 시절부터 장기간 집권해왔다. PDG는 구 독재 정당이었으나, 1990년 다당제가 도입된 이후에도 의회 내에서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며 지배 정당의 위치를 유지해왔다. 주요 야당으로는 임업노동자국민연합(RNB), 가봉 진보당(PGP), 민주공화동맹(ADERE) 등이 있으나, 이들은 PDG에 비해 정치적 세력이 미약하거나 PDG에 우호적인 성향을 보여 실질적인 견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있다.
역대 주요 선거, 특히 대통령 선거는 종종 논란의 대상이 되어왔다. 1993년, 2016년, 그리고 2023년 대통령 선거에서는 야당과 국제 사회로부터 부정 선거 의혹이 제기되었으며, 이는 정치적 불안정과 사회적 갈등을 야기했다. 2016년 대선에서는 야당 단일 후보였던 장 핑이 알리 봉고 대통령에게 근소한 차이로 패배한 후 결과에 불복하며 시위를 벌였고, 이 과정에서 의회 방화 사건 등이 발생하기도 했다. 2023년 대선 결과 역시 군부 쿠데타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 이러한 선거 과정에서의 문제점들은 가봉 민주주의의 취약성을 드러내는 동시에 정치 지형 변화의 중요한 계기가 되어왔다. 2023년 쿠데타 이후 정당 활동은 일시적으로 중단되었으나, 향후 민정 이양 과정에서 새로운 정당 구도와 선거 제도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3.4. 행정 구역

가봉은 9개의 주(province)로 구성되며, 이들 주는 다시 총 50개의 현(department)으로 나뉜다. 대통령은 각 주의 주지사, 현의 현령(prefects), 그리고 하위 행정 단위인 부현령(subprefects)을 임명한다. 이는 중앙 정부의 지방 통제력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지만, 동시에 지방 자치 발전을 저해한다는 비판도 있다.
9개 주는 다음과 같다 (괄호 안은 주도):
# 에스튀에르주 (리브르빌) - 수도가 위치한 정치, 경제의 중심지이다.
# 오트오고웨주 (프랑스빌) - 망간 등 광물 자원이 풍부하며, 봉고 가문의 정치적 기반 지역 중 하나이다.
# 무아옌오고웨주 (랑바레네) - 알베르트 슈바이처 병원으로 유명하며, 오고웨강 중류에 위치한다.
# 응구니에주 (무일라) - 농업이 발달했으며, 다양한 민족이 거주한다.
# 냥가주 (치방가) - 남서부 해안에 위치하며, 농업과 어업이 이루어진다.
# 오고웨이빈도주 (마코쿠) - 국토 북동부에 위치하며, 광대한 열대우림 지역으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많이 남아있다.
# 오고웨롤로주 (쿨라무투) - 내륙 중앙에 위치하며, 농업과 임업이 주를 이룬다.
# 오고웨마리팀주 (포르장티) - 주요 항구 도시이자 석유 산업의 중심지이다.
# 월뢰은템주 (오옘) - 북부 내륙에 위치하며, 카메룬 및 적도 기니와 국경을 접한다.
각 주는 지리적, 경제적, 문화적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지방 행정 체계는 국가 발전과 국민 생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4. 대외 관계


가봉은 독립 이후 비동맹 정책을 표방하며 국제 문제에서 대화를 지지하고 분단 국가들의 양측을 모두 인정하는 외교 노선을 추구해왔다. 아프리카 내부 문제에 있어서는 혁명보다는 점진적 발전을 옹호하며, 규제된 민간 기업 활동이 신속한 경제 성장을 촉진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스템이라고 여긴다. 가봉은 차드, 중앙아프리카 공화국, 앙골라, 콩고 공화국, 콩고 민주 공화국, 부룬디 등 주변국의 분쟁 중재 노력에 참여해왔다. 1999년 12월, 봉고 대통령의 중재 노력을 통해 콩고 공화국(브라자빌)에서는 정부와 무장 반군 지도자들 대부분 간의 평화 협정이 체결되었다. 또한, 봉고 대통령은 지속적인 콩고 민주 공화국 평화 과정에 관여했으며, 코트디부아르 위기 중재에도 역할을 했다.
2023년 쿠데타 이후 과도 정부는 국제 사회의 인정을 얻고 고립을 피하기 위해 기존의 외교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협력 관계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2024년에는 서방 세계와의 동맹 관계를 강조하며 부채 위기 해결 및 경제 지원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4.1. 주요 국가와의 관계
가봉은 역사적으로 옛 식민 종주국인 프랑스와 매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이는 초대 음바 대통령 이래 친프랑스 성향의 대통령들이 집권하며 정치, 경제, 군사, 문화 등 다방면에 걸쳐 밀접한 협력 관계를 구축해온 결과이다. 프랑스는 가봉의 주요 개발 원조 공여국이자 투자국이며, 가봉 엘리트층 다수가 프랑스에서 교육받았다. 그러나 이러한 관계는 때때로 신식민주의적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미국과는 주로 경제 및 안보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발전시켜왔다. 가봉의 석유 자원에 대한 미국의 관심과 함께, 테러 방지 및 지역 안정 유지를 위한 군사 협력도 이루어지고 있다. 중국은 최근 몇 년간 가봉의 중요한 경제 파트너로 부상했다. 중국은 가봉의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으며, 원자재 수입을 늘리고 있다. 이러한 관계 심화는 가봉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한편,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대한 경계심도 낳고 있다.
대한민국과의 관계
가봉은 1962년 대한민국과 수교하였다. 1975년 오마르 봉고 대통령이 대한민국을 처음 방문한 이래, 1984년, 1996년, 2007년에도 방한하여 양국 간 우호 협력 관계를 다졌다. 가봉은 전통적으로 대한민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으며, 경제 개발 경험 공유 및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 가능성을 모색해왔다.
