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생애 초기 및 교육
무라오카 모모카의 생애 초기는 질병 발병과 그로 인한 어려움, 그리고 스포츠를 통한 극복 과정으로 요약될 수 있다. 또한 그의 학업 과정은 일본 사회의 장애인 접근성 문제와 그 개선을 위한 중요한 사례가 되었다.
1.1. 어린 시절과 질병 발병
무라오카 모모카는 1997년 3월 3일 사이타마현 후카야시(옛 오사토군 가와모토정)에서 태어났다. 그가 4세가 되던 해, 갑작스럽게 횡단성 척수염에 감염되어 양쪽 다리에 마비 증상이 남았다. 이로 인해 그는 평생 휠체어에 의지하는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무라오카는 원래 활동적이고 밖에서 뛰어노는 것을 좋아했지만, 장애를 갖게 된 이후에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외부 활동을 두려워하고 한동안 외톨이로 지내는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아버지는 이러한 딸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함께 다양한 휠체어 스포츠에 도전하며 무라오카가 다시 세상 밖으로 나설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왔다.
1.2. 학업 과정과 스포츠 입문
무라오카는 후카야시 시립 가와모토키타 초등학교와 후카야 시립 가와모토 중학교를 졸업했다. 중학교 3학년 시절에는 혼조시에 위치한 와세다 대학 혼조 고등학원 진학을 목표로 했으나, 당시 학교 건물이 배리어프리 설계가 되어 있지 않아 휠체어를 사용하는 그가 입학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결국 그는 진학을 단념하고 쇼치 후카야 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고등학교 졸업 후, 무라오카는 일본의 장애인 스포츠 선수로서는 최초로 '톱애슬리트 입시'에 합격하여 와세다 대학 스포츠과학부에 입학했다. 그의 입학은 와세다 대학 내의 배리어프리 환경 개선에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당시 와세다 대학 스키부는 선수들이 원칙적으로 기숙사 생활을 해야 했지만, 기숙사 건물이 휠체어 접근에 적합하지 않았다. 이에 와세다 대학은 기숙사를 개수하는 조치를 단행했으며, 총 600.00 만 JPY의 공사 비용 중 500.00 만 JPY는 대학 측이, 나머지 100.00 만 JPY는 익명의 기부를 통해 충당되었다. 이러한 변화를 계기로 와세다 대학은 캠퍼스 전반에 걸쳐 배리어프리 개선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게 되었다. 무라오카는 대학 스키부에서 노르딕 복합 선수인 와타나베 아키토와 와타나베 요시토 형제를 비롯한 일본의 최상급 스키 선수들을 육성해 온 구라타 히데미치 감독에게 사사받았다. 구라타 감독은 처음에는 장애인 스포츠 선수를 지도하는 것에 대한 경험이 없어 주저했지만, 스키부 학생들과의 상의 끝에 반대하는 사람이 없자 무라오카의 지도를 맡기로 결심했다고 전해진다.
스포츠 입문과 관련하여, 무라오카는 중학생 시절 장애인 알파인 스키 선수인 모리 다이키를 동경하면서 스키의 세계에 깊이 빠져들었다.
2. 알파인 스키 경력
무라오카 모모카는 어린 시절부터 알파인 스키에 재능을 보이며 국제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세 차례의 동계 패럴림픽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두며 일본 장애인 스포츠의 역사를 새로 썼다.
2.1. 초기 경력과 국제 무대 데뷔
무라오카는 패럴림픽 출전 이전부터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시작했다. 2015년 캐나다 파노라마 마운틴 리조트에서 열린 장애인 알파인 스키 선수권 대회에서는 좌식 활강 종목에서 은메달을, 좌식 대회전 종목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어 2017년 이탈리아 타르비시오에서 열린 같은 대회에서는 좌식 활강, 좌식 슈퍼 대회전, 좌식 대회전 종목에서 각각 동메달을 획득하며 국제 무대에서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월드컵 무대에서도 그의 활약은 두드러졌다. 2017년 대한민국 평창에서 열린 장애인 알파인 스키 월드컵에서 좌식 슈퍼 대회전 은메달을 차지했고, 일본 하쿠바촌에서 열린 월드컵에서는 좌식 슈퍼 대회전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러한 성과들은 그가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들과 경쟁할 준비가 되었음을 보여주었다.
