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바르베 슈뢰되르(Barbet Schroeder프랑스어, 1941년 8월 26일 ~ )는 이란 테헤란에서 태어난 스위스 영화 감독이자 프로듀서, 배우이다. 그는 1960년대 프랑스 영화계에서 경력을 시작하여 장뤼크 고다르, 자크 리베트, 에릭 로메르와 같은 프랑스 뉴웨이브 감독들과 협력했다. 슈뢰되르는 프로듀서로서 『몽소 빵집의 소녀』(1962), 『파리 곳곳』(1965), 『셀린과 쥘리 배 타러 가다』(1974) 등의 영화를 제작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후 감독으로 전향하여 『모어』(1969), 『구름에 가린 계곡』(1972)과 같은 초기작들을 연출했으며, 특히 『술고래』(1987)는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또한 다큐멘터리 『말하는 고릴라 코코』(1978)로도 인정을 받았다. 그는 권력과 폭력, 사회적 정의에 대한 비판적 탐구를 담은 영화들을 "악의 삼부작"이라 명명했는데, 여기에는 『이디 아민 다다: 자화상』(1974), 『테러의 변호인』(2007), 『존경하는 W.』(2016)가 포함된다.
1990년 드라마 영화 『운명의 역전』을 연출하여 아카데미 감독상 후보에 올랐으며, 이후 『위험한 독신녀』(1992), 『죽음의 키스』(1995), 『절박한 조치』(1998), 『머더 바이 넘버』(2002)와 같은 대규모 할리우드 영화들을 감독하며 멜로드라마와 스릴러 장르를 혼합하는 특징을 보였다. 그는 또한 『비버리 힐스 캅 3』(1994), 『마스 어택!』(1996), 『다즐링 주식회사』(2007) 등 여러 영화에서 배우로도 활동했다.
2. 초기 생애 및 교육
바르베 슈뢰되르의 개인적인 성장 과정과 교육적 배경은 그의 영화적 시각 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2.1. 출생 및 가족 배경
슈뢰되르는 1941년 8월 26일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독일인 지질학자 장-윌리엄 슈뢰되르였고, 어머니 우르술라 슈뢰되르는 독일인 물리학자였다. 그는 6세부터 11세까지 아버지의 직업 때문에 콜롬비아에서 생활했다. 부모님의 이혼 후, 그는 11세부터 어머니와 함께 프랑스에 정착하여 성장했다. 그의 외할아버지는 유명한 정신의학자 한스 프린츠호른이었다.
2.2. 학력
프랑스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슈뢰되르는 명문 리세 콩도르세와 리세 앙리 4세에서 바칼로레아를 취득했다. 이후 파리 대학교 소르본에서 철학을 공부했다. 그는 영화 비평 잡지 『카이에 뒤 시네마』에 참여하여 글을 기고했으며, 이는 누벨바그 운동과 궤를 같이하는 초기 활동의 일환이었다.
3. 경력
바르베 슈뢰되르는 영화 프로듀서, 감독, 배우로서 다채로운 경력을 쌓아왔다. 그의 경력은 프랑스 뉴웨이브 영화 제작에서 시작하여 할리우드 상업 영화 연출, 그리고 사회적, 정치적 주제를 탐구하는 다큐멘터리 작업으로 확장되었다.
3.1. 레・필름・뒤・로자쥬 설립 및 초기 제작
1962년, 21세의 슈뢰되르는 당시 42세였던 에릭 로메르와 함께 프랑스 파리에 영화 제작사 '레 필름 뒤 로자쥬'(Les Films du Losange프랑스어)를 설립했다. 이 회사의 첫 작품은 로메르 감독의 『몽소 빵집의 소녀』였으며, 이 영화를 시작으로 로메르의 "여섯 가지 도덕 이야기" 시리즈가 제작되었다. 슈뢰되르는 이 시리즈의 프로듀서로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그는 또한 장뤼크 고다르 감독의 『카라비니에』(1963)에서 조감독을 맡았고, 로메르 감독의 『쉬잔의 삶』(1963)을 제작하는 동시에 장루이 코몰리와 함께 조감독으로 참여했다. 1965년 5월 19일, 슈뢰되르가 기획한 옴니버스 영화 『파리 곳곳』이 개봉했는데, 이 영화는 장 다니엘 폴레, 장 루슈, 장 두셰, 로메르, 고다르, 클로드 샤브롤 등 누벨바그를 대표하는 여섯 명의 감독이 참여했다. 슈뢰되르는 이 프로젝트에서 어소시에이트 프로듀서로 활동했다.