4.2. 국제 기구 활동
가봉은 유엔(UN) 및 그 전문 기구, 세계은행, 국제 통화 기금(IMF)의 회원국이다. 아프리카 대륙에서는 아프리카 연합(AU)의 창립 회원국이며, 중앙아프리카 경제 공동체(ECCAS/CEEAC), 중앙아프리카 경제통화공동체(CEMAC)의 회원국으로서 지역 통합과 경제 협력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이슬람 협력 기구(OIC)의 회원국이며, 비동맹 운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가봉은 1975년 석유 수출국 기구(OPEC)에 가입했으나 1995년 탈퇴했다가 2016년 재가입했다.
가봉은 2010년 1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 비상임이사국으로 선출되어 활동했으며, 2010년 3월에는 순회 의장국을 맡았다. 2022년에는 영국 식민지였던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토고와 함께 영연방에 가입하여 국제적 협력의 폭을 넓혔다. 그러나 2023년 쿠데타 이후 아프리카 연합에서는 회원 자격이 정지되었고, 영연방에서는 정상회의 참석 등이 제한되는 부분적 회원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다.
5. 군사
가봉 공화국군은 육군, 해군, 공군, 국가 헌병대, 그리고 경찰력으로 구성된 약 5,000명 규모의 전문 직업 군대이다. 이 외에 약 1,800명으로 구성된 대통령 경호대가 대통령의 안전을 책임진다. 주요 임무는 영토 방위, 국가 안보 유지, 그리고 국제 평화 유지 활동 참여 등이다. 국방 예산은 국가 경제 규모에 비해 적지 않은 편이며, 주로 프랑스와 미국 등 서방 국가들과의 군사 협력을 통해 장비 도입 및 훈련을 지원받고 있다. 프랑스는 전통적으로 가봉군에 대한 훈련 및 군사 고문 파견 등 중요한 역할을 해왔으며, 리브르빌 인근에 군사 기지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 또한 아프리카 파트너십 스테이션(APS) 프로그램 등을 통해 가봉 해군 및 해안 경비 능력 향상을 지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역 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주변 국가들과의 군사 협력도 강화하는 추세이다.
6. 지리

가봉은 중앙아프리카의 대서양 연안, 적도상에 위치하며, 북위 3도에서 남위 4도, 동경 8도에서 15도 사이에 걸쳐 있다. 국토 면적은 약 27.00 만 km2이다. 북서쪽으로는 적도 기니, 북쪽으로는 카메룬, 동쪽과 남쪽으로는 콩고 공화국과 국경을 접하며, 서쪽으로는 기니만과 대서양에 면한다. 국토의 약 89.3%(2015년 기준)가 숲으로 덮여 있어 열대우림이 광범위하게 분포한다.
국토 중앙부를 오고웨강이 서에서 동으로 관통하며 흐르고, 이 강 유역이 가봉의 주요 영역을 이룬다. 해안선 길이는 약 885km이다.
6.1. 지형 및 지질
가봉의 지형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첫째는 해안 평야로, 대서양 연안을 따라 너비 20 km에서 300 km에 이르는 저지대가 펼쳐져 있다. 이 해안 평야는 세계자연기금(WWF)의 대서양 적도 해안림 생태 지역의 일부를 형성하며, 적도 기니와의 국경을 이루는 무니강 하구를 포함한 여러 지역에 중앙아프리카맹그로브 숲이 발달해 있다.
둘째는 내륙의 산악 지형으로, 수도 리브르빌 북동쪽의 크리스탈산맥과 국토 중앙부의 샤이유산맥이 대표적이다. 샤이유산맥에는 가봉 최고봉인 이분지산(Mont Iboundji, 1575 m)이 솟아 있다. 이러한 산지들은 오고웨강의 여러 지류에 의해 침식되어 복잡한 계곡 지형을 이룬다.
셋째는 동부의 사바나 지형이다. 콩고 공화국과의 국경 지대는 산지로 이루어져 있으며, 대체로 오고웨강 유역과 콩고강 유역의 분수계를 따라 국경선이 설정되어 있다.
지질학적으로 가봉은 주로 안정적인 콩고 대륙괴에 속하는 시생누대 및 고원생대의 화성암과 변성암 기반암으로 이루어져 있다. 일부 지층은 20억 년 이상 된 것도 있다. 해양 탄산염암, 호성 및 육성 퇴적암, 그리고 지난 250만 년의 제4기 동안 형성된 미고결 퇴적물과 토양이 일부 암석 단위를 덮고 있다. 초대륙 판게아의 분열로 인해 열곡 분지가 생성되었고, 이 분지에 퇴적물이 쌓여 탄화수소를 형성하여 현재 가봉 석유 자원의 기반이 되었다. 또한, 가봉 서부 무나나 인근의 오클로 지역에는 약 20억 년 전에 활동했던 천연 핵분열로 지대가 존재하며, 이는 1970년대 프랑스 원자력 산업에 공급할 우라늄 채굴 과정에서 발견되었다. 가봉에는 백운암과 석회암 지대에 수백 개의 동굴이 있는 3개의 카르스트 지형 지역이 있으며, 내셔널 지오그래픽 탐험대가 2008년 여름 일부 동굴을 방문하여 기록했다.
6.2. 기후
가봉은 적도 부근에 위치하여 전형적인 열대기후를 나타낸다. 대부분의 지역이 열대몬순기후(Am) 또는 사바나 기후(Aw)에 속하며, 연중 고온 다습하다.
수도 리브르빌의 경우 연평균 기온은 약 26~27°C이며, 일교차나 연교차는 크지 않다. 연평균 강수량은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리브르빌의 경우 약 2500 mm에서 3000 mm에 이른다.
