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생애
루돌프 하크는 독일의 튀빙겐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제2차 세계 대전 중 캐나다에 억류되는 경험을 하는 등 격동의 시기를 보냈다. 그는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독학으로 물리학과 수학을 공부하며 학문적 열정을 키웠다.
1.1. 어린 시절 및 배경
루돌프 하크는 1922년 8월 17일, 바덴뷔르템베르크주 중부에 위치한 대학 도시 튀빙겐에서 태어났다. 그의 가족은 교양 있는 중산층에 속했다. 하크의 어머니는 작가이자 정치인이었던 안나 하크(Anna Haag독일어)였고, 아버지는 김나지움에서 수학을 가르치던 알베르트 하크(Albert Haag독일어)였다. 1939년 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제2차 세계 대전이 시작되기 직전 런던에 있는 누나를 방문했다. 전쟁 발발 후 그는 적국인으로 억류되어 매니토바주에 있는 독일 민간인 수용소에서 전쟁 기간을 보냈다. 그곳에서 그는 매일 의무적인 노동을 마친 후 남는 시간을 활용하여 물리학과 수학을 독학했다.
1.2. 교육 및 학문적 경로
전쟁이 끝난 후 하크는 독일에 돌아와 1946년 슈투트가르트 기술대학교에 입학하여 1948년 물리학 학위를 취득했다. 1951년에는 프리츠 보프(Fritz Bopp독일어)의 지도 아래 뮌헨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고, 1956년까지 그의 조교로 일했다. 1953년 4월, 그는 닐스 보어가 이끌던 CERN 이론 연구 그룹에 합류하기 위해 코펜하겐으로 갔다. 당시 제네바의 연구소는 아직 건설 중이었기 때문에 이 연구 그룹은 코펜하겐의 닐스 보어 연구소에서 주최되었다. 1년 후 그는 뮌헨으로 돌아와 조교직을 계속하며 1954년 하빌리타치온을 완료했다. 1956년부터 1957년까지 그는 괴팅겐의 막스 플랑크 물리학 연구소에서 베르너 하이젠베르크와 함께 연구했다.
1.3. 학문 경력 및 임용
1957년부터 1959년까지 하크는 프린스턴 대학교의 방문 교수였으며, 1959년부터 1960년까지 마르세유 대학교에서 근무했다. 1960년에는 일리노이 대학교 어배너-섐페인의 물리학 교수가 되었다. 1965년, 그는 레스 요스트와 함께 학술지 《수리물리학 통신》(Communications in Mathematical Physics영어)을 창간했으며, 1973년까지 초대 편집장을 역임했다. 1966년, 그는 함부르크 대학교 이론 물리학 교수직을 수락하여 1987년 은퇴할 때까지 그곳에 머물렀다. 은퇴 후에도 그는 양자 물리학적 사건 개념에 대한 연구를 계속했다.
2. 과학적 공헌
루돌프 하크는 이론 물리학, 특히 양자장론 및 관련 분야에 지대한 과학적 업적을 남겼다. 그의 연구는 양자장론의 기초를 재정립하고, 양자 통계 역학 및 곡선 시공간에서의 양자장론 이해에 혁명적인 기여를 했다.
2.1. 양자장론의 기초
하크는 양자장론의 공리적 접근 방식과 핵심 이론들에 대한 선구적인 연구를 수행하며 이 분야의 근본적인 이해를 심화시켰다.
2.1.1. 하크의 정리와 산란 이론
하크는 양자장론의 중요한 개념 중 하나인 하크의 정리를 제시했다. 이 정리는 양자장론에서 양자 역학의 상호작용 묘사가 존재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하크의 정리는 일반적인 포크 공간 표현이 정준 교환 관계를 가진 상호작용하는 상대론적 양자장을 설명하는 데 사용될 수 없음을 명시하며, 장의 동등하지 않은 힐베르트 공간 표현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이로 인해 입자의 산란 과정을 기술하는 새로운 접근 방식이 필요하게 되었고, 하크는 이후 하크-루엘 산란 이론으로 알려진 것을 개발했다.
2.1.2. 공리적 및 대수적 양자장론
하크는 이 연구 과정에서 기존에 가정되었던 장과 입자 사이의 엄격한 관계가 존재하지 않으며, 입자 해석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국소성 원리에 기반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원리는 시공간의 영역에 연산자를 할당한다. 이러한 통찰은 양자장론의 국소 관측 가능량에 대한 하크-카스틀레 공리계로 최종적으로 정립되었다. 이 틀은 연산자 대수 이론의 요소들을 사용하므로 대수적 양자장론 또는 물리적 관점에서 국소 양자 물리학이라고 불린다.