3.2. 감독 경력
슈뢰되르는 프로듀서로서의 성공 이후 감독으로 전향하여 다양한 장르와 주제의 영화를 연출했다. 그의 감독 작품은 프랑스 뉴웨이브와의 연관성부터 사회적, 정치적 주제에 대한 깊은 탐구, 그리고 할리우드 상업 영화까지 폭넓게 아우른다.
3.2.1. 프랑스 뉴웨이브 및 초기 작품
1969년, 슈뢰되르는 장편 극영화 『모어』로 감독 데뷔를 했다. 이 영화는 헤로인 중독에 관한 이야기로, 룩셈부르크와 서독의 자본이 투입된 합작 영화였다. 슈뢰되르 자신이 프로듀서로 참여했으며, 네스토르 알멘드로스가 촬영 감독을 맡고 핑크 플로이드가 음악을 담당하여 사운드트랙 앨범 『모어』를 발표했다. 이 작품은 유럽에서 큰 성공을 거두며 '레 필름 뒤 로자쥬'의 이색적인 록 영화로 기록되었다。핑크 플로이드는 또한 그의 1972년 영화 『구름에 가린 계곡』의 사운드트랙을 작업하여 앨범 『오브스큐어드 바이 클라우즈』를 발매했다. 1975년에는 『여주인』을 연출했다.
3.2.2. 다큐멘터리
슈뢰되르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통해 권력, 폭력, 사회적 정의 등 인간 본성과 사회 구조에 대한 비판적 탐구를 이어갔다. 1978년에는 프랑스 국립 음향 영상 연구소(INA)와 '레 필름 뒤 로자쥬'가 공동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화 『말하는 고릴라 코코』를 감독했다.
그는 특히 권력의 본질과 악의 기원을 탐구하는 세 편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악의 삼부작"이라 명명했다. 첫 번째 작품은 우간다의 독재자 이디 아민과의 광범위한 인터뷰를 담은 『이디 아민 다다: 자화상』(1974)이다. 두 번째 작품인 『테러의 변호인』(2007)은 변호사 자크 베르제스와 그의 의뢰인들의 시선을 통해 지난 50년간의 테러리즘을 조명한다. 마지막 작품인 『존경하는 W.』(2016)는 미얀마의 불교 민족주의와 폭력의 문제를 다루며, 종교적 극단주의가 어떻게 폭력으로 이어지는지를 비판적으로 분석한다. 이 작품들은 슈뢰되르가 사회적, 정치적 이슈에 대해 꾸준히 비판적인 시각을 유지해왔음을 보여준다.
3.2.3. 할리우드 영화
1987년, 슈뢰되르는 미키 루크와 페이 더너웨이 주연의 미국 영화 『술고래』의 감독으로 발탁되며 할리우드에 데뷔했다. 이 영화는 메나헴 골란이 이끄는 캐논 그룹이 제작했으며, 슈뢰되르 자신과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가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이 작품은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후보에 오르며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후 그는 주로 영어권 영화계에서 '바르베 슈뢰더'로 알려지게 되었다. 특히 새뮤얼 L. 잭슨은 『죽음의 키스』 홍보차 일본을 방문했을 때, 그의 이름이 '바르베이 슈뢰더'로 발음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슈뢰되르는 할리우드에서 상업적으로 성공한 여러 영화들을 연출했다. 1990년에는 『운명의 역전』을 감독하여 클라우스 폰 뷜로 역의 제러미 아이언스에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안겼고, 자신은 아카데미 감독상 후보에 올랐다. 그는 『위험한 독신녀』(1992), 『죽음의 키스』(1995), 『비포 앤 애프터』(1996), 『절박한 조치』(1998), 『머더 바이 넘버』(2002)와 같이 멜로드라마와 스릴러 장르를 혼합한 대규모 할리우드 영화들을 다수 연출했다. 상업적 성공에도 불구하고, 그는 콜롬비아 작가 페르난도 바예호의 논란이 많은 소설을 각색한 『암살자의 성모』(2000)와 같이 소규모의 제한된 관객을 위한 영화 제작에도 계속 관심을 보였다.