가봉의 기후는 크게 건기와 우기로 나뉜다. 주요 건기는 6월부터 8월까지이며, 짧은 건기가 12월 중순부터 1월 중순까지 나타나기도 한다. 주요 우기는 9월부터 5월까지이며, 특히 3월부터 5월 사이에 강수량이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열대성 기후는 풍부한 열대우림을 형성하는 주요 요인이지만, 동시에 말라리아와 같은 열대성 질병의 발생 환경을 제공하기도 한다.
6.3. 수계
가봉에서 가장 중요한 강은 오고웨강으로, 총 길이는 약 1200 km에 달한다. 오고웨강은 콩고 공화국 북서부에서 발원하여 가봉 국토의 대부분을 동에서 서로 가로질러 흐르며 포르장티 남쪽에서 대서양으로 유입된다. 오고웨강은 가봉의 주요 수자원이자 내륙 수운 교통로로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강 하구에는 넓은 삼각주가 발달해 있으며, 이 지역은 생태학적으로도 중요하다.
오고웨강 외에도 여러 지류들이 국토 전역에 걸쳐 발달해 있다. 북부에는 은템강, 코모강 등이 흐르며, 남부에는 응구니에강, 냥가강 등이 있다. 이러한 강들은 지역 주민들의 생활용수, 농업용수 공급원이며, 일부 지역에서는 수력 발전에도 이용된다.
가봉에는 큰 자연 호수는 드물지만, 해안가를 따라 여러 개의 석호(라군)가 발달해 있다. 이러한 석호들은 어업 자원과 함께 독특한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풍부한 수자원은 가봉의 다양한 생물 다양성을 유지하는 데 기여하며, 국가 경제 및 국민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6.4. 국립공원과 자연보호
가봉은 풍부한 자연환경과 생물 다양성 보전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02년 오마르 봉고 당시 대통령은 국토의 약 10%에 해당하는 지역을 국립공원 시스템으로 지정한다고 발표했으며, 현재 총 13개의 국립공원이 운영되고 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도 매우 높은 국토 대비 국립공원 면적 비율이다. 가봉 국립공원 관리청(Agence Nationale des Parcs Nationaux, ANPN)이 이들 국립공원의 관리와 운영을 담당한다.
대표적인 국립공원으로는 다음과 같은 곳들이 있다:
- 로앙고 국립공원: 해안가에 위치하며, 코끼리, 하마, 고릴라 등이 해변을 거니는 독특한 풍경으로 유명하다.
- 로페 국립공원: 유네스코 세계복합유산으로 지정된 '로페-오칸다 생태계와 잔존 문화 경관'의 일부로, 다양한 영장류와 함께 선사 시대 유적이 발견되었다.
- 이빈도 국립공원: 콩고폭포와 랑구에 바이(Langoué Baï)로 유명하며, 미지의 생물종이 다수 서식할 것으로 추정된다.
- 무칼라바-두두 국립공원: 일본 연구팀이 대형 유인원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곳으로, 고릴라와 침팬지의 중요한 서식지이다.
- 밍케베 국립공원: 가봉 북동부에 위치하며, 아프리카숲코끼리의 가장 큰 개체군이 서식하는 곳 중 하나이다.
이러한 국립공원들은 코끼리, 고릴라, 침팬지, 표범, 다양한 종류의 원숭이와 영양, 그리고 수많은 조류와 파충류, 양서류의 중요한 서식처를 제공한다. 가봉 정부는 생태관광을 육성하여 자연보전과 지역 경제 발전을 연계하려 노력하고 있으나, 불법 벌목, 밀렵, 광산 개발 등의 위협도 지속적으로 존재한다. 2018년 산림경관온전성지수에서 가봉은 평균 9.07/10점으로, 172개국 중 9위를 차지하여 산림 보전 상태가 매우 양호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6.5. 야생 동식물

가봉은 아프리카 대륙에서 생물 다양성이 매우 풍부한 국가 중 하나로, 국토의 대부분을 덮고 있는 열대우림은 수많은 야생 동식물의 서식처를 제공한다. 가봉의 우림은 아프리카에서 가장 빽빽하고 원시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곳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야생 동물: 가봉에는 약 198종의 포유류, 604종의 조류, 98종의 양서류, 그리고 95~160종의 파충류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야생 동물로는 다음이 있다:
- 아프리카숲코끼리(Loxodonta cyclotis): 가봉은 전 세계 아프리카숲코끼리 개체수의 절반 이상이 서식하는 중요한 피난처로, 특히 밍케베 국립공원에 많이 분포한다.
- 고릴라와 침팬지: 1983년 추정치로 고릴라는 약 28,000~42,000마리, 2003년 추정치로 침팬지는 약 27,000~64,000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로페 국립공원 내에는 이들을 연구하는 "고릴라 및 침팬지 연구소"가 있다.
- 기타 영장류: 맨드릴, 콜로부스원숭이, 게논 등 다양한 종류의 원숭이가 서식하며, 가봉 특산종인 가봉게논도 있다.
- 기타 포유류: 표범, 아프리카황금삵, 천산갑 (가봉천산갑 포함), 하마, 붉은강돼지, 다양한 종류의 듀이커영양 등이 있다. 검은표범은 가봉의 국가 상징 동물이기도 하다.
- 조류: 회색목바위새, 벌잡이새, 코뿔새 등 다채로운 조류가 관찰된다.
야생 식물: 가봉에는 10,000종 이상의 식물과 400종 이상의 나무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오쿠메나무는 가봉의 주요 수출용 목재로 유명하다. 그 외에도 마호가니, 에보니 등 가치 있는 목재 자원이 풍부하다. 가봉의 국화는 불꽃나무(Delonix regia)이다.
그러나 인구 증가와 개발로 인한 삼림 벌채와 밀렵은 이러한 풍부한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가봉 정부는 국립공원 확대 등을 통해 야생 동식물 보호에 힘쓰고 있다.