이 개념은 4차원 민코프스키 공간에서 모든 이론의 근본적인 속성을 이해하는 데 유용하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하크는 세르지오 도플리처(Sergio Doplicher영어) 및 존 E. 로버츠(John E. Roberts영어)와의 협력을 통해 관측 불가능한 전하 변화 장에 대한 가정을 하지 않고도 단거리 힘을 가진 이론에서 관측 가능량의 초선택 섹터의 가능한 구조를 밝혀냈다. 이 분석에서 관측 가능한 것들에 대한 하크-카스틀레 공리 외의 유일한 추가 가정은 하크 이중성의 가설이었는데, 이는 후에 조지프 J. 비소냐노(Joseph J. Bisognano영어)와 아이빈드 H. 비치만(Eyvind H. Wichmann영어)에 의해 양자장론의 틀에서 확립되었다. 각 섹터는 항상 서로 구성될 수 있으며, 각 섹터는 파라-보스-아인슈타인 통계 또는 파라-페르미-디랙 통계를 따르고 각 섹터에는 켤레 섹터가 존재한다. 이러한 통찰은 입자 해석에서 전하의 가산성, 입자 통계에 대한 보스-페르미 대안, 그리고 반입자의 존재에 해당한다. 단순 섹터의 특별한 경우, 전역 게이지 군과 진공 상태에서 모든 섹터를 생성할 수 있는 전하 운반 장이 관측 가능량으로부터 재구성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나중에 도플리처-로버츠 정리에서 임의의 섹터에 대해 일반화되었다. 이러한 방법들을 저차원 공간의 이론에 적용하는 것은 꼬임군 통계와 양자군의 발생을 이해하는 데에도 기여했다.
2.2. 양자 통계 역학
양자 통계 역학 분야에서 하크는 니콜라스 M. 휘겐홀츠(Nicolaas M. Hugenholtz영어) 및 마리누스 위닝크(Marinus Winnink영어)와 함께 깁스-폰 노이만의 열 평형 상태 특성화를 KMS 조건(료고 쿠보, 폴 C. 마틴, 줄리언 슈윙거의 이름을 따서 명명됨)을 사용하여 일반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열역학적 극한에서 무한 시스템으로 확장된다. 이 조건은 폰 노이만 대수 이론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며 토미타-테사키 이론으로 이어졌다. 이 이론은 구조 분석의 핵심 요소임이 입증되었으며, 최근에는 구체적인 양자장론적 모델 구성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하크는 다니엘 카스틀레(Daniel Kastler영어) 및 에바 트리치-폴마이어(Ewa Trych-Pohlmeyer영어)와 함께 열 평형 상태의 안정성 속성으로부터 KMS 조건을 도출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아라키 후지히로(Huzihiro Araki영어), 다니엘 카스틀레, 다케사키 마사미치(Masamichi Takesaki영어)와 함께 그는 이 맥락에서 화학 퍼텐셜 이론도 개발했다.
2.3. 곡선 시공간에서의 양자장론
하크와 카스틀레가 민코프스키 공간에서 양자장론을 연구하기 위해 만든 틀은 곡선 시공간의 이론으로도 확장될 수 있다. 클라우스 프레덴하겐(Klaus Fredenhagen영어), 하이데 나른호퍼(Heide Narnhofer영어), 울리히 슈타인(Ulrich Stein영어)과의 협력을 통해 하크는 언루 효과와 호킹 복사에 대한 이해에 중요한 기여를 했다.
2.4. 초대칭 및 기타 이론적 공헌
하크는 이론 물리학의 일부 추측성 발전에 대해 어느 정도 불신을 가졌지만, 가끔 그러한 문제들을 다루기도 했다. 그는 끈 이론에 대해 비판적이었는데, 이는 양자장론의 전통적인 틀에서 입자 개념에 대한 오해를 주장했다. 그의 가장 잘 알려진 기여는 콜먼-만둘라 정리가 다루지 않는 S-행렬의 가능한 초대칭을 분류하는 하크-로푸잔스키-소니우스 정리이다.
3. 개인 생활
하크는 어린 나이에 음악에 관심을 가졌다. 그는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했지만 나중에는 거의 매일 연주했던 피아노를 더 선호했다. 1948년, 하크는 에르빈 푸스(Erwin Fues독일어)의 딸 중 한 명인 캐테 푸스(Käthe Fues독일어)와 결혼하여 알베르트(Albert독일어), 프리드리히(Friedrich독일어), 엘리자베스(Elisabeth독일어), 울리히(Ulrich독일어) 등 네 자녀를 두었다. 캐테의 이른 죽음 이후 그는 두 번째 아내인 바르바라 클리(Barbara Klie독일어)와 결혼했으며, 은퇴 후 바이에른주 산악 지역의 목가적인 마을인 슐리어제(Schliersee독일어)로 이사했다.