2.2. 2014년 소치 동계 패럴림픽
무라오카는 17세의 나이에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 2014년 동계 패럴림픽에 일본 국가대표로 출전하며 첫 패럴림픽 무대를 밟았다. 당시 좌식 슈퍼 대회전 경기에서는 아쉽게도 깃발을 하나 통과하는 것을 잊어버려 실격 처리되었으나, 좌식 대회전 경기에서는 5위에 입상하는 성과를 거두며 국제 무대에서의 첫 발자취를 남겼다. 이 경험은 그에게 메달에 대한 강한 열망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었다.
2.3. 2018년 평창 동계 패럴림픽
2018년 평창 동계 패럴림픽은 무라오카 모모카가 국제적인 스타로 발돋움한 대회였다. 그는 2018년 3월 9일 평창 동계 패럴림픽 개막식에서 일본 선수단의 기수를 맡는 영예를 안았다.

대회 첫 경기였던 3월 10일 좌식 활강 경기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며 일본에 대회 첫 메달을 안겨주었다. 이어서 3월 11일 좌식 슈퍼 대회전 경기에서 동메달, 3월 13일 좌식 슈퍼 복합 경기에서도 동메달을 추가하며 일본 알파인 스키 선수 중 한 대회에서 가장 많은 메달을 획득하는 기록을 세웠다.
3월 14일 좌식 대회전 경기에서는 1회전에서 1위를 차지하고 2회전에서도 좋은 기록을 내어 합계 1위로 결승선을 통과, 일본에 대회 첫 금메달을 안겼다. 이 금메달로 무라오카는 1998년 나가노 동계 패럴림픽의 오비나타 구니코 이후 처음으로 한 대회에서 금·은·동메달을 모두 획득한 일본 선수가 되었다.
대회 마지막 날인 3월 18일에 열린 좌식 회전 경기에서는 1차 활주에서 2위, 2차 활주에서 3위를 기록하며 최종적으로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로써 무라오카는 자신이 출전한 장애인 알파인 스키의 모든 5개 세부 종목(활강, 슈퍼 대회전, 슈퍼 복합, 대회전, 회전)에서 모두 시상대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그는 한 대회에서 총 5개의 메달을 획득하여 일본 동계 패럴림픽 역사상 단일 대회 최다 메달 획득 기록을 세웠다.
2.4. 2022년 베이징 동계 패럴림픽
2022년 베이징 동계 패럴림픽에서도 무라오카 모모카는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였다. 그는 이 대회에서 3개의 금메달과 1개의 은메달을 추가하며 일본 동계 패럴림픽 역사상 가장 많은 금메달을 획득한 선수로 기록되었다.
2022년 3월 5일 좌식 활강 경기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베이징 패럴림픽 일본 선수단의 첫 금메달을 장식했다. 다음 날인 3월 6일 좌식 슈퍼 대회전 경기에서는 활주 도중 한쪽 콘택트렌즈가 떨어져 시야에 불편함이 생기는 해프닝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굳건한 정신력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3월 7일 좌식 슈퍼 복합 경기에서는 은메달을 획득했고, 3월 11일 좌식 대회전 경기에서는 금메달을 추가하며 이 종목 2연패를 달성했다. 대회 마지막 날인 3월 12일 좌식 회전 경기에서는 5위를 기록하며 아쉽게도 2개 대회 연속 전 종목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으나, 베이징 패럴림픽에서만 3개의 금메달을 추가하여 그의 통산 동계 패럴림픽 금메달 수는 4개가 되었다. 이는 일본 동계 패럴림픽 역사상 가장 많은 금메달 획득 기록이다.
3. 크로스 스포츠 활동
무라오카 모모카는 알파인 스키 외에도 육상 종목에 도전하여 '크로스 스포츠 선수'로서의 다재다능함을 입증했다. 그의 이러한 도전은 장애인 스포츠계에 새로운 귀감이 되었다.