7. 경제
가봉 경제는 석유 및 기타 천연자원 수출에 크게 의존하여 1인당 GDP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높은 편에 속하지만, 심각한 소득 불균형과 빈곤 문제로 경제 다각화가 중요한 과제이다. 국가 경제는 주요 산업, 무역 패턴, 그리고 정부의 경제 정책과 직면 과제들로 특징지어진다.
7.1. 주요 산업
가봉 경제는 석유, 광업, 임업 등 1차 산업이 주도하고 있으며, 농업은 상대적으로 비중이 작다. 이러한 산업들은 국가 재정 수입과 수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경제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
7.1.1. 석유 및 광업
석유는 가봉 경제의 가장 중요한 기둥이다. 석유 수입은 정부 예산의 약 46%, 국내 총생산(GDP)의 43%, 수출의 81%를 차지한다(2010년 기준). 석유 생산량은 1997년 하루 37만 배럴로 정점을 찍은 후 감소 추세에 있으며, 일부 추정에 따르면 2025년경에는 고갈될 것으로 예상되어 석유 이후 시나리오에 대한 계획이 시작되고 있다. 2023년 기준 가봉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 약 20만 배럴이다. 주요 유전은 포르장티 남쪽 해상에 위치하며, 그롱댕 유전(Grondin Oil Field)은 1971년 발견된 주요 유전 중 하나이다.
석유 외에 중요한 광물 자원으로는 망간과 우라늄이 있다. 가봉은 세계적인 망간 생산국 중 하나로, 동부 모안다 지역에 대규모 망간 광산이 있다. 모안다 광산은 세계적으로도 풍부한 매장량을 자랑하며, 수출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서부 무나나 지역에서는 우라늄이 생산되어 수출되었으나, 현재는 생산량이 감소했다. 북동부 벨링가 지역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미개발 철광석 매장지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아직 본격적인 생산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7.1.2. 임업
석유 발견 이전까지 임업은 가봉 경제의 핵심이었다. 국토의 80% 이상이 산림으로 덮여 있어 목재 자원이 풍부하며, 특히 오쿠메나무는 합판 제조에 적합하여 주요 수출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그 외에도 마호가니 등 다양한 종류의 목재가 생산된다. 독립 초기 목재는 수출의 약 58%를 차지했으나, 석유 산업이 발전하면서 그 비중은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9년 기준 목재는 여전히 수출의 8.4%를 차지하는 중요한 산업이다.
정부는 지속 가능한 산림 관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가공되지 않은 원목 수출을 금지하고 국내 목재 가공 산업을 육성하려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불법 벌목과 산림 파괴는 여전히 문제로 남아 있다.
7.1.3. 농업
가봉의 농업은 주로 자급자족적인 성격이 강하며,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대적으로 작다. 노동 인구의 약 70%가 농업에 종사하지만, GDP 기여율은 낮은 편이다. 주요 농산물로는 카사바, 플랜틴 바나나, 얌, 옥수수 등 전통적인 식량 작물과 함께, 환금 작물로 코코아, 커피, 팜유 등이 재배된다.
그러나 국내 식량 생산량은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해 상당량의 식료품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농업 생산성을 높이고 식량 자급률을 향상시키는 것이 정부의 주요 과제 중 하나이다. 열악한 인프라와 전통적인 농업 방식이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7.2. 무역
가봉의 무역 구조는 천연자원 수출과 공산품 및 식료품 수입이라는 전형적인 개발도상국의 형태를 띤다.
주요 수출품은 단연 석유로, 전체 수출액의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그 뒤를 이어 목재와 망간이 중요한 수출 품목이다. 과거에는 우라늄도 주요 수출품이었으나 현재는 그 양이 줄었다.
주요 수입품은 기계류, 자동차, 식료품, 화학제품, 건축자재 등이다. 특히 국내 제조업 기반이 취약하여 대부분의 공산품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식량 자급률도 낮아 많은 식료품을 수입한다.
주요 교역 상대국은 역사적, 경제적 관계에 따라 변화해왔다. 전통적으로 옛 식민 종주국인 프랑스가 주요 교역 상대국이었으나, 최근에는 중국, 미국, 러시아 등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특히 중국은 가봉의 원자재 수입을 늘리고 인프라 투자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중요한 교역 파트너로 부상했다.
가봉 정부는 무역 다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여전히 소수의 천연자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7.3. 경제 정책 및 과제
가봉 정부는 석유 의존적인 경제 구조에서 벗어나 경제를 다각화하는 것을 최우선 정책 목표로 삼고 있다. 알리 봉고 온딤바 전 대통령은 "떠오르는 가봉(Gabon Emergent)"이라는 국가 발전 전략을 통해 녹색 가봉(환경 보호 및 지속 가능한 자원 관리), 서비스 가봉(서비스 산업 육성), 산업 가봉(제조업 및 가공 산업 발전)의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경제 다각화를 추진했다. 이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원목 수출 금지, 국영 석유 회사 설립 등의 조치가 취해졌다.
외국인 투자 유치 또한 중요한 경제 정책 중 하나이다. 정부는 투자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특히 인프라 개발, 관광, 농업 분야에서의 투자를 장려하고 있다. 그러나 관료주의, 부패, 열악한 인프라 등은 외국인 투자 유치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가봉 경제가 당면한 주요 과제는 다음과 같다:
- 소득 불균형 해소: 1인당 GDP는 높은 편이지만, 부의 분배가 매우 불평등하여 다수의 국민이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 상위 20%의 인구가 소득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반면, 약 3분의 1의 가봉 인구가 빈곤선 이하의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빈곤 감소: 높은 실업률, 특히 청년 실업률이 심각하며, 이는 사회 불안의 요인이 되기도 한다.
- 인프라 개선: 도로, 항만, 전력 등 기본적인 인프라가 여전히 부족하여 경제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 부패 척결: 부패는 공공 재정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외국인 투자를 위축시키는 주요 원인이다.