3.3. 배우 경력
슈뢰되르는 감독 및 프로듀서 활동 외에도 여러 영화에서 배우로 출연하며 다양한 역할을 소화했다.
- 1963년: 『몽소 빵집의 소녀』 - 자동차 판매원
- 1965년: 『파리 곳곳』 - 장-피에르 (장 루슈 감독의 "북역" 에피소드)
- 1971년: 『아웃 원』 - 지안-레토
- 1972년: 『아웃 원: 스펙터』 - 지안-레토
- 1974년: 『셀린과 쥘리 배 타러 가다』 - 올리비에
- 1979년: 『로베르타』 - 비토리오
- 1979년: 『짧은 기억』 - 저녁 식사 손님
- 1984년: 『지상에서의 사랑』 - 관객 (크레딧 미기재)
- 1990년: 『황금 보트』 - 심술궂은 행인
- 1994년: 『여왕 마고』 - 고문
- 1994년: 『비버리 힐스 캅 3』 - 포르쉐 남자
- 1996년: 『마스 어택!』 - 모리스 (프랑스 대통령)
- 2004년: 『그렇게 하지 마!』 - 레스토랑 손님 #1
- 2005년: 『모험』 - 이델만 박사
- 2006년: 『사랑해, 파리』 - 에니 씨 (크리스토퍼 도일 감독의 "쇼와지 문" 에피소드)
- 2007년: 『랑제 공작부인』 - 그랑리외 공작
- 2007년: 『다즐링 주식회사』 - 정비공
- 2011년: 『변호사』 - 자크 메코
- 2012년: 『르 그랑 스와르』 - 자크 메코
- 2014년: 『예술가의 초상』 - 의사 (마지막 영화 출연작)
3.4. 방송 활동
슈뢰되르는 영화 외에 방송 분야에서도 활동했다. 2009년 11월 1일 방영된 미국 드라마 시리즈 『매드 맨』 시즌 3의 12번째 에피소드 "더 그로운 업스"(The Grown Ups영어)를 연출했다. 이 에피소드는 존 F. 케네디 암살 사건을 다룬 것으로 주목받았다.
4. 영화 목록
바르베 슈뢰되르의 주요 영화 작업 목록은 다음과 같다.
4.1. 감독 작품
| 연도 | 제목 | 비고 |
|---|---|---|
| 1969 | 『모어』 | |
| 1972 | 『구름에 가린 계곡』 | |
| 1974 | 『이디 아민 다다: 자화상』 | 다큐멘터리 |
| 1975 | 『여주인』 | |
| 1978 | 『말하는 고릴라 코코』 | 다큐멘터리 |
| 1984 | 『속임수』 | |
| 1985 | 『찰스 부코스키 테이프』 | 다큐멘터리; 편집도 담당 |
| 1987 | 『술고래』 | |
| 1990 | 『운명의 역전』 | |
| 1992 | 『위험한 독신녀』 | |
| 1995 | 『죽음의 키스』 | |
| 1996 | 『비포 앤 애프터』 | |
| 1998 | 『절박한 조치』 | |
| 2000 | 『암살자의 성모』 | |
| 2002 | 『머더 바이 넘버』 | |
| 2007 | 『테러의 변호인』 | 다큐멘터리; 내레이션도 담당 |
| 2008 | 『음수』 | |
| 2015 | 『기억상실』 | |
| 2017 | 『존경하는 W.』 | |
| 2023 | 『리카르도와 그림』 |
4.2. 제작 작품
| 연도 | 제목 | 비고 |
|---|---|---|
| 1963 | 『몽소 빵집의 소녀』 | |
| 1965 | 『파리 곳곳』 | |
| 1972 | 『사랑의 오후』 | |
| 1974 | 『셀린과 쥘리 배 타러 가다』 | |
| 1976 | 『O 후작 부인』 | |
| 1998 | 『산산조각 난 이미지』 |
4.3. 출연 작품
| 연도 | 제목 | 역할 | 감독 | 비고 |
|---|---|---|---|---|
| 1963 | 『몽소 빵집의 소녀』 | 자동차 판매원 | 에릭 로메르 | 제작도 담당 |
| 1965 | 『파리 곳곳』 | 장-피에르 | 장 루슈 | "북역" 에피소드; 제작도 담당 |
| 1971 | 『아웃 원』 | 지안-레토 | 자크 리베트 | |
| 1972 | 『아웃 원: 스펙터』 | 지안-레토 | 자크 리베트 | |
| 1974 | 『셀린과 쥘리 배 타러 가다』 | 올리비에 | 자크 리베트 | 제작도 담당 |