3.1. 육상 종목 데뷔
알파인 스키 선수로 활약하던 무라오카는 2019년에 육상 종목에 새롭게 도전했다. 2019년 6월 2일 오사카에서 열린 일본 장애인 육상 선수권 대회에 참가하며 육상 선수로서 첫 데뷔전을 치렀다. 이 대회 100m 휠체어 경기 결승에서 2위를 기록하며 짧은 훈련 기간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기량을 선보였다.
3.2. 2020년 도쿄 하계 패럴림픽
육상 종목 데뷔 후 2년 뒤, 무라오카는 2020년 도쿄 하계 패럴림픽에 일본 육상 국가대표로 출전했다. 그는 2021년 9월 1일에 열린 육상 100m 휠체어 T54 등급 경기에 출전하여 6위를 기록했다. T54 등급은 척수 장애를 가진 선수가 출전하는 패럴림픽 육상 트랙 경기의 세부 종목 중 하나이다. 이로써 무라오카는 동계 패럴림픽과 하계 패럴림픽 모두에 출전하여 메달을 획득한 (혹은 입상한) 몇 안 되는 선수 중 한 명으로 기록되었다.
4. 대외 활동 및 소속
무라오카 모모카는 선수로서의 활동 외에도 다양한 대외 활동을 통해 장애인 스포츠와 사회적 인식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4.1. 홍보 대사 및 기업 소속
무라오카는 자신의 고향인 사이타마현 후카야시로부터 친선 대사로 위촉되어 지역 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그는 토요타 자동차 소속의 톱 애슬리트(Top Athlete)로 활동하고 있으며, 스포츠 마케팅 기업인 스포츠비즈와 매니지먼트 계약을 맺고 있다. 이러한 기업 소속과 매니지먼트 계약은 그가 선수 활동에 집중하고 동시에 대외적인 활동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5. 수상 및 영예
무라오카 모모카는 뛰어난 스포츠 성적뿐만 아니라 사회적 기여를 인정받아 다양한 상훈과 영예를 얻었다.
- 2018년: 후카야시 시민 영예상 (창설 첫 수상자)
- 2018년: 도코로자와시 특별 현창
- 2018년: 자수포장
- 2018년: 사이타마현의 사이노쿠니 공로상
- 2019년: 와세다 대학 학술원장 특별상 (수영 선수 와타나베 잇페이와 공동 수상)
- 2022년: 자수포장 금띠 (재수여)
한편, 2018년 평창 패럴림픽에서의 뛰어난 성과 이후 사이타마현 지사가 그에게 현민 영예상을 수여하려 했으나, 자유민주당 소속 현 의원들의 반대 다수로 인해 수여가 부결되는 일이 있었다. 이는 일본의 정치 상황에서 특정 수상 과정이 논란이 되었던 특이 사항으로 기록된다.
6. 평가와 유산
무라오카 모모카는 단순한 스포츠 선수를 넘어 일본 장애인 스포츠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사회적 인식 개선에 기여한 인물로 평가된다.
그의 가장 큰 유산 중 하나는 와세다 대학 진학 과정에서 배리어프리 환경 개선을 이끌어낸 점이다. 그의 입학을 계기로 대학 기숙사가 개조되고, 나아가 캠퍼스 전반의 배리어프리화가 추진된 것은 일본의 고등 교육기관들이 장애인의 접근성과 편의성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이는 장애인들의 사회 참여를 실질적으로 확대하는 데 기여한 사례로 높이 평가받는다.
또한 무라오카는 동계 패럴림픽과 하계 패럴림픽이라는 두 개의 다른 종목에서 모두 경쟁하는 '크로스 스포츠 선수'로서 장애인 스포츠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의 이러한 도전은 다른 장애인 선수들에게도 영감을 주어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것에 대한 동기를 부여했다.
평창 동계 패럴림픽과 베이징 동계 패럴림픽에서 보여준 눈부신 성과와 다수의 메달 획득은 그를 일본을 넘어 세계적인 패럴림픽 스타로 만들었다. 그의 활약은 대중에게 장애인 스포츠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장애인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확산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 특히, 메달 획득 과정에서 보여준 강인한 정신력과 끊임없는 노력은 많은 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무라오카는 미래 세대 장애인 스포츠 선수들에게 롤모델이 되며, 장애인 권익 향상과 사회 통합을 위한 상징적인 인물로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