- 석유 고갈 대비: 석유 자원 고갈에 대비하여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
국제 통화 기금(IMF) 등 국제기구는 가봉 정부에 대해 예산 외 항목 지출 과다, 중앙은행 차입 과다, 민영화 및 행정 개혁 일정 지연 등을 비판해왔다. 가봉 정부는 IMF와 여러 차례 구제 금융 및 경제 지원 프로그램에 합의했으나, 재정 위기와 정치적 상황 변화로 인해 목표 달성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2023년 쿠데타 이후 과도 정부 역시 경제 안정과 개혁을 주요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8. 교통
가봉의 교통 시스템은 도로, 철도, 항공, 해운 등 다양한 수단을 포함하지만, 전반적으로 인프라가 부족하여 경제 발전과 국민 생활에 제약 요인이 되고 있다. 정부는 인프라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지리적 조건과 재정적 한계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 도로: 가봉의 도로망은 총 연장 약 9170 km에 달하지만, 이 중 포장된 도로는 약 937 km(2004년 기준)에 불과하다. 주요 도시 간 연결 도로는 비교적 잘 관리되고 있으나, 지방 도로나 우기철에는 통행이 어려운 구간이 많다. 수도 리브르빌과 주요 도시를 연결하는 국도가 주요 간선망 역할을 한다. 도시 간 이동에는 택시 버스(Taxi Bus)가 주로 이용된다.
- 철도: 가봉의 유일한 철도 노선은 트랜스가봉 철도(Trans-Gabon Railway)이다. 이 철도는 수도 리브르빌 외곽의 오웬도 항구에서 내륙의 프랑스빌까지 약 670 km 구간을 연결하며, 여객 및 화물 운송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내륙 지역에서 생산되는 목재와 망간 등 광물 자원을 수출항으로 운송하는 데 핵심적인 기능을 수행한다. 과거에는 모안다에서 콩고 공화국의 음빈다까지 세계에서 가장 긴 산업용 로프웨이인 COMILOG 로프웨이가 망간 광석을 운송했으나, 1986년 트랜스가봉 철도가 모안다까지 연장되면서 철도 운송으로 대체되어 폐지되었다.
- 항공: 가봉은 아프리카 국가들 중에서 비행장 밀도가 높은 편으로, 약 53개의 공항이 있으나 이 중 포장된 활주로를 갖춘 공항은 10여 개에 불과하다(2007년 기준). 주요 국제공항은 리브르빌 국제공항이며, 이 외에도 포르장티 국제공항, 프랑스빌 국제공항 등이 있다. 국내선 항공사들이 리브르빌과 지방 주요 도시를 연결하는 정기 항공편을 운항하고 있으나, 결항이나 지연이 잦은 편이다. 국영 항공사였던 에어 가봉 인터내셔널은 현재 운항을 중단한 상태이다.
- 해운: 가봉의 주요 항구는 포르장티와 오웬도이다. 포르장티는 석유 수출의 중심지이자 어업 기지이며, 오웬도 항구는 트랜스가봉 철도와 연결되어 목재, 망간 등 내륙 자원의 주요 수출항 역할을 한다. 오고웨강은 하구에서부터 내륙의 은졸레까지 바지선 운항이 가능하여, 식민지 시대부터 목재 등 물자 수송에 중요한 내륙 수로로 이용되어 왔다.
9. 인구와 사회
가봉은 약 234만 명(2021년 기준)의 비교적 적은 인구와 낮은 인구 밀도를 가진 국가로, 다양한 민족 구성, 프랑스어의 공용어 사용, 기독교 중심의 종교 분포가 특징이다. 국가의 사회적 측면은 인구 통계, 민족 구성, 언어 사용, 종교 현황, 교육 시스템, 그리고 보건 의료 체계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9.1. 인구

2021년 기준 가봉의 총인구는 약 234만 1천 명이다. 1950년 약 50만 명, 2000년 약 120만 명이었던 인구는 꾸준히 증가해왔다. 인구 증가율은 2010년~2015년 기간 동안 연평균 2.25%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국토 면적에 비해 인구가 적어 인구 밀도는 1km²당 약 8.7명(2021년 기준)으로 매우 낮다.
전체 인구의 약 87.2%(2015년 기준)가 도시에 거주하여 도시화율이 높은 편이다. 수도 리브르빌과 주요 경제 중심지인 포르장티에 인구가 집중되어 있다. 중위 연령은 21.4세(2015년 기준)로 매우 젊은 인구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높은 출산율과 상대적으로 낮은 평균 수명을 반영한다. 2023년 추정 기대수명은 약 67.4세이다. 역사적으로 1900년에서 1940년 사이에는 환경적 요인 등으로 인구가 감소하기도 했다.
연도 | 인구 (백만 명) |
---|---|
1950 | 0.5 |
2000 | 1.2 |
2021 | 2.341 |
9.2. 민족

가봉에는 약 40여 개의 다양한 민족이 거주하며, 대부분 반투족 계열이다. 이들은 각기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가지고 있으나, 오랜 기간 동안 교류하며 상호 영향을 주고받았다. 가장 큰 민족 집단은 북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거주하는 팡족(Fang)으로, 전체 인구의 약 28.6%(2000년 기준)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외 주요 민족으로는 남부의 푸누족(Punu, 약 10.2%), 은제비족(Nzebi, 약 8.9%), 에시라족(Eshira), 오밤바족(Obamba, 또는 Mbama), 두마족(Duma, 또는 Aduma), 미에네족(Myènè), 코타족(Kota), 아켈레족(Akele) 등이 있다. 북동부에는 피그미 계통의 바카족(Baka)과 봉고족(Bongo)도 소수 거주하고 있는데, 특히 바카족은 가봉에서 유일하게 비(非)반투 계열 언어를 사용하는 민족이다.