4. 사망
루돌프 하크는 2016년 1월 5일, 바이에른주 남부 피쉬하우젠-노이하우스(Fischhausen-Neuhaus독일어)에서 사망했다.
5. 수상 및 영예
하크는 그의 과학적 업적에 대해 여러 영예와 상을 받았다.
- 1970년: 이론 물리학 분야의 뛰어난 업적으로 막스 플랑크 메달 수상
- 1997년: 양자장론의 현대적 정립에 대한 그의 근본적인 기여로 국제 수리물리학 협회의 앙리 푸앵카레 상 수상
- 1980년: 독일 과학 아카데미 레오폴디나 회원
- 1981년: 괴팅겐 과학 아카데미 회원
- 1979년: 바이에른 과학 아카데미 통신 회원
- 1987년: 오스트리아 과학 아카데미 통신 회원
6. 출판물
루돌프 하크는 양자장론 분야에서 영향력 있는 교과서와 다수의 과학 논문을 출판했다.
- 교과서
- Haag, Rudolf (1996). Local quantum physics: Fields, particles, algebras. 2nd ed. Springer-Verlag Berlin Heidelberg.
- 주요 과학 논문
- Haag, Rudolf (1955). "On quantum field theories". Dan. Mat. Fys. Medd. 29 (12): 1-37. (하크의 정리)
- Haag, Rudolf (1958). "Quantum field theories with composite particles and asymptotic conditions". Physical Review 112 (2): 669-673. (하크-루엘 산란 이론)
- Haag, Rudolf; Kastler, Daniel (1964). "An Algebraic approach to quantum field theory". Journal of Mathematical Physics 5 (7): 848-861. (하크-카스틀레 공리계)
- Doplicher, Sergio; Haag, Rudolf; Roberts, John E. (1971). "Local observables and particle statistics. 1". Communications in Mathematical Physics 23 (3): 199-230.
- Doplicher, Sergio; Haag, Rudolf; Roberts, John E. (1974). "Local observables and particle statistics. 2". Communications in Mathematical Physics 35 (1): 49-85. (도플리처-하크-로버츠 초선택 구조 분석)
- Haag, Rudolf; Hugenholtz, Nico M.; Winnink, Marius (1967). "On the Equilibrium states in quantum statistical mechanics". Communications in Mathematical Physics 5 (3): 215-236. (KMS 조건)
- Haag, Rudolf; Kastler, Daniel; Trych-Pohlmeyer, Ewa B. (1974). "Stability and equilibrium states". Communications in Mathematical Physics 38 (3): 173-193. (안정성과 KMS 조건)
- Araki, Huzihiro; Kastler, Daniel; Takesaki, Masamichi; Haag, Rudolf (1977). "Extension of KMS States and Chemical Potential". Communications in Mathematical Physics 53 (2): 97-134. (KMS 조건과 화학 퍼텐셜)
- Haag, Rudolf; Narnhofer, Heide; Stein, Ulrich (1984). "On Quantum Field Theory in Gravitational Background". Communications in Mathematical Physics 94 (2): 219-238. (언루 효과)
- Fredenhagen, Klaus; Haag, Rudolf (1990). "On the Derivation of Hawking Radiation Associated With the Formation of a Black Hole". Communications in Mathematical Physics 127 (2): 273-284. (호킹 복사)
- Haag, Rudolf; Lopuszanski, Jan T.; Sohnius, Martin (1975). "All possible generators of supersymmetries of the S-matrix". Nuclear Physics B 88 (2): 257-274. (초대칭 분류)
- Haag, Rudolf (1990). "Fundamental Irreversibility and the Concept of Events". Communications in Mathematical Physics 132 (1): 245-252. (사건 개념)
7. 유산 및 영향력
루돌프 하크는 양자장론 분야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으며, 그의 업적은 후대 과학자들에게 지속적인 영감을 주었다. 그는 양자장론의 수학적 기초를 엄격하게 정립함으로써 이 분야의 발전에 핵심적인 기여를 했으며, 그의 공리적 접근 방식은 오늘날에도 많은 연구의 기반이 되고 있다. 특히 하크의 정리와 하크-카스틀레 공리계는 양자장론의 근본적인 이해를 위한 필수적인 도구로 자리매김했다. 그의 연구는 양자 통계 역학 및 곡선 시공간의 양자장론 등 다양한 관련 분야에서도 중요한 진전을 이끌어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