| 1979 | 『로베르타』 | 비토리오 | 피에르 주카 | |
| 1979 | 『짧은 기억』 | 저녁 식사 손님 | 에두아르도 데 그레고리오 | |
| 1984 | 『지상에서의 사랑』 | 관객 | 자크 리베트 | 크레딧 미기재 |
| 1990 | 『황금 보트』 | 심술궂은 행인 | 라울 루이스 | |
| 1994 | 『여왕 마고』 | 고문 | 파트리스 셰로 | |
| 1994 | 『비버리 힐스 캅 3』 | 포르쉐 남자 | 존 랜디스 | |
| 1996 | 『마스 어택!』 | 모리스 (프랑스 대통령) | 팀 버튼 | |
| 2004 | 『그렇게 하지 마!』 | 레스토랑 손님 #1 | 뤽 본디 | |
| 2005 | 『모험』 | 이델만 박사 | 자비에르 지아놀리 | |
| 2006 | 『사랑해, 파리』 | 에니 씨 | 크리스토퍼 도일 | "쇼와지 문" 에피소드 |
| 2007 | 『랑제 공작부인』 | 그랑리외 공작 | 자크 리베트 | |
| 2007 | 『다즐링 주식회사』 | 정비공 | 웨스 앤더슨 | |
| 2011 | 『변호사』 | 자크 메코 | 세드릭 앙제 | |
| 2012 | 『르 그랑 스와르』 | 자크 메코 | 브누아 들레핀 | |
| 2014 | 『예술가의 초상』 | 의사 | 앙투안 바라드 | 마지막 영화 출연작 |
5. 개인 생활
바르베 슈뢰되르는 프랑스에 거주하고 있으며, 배우 뷜 오지에와 결혼했다.
6. 논란 및 비판
2009년, 슈뢰되르는 영화 감독 로만 폴란스키를 지지하는 탄원서에 서명했다. 이는 폴란스키가 1977년 13세 소녀를 약물로 강간한 혐의로 스위스에서 체포된 사건과 관련하여 그의 석방을 요구하는 내용이었다. 이 탄원서 서명은 대중과 영화계 내에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7. 수상 및 평가
바르베 슈뢰되르는 그의 영화 경력 동안 여러 중요한 상을 수상하고 비판적인 평가를 받았다.
- 2000년: 베니스 국제 영화제 상원 의회 금메달 - 『암살자의 성모』
- 2007년: 세자르 영화제 최우수 다큐멘터리 영화상 - 『테러의 변호인』
- 1990년: 아카데미 감독상 후보 - 『운명의 역전』
그의 작품들은 종종 사회적, 윤리적 이슈를 깊이 있게 다루며 비판적 평가와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악의 삼부작"으로 불리는 다큐멘터리들은 권력의 남용, 폭력의 본질, 그리고 사회적 정의와 관련된 복잡한 질문들을 제기하며 영화계와 지식인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슈뢰되르는 상업적 성공과 예술적 탐구를 동시에 추구하며, 인간 본성의 어두운 면과 사회 구조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조명하는 감독으로 평가받는다.
8. 영향
바르베 슈뢰되르는 프랑스 뉴웨이브 영화의 중요한 기여자로서, '레 필름 뒤 로자쥬'를 통해 초기 뉴웨이브 작품들의 제작을 지원하며 이 운동의 확산에 기여했다. 그의 초기 감독 작품들은 뉴웨이브의 정신을 이어받으면서도 독자적인 스타일을 구축했다.
이후 할리우드에서 상업 영화를 연출하며 스릴러와 멜로드라마 장르에 자신만의 색깔을 입혔고, 이는 할리우드 영화 제작 방식에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그의 다큐멘터리 작업은 권력과 폭력, 악의 근원 등 민감한 사회적 이슈들을 정면으로 다루며, 다큐멘터리가 단순한 기록을 넘어 비판적 탐구의 도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의 영화는 관객들에게 불편하지만 중요한 질문을 던지며, 영화를 통해 사회적 의식을 고취하는 데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