일부 민족은 가봉 전역에 흩어져 살고 있어 민족 간 접촉과 상호 작용, 그리고 통혼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점은 민족 간 갈등을 완화하는 데 기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약 1만 명에서 2만 명(이중 국적자 포함)의 프랑스인이 가봉에 거주하며, 이들은 경제 및 사회 분야에서 여전히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9.3. 언어
가봉의 공용어는 프랑스어이다. 1995년 헌법 제2조는 "가봉 공화국은 공식 업무 언어로 프랑스어를 채택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인구의 약 80%가 프랑스어를 구사할 수 있으며, 수도 리브르빌 거주민의 약 30%는 프랑스어를 모국어로 사용한다. 프랑스어는 교육, 행정, 언론, 비즈니스 등 공적 영역에서 주로 사용되며, 서로 다른 민족 집단 간의 의사소통을 위한 링구아 프랑카 역할도 한다.
프랑스어 외에도 각 민족은 고유한 반투어군 계열의 토착 언어를 사용한다. 2013년 인구 조사에 따르면, 가봉 인구의 63.7%가 가봉 토착 언어를 구사할 수 있으며, 이 비율은 농촌 지역(86.3%)이 도시 지역(60.5%)보다 높았다. 주요 토착 언어로는 팡어, 반자비어, 푸누어, 은제비어, 미에네어, 테케어, 코타어 등이 있다. 북동부의 바카족은 아다마와우방기어파에 속하는 바카어를 사용한다. 대부분의 가봉 국민은 프랑스어와 함께 자신의 민족 언어를 구사하는 이중 언어 사용자가 많다.
9.4. 종교
가봉에서 주로 신봉되는 종교는 기독교(가톨릭 및 개신교), 이슬람교, 그리고 전통적인 토착 신앙이다. 2015년 ARDA(Association of Religion Data Archives) 자료에 따르면, 인구의 약 79.1%가 기독교를 믿으며, 이 중 로마 가톨릭이 53.4%, 기타 기독교(주로 개신교)가 25.7%를 차지한다. 이슬람교도는 인구의 약 10.4%이며, 주로 수니파이다. 나머지 3.2%는 토착 전통 신앙(애니미즘 등)을 따르며, 약 6.0%는 기타 종교를, 1.4%는 특정 종교가 없거나 무응답으로 나타났다. 2012년 CIA 월드 팩트북 추정치는 기독교 82% (가톨릭 41.9%, 개신교 13.7%, 기타 기독교 32.4%), 이슬람교 6.4%, 토착 신앙 0.3%, 무종교/기타 5.3%로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많은 가봉인들이 기독교나 이슬람교를 믿으면서도 전통적인 토착 신앙의 요소를 함께 실천하는 혼합주의적 성향을 보이기도 한다. 특히 브위티(Bwiti)는 팡족을 중심으로 발전한 전통 신앙으로, 조상 숭배와 자연물 숭배, 그리고 환각 성분이 있는 이보가(iboga) 나무껍질을 사용하는 의식으로 알려져 있으며, 일부 기독교 요소와 결합되기도 한다. 가봉 헌법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며, 정부는 일반적으로 이러한 권리를 존중한다. 전 대통령 오마르 봉고는 이슬람교로 개종한 소수 무슬림 중 한 명이었다.
9.5. 교육
가봉의 교육 제도는 주로 옛 식민 종주국인 프랑스의 교육 제도의 영향을 받았다. 교육은 국가의 중요한 우선순위 중 하나로 간주되며, 석유 수입의 일부가 학교 건설, 교사 급여 지급, 교육 증진(농촌 지역 포함)에 사용되어 왔다. 교육은 교육부(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담당)와 고등교육혁신기술부(대학, 고등교육, 직업학교 담당)의 두 부처에서 관장한다.
교육법에 따라 만 6세부터 16세까지 의무 교육이 시행된다. 대부분의 가봉 어린이는 유아원(Crèche)이나 유치원(Jardins d'Enfants)을 거쳐 만 6세에 6년제 초등학교(École Primaire)에 입학한다. 다음 단계는 7년제 중등학교(École Secondaire)이다. 졸업 예정 연령은 19세이다. 졸업생들은 공과대학이나 경영대학원을 포함한 고등 교육 기관에 지원할 수 있다. 2012년 기준 15세 이상 인구의 문해율은 82%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주요 고등 교육 기관으로는 1970년에 설립된 리브르빌의 오마르 봉고 대학교가 있다. 그러나 학교 시설 유지 보수 미흡, 교사 급여 감소, 열악한 교육 관리 및 계획, 감독 부족, 자격 미달 교사, 과밀 학급 등의 문제가 교육 시스템의 질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2002년 초등 총취학률은 132%였으나, 2000년 순취학률은 78%였다. 2001년 기준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동의 69%만이 5학년까지 학업을 지속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6. 보건
가봉의 보건 의료 시스템은 공공 및 민간 부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옛 식민 종주국인 프랑스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1913년 알베르트 슈바이처 박사가 랑바레네에 설립한 병원은 가봉 의료 발전의 상징적인 존재이다. 1985년 기준으로 가봉에는 28개의 병원, 87개의 의료 센터, 312개의 진료소 및 약국이 있었다. 2004년 추산 인구 10만 명당 의사 수는 29명이었으며, 인구의 약 90%가 의료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2000년 기준 인구의 70%가 안전한 식수에 접근할 수 있었고, 21%는 적절한 위생 시설을 이용할 수 있었다. 정부는 한센병, 수면병, 말라리아, 사상충증, 장내 기생충, 결핵과 같은 질병 퇴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1세 미만 아동의 예방 접종률은 결핵 97%, 소아마비 65%였으며, DPT(디프테리아, 백일해, 파상풍) 및 홍역 예방 접종률은 각각 37%, 56%였다. 리브르빌에는 국내 제약 공장이 있다.
총 출산율은 1960년 여성 1인당 5.8명에서 2000년 4.2명으로 감소했다. 전체 출생아의 10%가 저체중아였다. 1998년 기준 모성 사망률은 출생 10만 명당 520명이었다. 2005년 영아 사망률은 출생 1,000명당 55.35명이었고, 평균 수명은 55.02세였다. 2002년 전체 사망률은 인구 1,000명당 17.6명으로 추정되었다.
HIV/AIDS 유병률은 성인 인구(15-49세)의 5.2%로 추정된다. 2009년 기준 약 46,000명이 HIV/AIDS에 감염된 상태였으며, 같은 해 AIDS로 인한 사망자는 약 2,400명으로, 2003년의 3,000명에서 감소했다.
2024년 세계 기아 지수(GHI)에서 가봉은 조사 대상 127개국 중 78위를 기록했으며, 기아 수준은 '보통' 단계로 평가되었다.
10. 문화
가봉의 문화는 오랜 구전 전통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으며, 21세기 문자 해독률 향상과 함께 더욱 다채롭게 발전하고 있다. 풍부한 신화와 민담이 세대를 거쳐 전승되며, "라콩퇴르"라는 이야기꾼들이 이러한 전통 계승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가봉의 문화는 전통 예술, 음악, 문학, 대중 매체, 고유한 음식, 대중적인 스포츠, 그리고 다양한 축제 및 공휴일을 통해 그 모습을 드러낸다.
10.1. 전통과 예술
가봉 문화에서 가면 예술은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각 민족은 결혼, 출생, 장례 등 중요한 의례나 행사에서 특유의 가면을 사용한다. 이 가면들은 희귀한 현지 목재나 귀중한 재료를 사용하여 전통 장인들에 의해 제작되며, 단순한 장식품을 넘어 각 민족의 정신세계와 우주관을 담고 있는 예술적 표현이자 문화유산이다. 대표적으로 팡족의 응골탕(n'goltang) 가면과 코타족의 정교한 유물함 조각(reliquary figures)이 국제적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푸누족의 흰 얼굴 가면(무쿠지, Mukudji) 역시 여성의 아름다움과 영적인 힘을 상징하며 의례 춤에 사용된다. 이러한 전통 예술품들은 가봉의 풍부한 문화적 다양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현대 예술가들에게도 영감을 제공하고 있다.
10.2. 음악
가봉의 음악은 다양한 민속 음악 스타일을 가지고 있으며, 미국과 영국에서 수입된 록과 힙합뿐만 아니라 룸바, 마코사, 수쿠스와 같은 아프리카 다른 지역의 대중음악도 인기가 있다. 전통 악기로는 오발라(obala), 응곰비(ngombi, 하프의 일종), 발라폰(balafon, 실로폰의 일종), 그리고 다양한 종류의 북이 사용된다.
가봉 출신의 유명 음악가로는 국제적으로도 알려진 피에르 아켄덴게(Pierre Akendengué), 페이션스 다바니(Patience Dabany, 오마르 봉고 전 대통령의 부인이기도 했으며 팝 가수로 활동), 애니 플로르 바치엘릴리스(Annie Flore Batchiellilys) 등이 있다. 또한 기타리스트 조르주 오옌제(Georges Oyendze), 라 로즈 음바두(La Rose Mbadou), 실뱅 아바라(Sylvain Avara)와 가수 올리버 응고마(Oliver N'Goma)도 잘 알려져 있다. 이들은 전통 음악 요소를 현대적인 감각과 결합하여 독특한 가봉 음악을 만들어내고 있다.
10.3. 문학
가봉 문학은 주로 프랑스어로 창작되며, 프랑코포니 문학의 일부를 이룬다. 21세기 들어 문해율이 향상되면서 문학 활동이 더욱 활발해졌다. 초기에는 구전 전통과 신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들이 많았으나, 점차 현대 사회의 문제와 개인의 정체성 등을 다루는 다양한 경향의 작품들이 등장하고 있다.
주요 작가로는 앙젤 라위리(Angèle Rawiri)가 있으며, 그녀의 소설들은 가봉 문학의 고전으로 평가받는다. 그녀는 가봉 정치인이었던 조르주 라위리의 딸이기도 하다. 또한 샨탈 마갈리 음바조오-카사(Chantal Magalie Mbazo'o-Kassa), 에드나 메레이-아핀다(Edna Merey-Apinda)와 같은 여성 작가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범죄 소설 분야에서는 자니스 오치에미(Janis Otsiemi)가 가봉을 대표하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이들 외에도 다수의 시인과 소설가들이 가봉 문학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10.4. 대중 매체
가봉의 대중 매체 환경은 정부의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다. 국영 방송인 가봉 라디오 텔레비전(Radio-Télévision Gabonaise, RTG)은 프랑스어와 현지어로 프로그램을 방송하며, 일부 도시에서는 컬러 텔레비전 방송이 이루어진다. 1981년에는 상업 라디오 방송국인 아프리카 No. 1이 운영을 시작했는데, 여기에는 프랑스와 가봉 정부, 그리고 민간 유럽 미디어가 참여했다.
2004년 기준, 정부는 2개의 라디오 방송국을 운영했고, 7개의 민영 라디오 방송국이 있었다. 또한 정부 텔레비전 방송국 2개와 4개의 민영 텔레비전 방송국이 있었다. 2003년 추산 인구 1,000명당 라디오는 488대, 텔레비전은 308대였다. 인구 1,000명당 약 11.5명이 케이블 TV 가입자였다. 2003년 기준 인구 1,000명당 개인용 컴퓨터는 22.4대였고, 26명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었다.
국가 통신사인 가봉 통신사(Gabonese Press Agency)는 일간지 '가봉-마탱'(Gabon-Matin, 2002년 기준 발행 부수 18,000부)을 발행한다. 정부 통제 하의 일간지 '뤼니옹'(L'Union)은 2002년 평균 일일 발행 부수가 40,000부였다. 주간지 '가봉 도주르뒤'(Gabon d'Aujourdhui)는 통신부가 발행한다. 약 9개의 민영 정기 간행물이 있으며, 이들은 독립적이거나 정당과 연계되어 있다. 이들 간행물은 재정적 제약으로 인해 발행이 지연되기도 한다. 가봉 헌법은 언론의 자유를 규정하고 있으며 정부는 이러한 권리를 지지한다고 밝히고 있으나, 일부 정기 간행물은 정부를 적극적으로 비판하며, 외국 간행물도 이용 가능하다. 그러나 미디어 검열은 존재하지 않지만 정부를 비판하는 매체는 법적 영향에 직면하는 경우가 있어 보도의 자유가 제한된다는 평가도 있다.
가봉의 국가 코드 최상위 도메인(ccTLD)은 .ga이다.
10.5. 음식
가봉 요리는 프랑스 요리의 영향을 많이 받았으며, 동시에 현지의 풍부한 식재료를 활용한 독특한 특징을 지닌다. 주요 주식으로는 카사바, 플랜틴 바나나, 얌, 쌀 등이 사용된다. 해안 지역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생선과 해산물을 활용한 요리가 발달했다.
대표적인 가봉 전통 음식으로는 다음이 있다:
- 풀레 넴브웨 (Poulet Nyembwe): 닭고기를 팜버터(야자 열매 기름) 소스에 마늘, 양파, 토마토 등과 함께 끓여 만든 요리로, 가봉의 국민 음식 중 하나로 꼽힌다.
- 치킨 무암바 (Chicken Muamba): 닭고기에 매운 칠리, 마늘, 토마토, 후추, 소금, 오크라, 팜버터 등을 넣어 만든 스튜 형태의 요리이다.
- 꾸페꾸페 (Koupé-Koupé): 고기를 오랜 시간 은은한 불에 훈제한 요리로, 기름기가 빠져 담백하고 부드러운 식감이 특징이다. 주로 바게트 빵이나 카사바로 만든 마뇩(manyok, 떡과 비슷한 식감)과 함께 먹는다.
- 다양한 종류의 생선 및 해산물 요리: 해안가에서는 신선한 생선을 굽거나 찌고, 소스에 조리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요리해 먹는다.
- 부시미트(Bushmeat): 일부 농촌 지역에서는 원숭이, 천산갑, 멧돼지 등 야생동물 고기를 식용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열대 과일 또한 풍부하여 망고, 파파야, 파인애플 등이 흔히 소비된다. 대도시에서는 프랑스 요리의 영향을 받은 현대적인 레스토랑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10.6. 스포츠
가봉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는 축구이다. 가봉 축구 국가대표팀은 1962년부터 국가를 대표하여 국제 경기에 참가해왔다. 비록 FIFA 월드컵 본선 진출 경험은 없지만,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는 여러 차례 출전했다. 가봉은 적도 기니와 함께 2012년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을 공동 개최했으며, 2017년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은 단독으로 개최했다. 가봉 U-23 축구 국가대표팀은 2011년 CAF U-23 선수권 대회에서 우승하여 2012년 하계 올림픽 본선에 진출하기도 했다. 가봉 출신의 가장 유명한 축구 선수로는 피에르에므리크 오바메양이 있으며, 그는 유럽의 여러 명문 클럽에서 활약하며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가봉 국내에는 가봉 샹피오나 나시오날 D1이라는 프로 축구 리그가 운영되고 있다.
농구 또한 인기 있는 스포츠 중 하나이다. 가봉 농구 국가대표팀은 "표범들(Les Panthères)"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아프로바스켓 2015에서 8위를 차지한 바 있다. 가봉 출신의 NBA 선수로는 크리스 실바가 있다.
가봉은 1972년 뮌헨 올림픽부터 대부분의 하계 올림픽에 선수단을 파견해왔다. 2012년 런던 올림픽 태권도 남자 +80kg급에 출전한 앙토니 오바메가 은메달을 획득하여 가봉에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안겼다.
이 외에도 가봉은 대서양타폰 낚시의 세계적인 명소 중 하나로 알려져 있으며, 레크리에이션 낚시가 인기 있다. 2006년부터는 유럽 및 아프리카 팀들이 참가하는 프로 사이클 대회인 라 트로피칼 아미사 봉고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10.7. 축제 및 공휴일
가봉의 주요 국가 공휴일과 전통 축제는 국가적 정체성과 문화적 다양성을 반영한다.
주요 국가 공휴일은 다음과 같다:
- 1월 1일: 새해 첫날 (Nouvel an)
- 부활절 및 부활절 다음 월요일 (Pâques, 날짜 변동)
- 5월 1일: 노동절 (Fête du Travail)
- 성령 강림절 및 성령 강림절 다음 월요일 (Pentecôte, 날짜 변동)
- 8월 15일: 성모 승천 대축일 (Assomption)
- 8월 16일: 독립기념일 전야 축제
- 8월 17일: 독립기념일 (Fête Nationale) - 가장 중요한 국가 공휴일로, 군사 퍼레이드, 문화 행사 등 다양한 기념행사가 열린다.
- 11월 1일: 모든 성인 대축일 (Toussaint)
- 12월 25일: 크리스마스 (Noël)
- 이슬람력에 따른 공휴일:
- 이드 알피트르 (Aïd el-Fitr, 라마단 종료 축제, 날짜 변동)
- 이드 알아드하 (Aïd el-Kebir, 희생제, 날짜 변동)
이 외에도 각 지역이나 민족별로 고유한 전통 축제가 열린다. 이러한 축제들은 전통 음악, 춤, 가면 의식 등을 통해 공동체의 유대감을 강화하고 고유문화를 계승하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팡족의 멜란(Melan) 의식이나 푸누족의 무쿠지(Mukudji) 가면 춤 등은 중요한 문화적 행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