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인적 배경
플로리디는 1964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태어났다. 그는 이탈리아와 영국의 이중 국적을 가지고 있다. 그의 배우자는 저명한 신경과학자인 안나 크리스티나 노브레이다.
2. 학력
플로리디는 학문적 여정을 통해 철학적 관심사를 발전시켜 나갔다.
그는 1988년 로마 라 사피엔차 대학교에서 최우수 졸업으로 학사 학위(laurea)를 취득하며 학업을 시작했다. 초기에는 철학사를 전공했으나, 곧 분석철학에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 그는 논리 철학 분야에서 마이클 더밋의 반실재론을 주제로 학사 논문(tesi di laurea, 대략 석사 학위 논문에 해당)을 작성했다.
이후 플로리디는 워릭 대학교에서 1989년 철학 석사(MPhil) 학위를, 1990년 박사 학위(PhD)를 취득했다. 이 시기 그는 인식론과 논리 철학을 연구했으며, 수전 해크(그의 박사 학위 지도 교수)와 마이클 더밋의 지도를 받았다. 그의 초기 학생 시절은 논픽션 도서 『잃어버린 그림: 카라바조 걸작을 찾아서』에 "루치아노"라는 이름으로 부분적으로 언급되어 있다.
대학원 및 박사 후 과정 동안 그는 새로운 방법론을 모색하며 분석철학의 전통적인 주제들을 다루었다. 그는 현대의 철학적 문제에 대해 발견적이고 지적으로 풍부한 관점에서 접근하고자 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고전적인 분석철학이 나아갈 길을 잃었다고 판단하여 점차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이러한 이유로 그는 프래그머티즘(특히 찰스 샌더스 퍼스의 사상)과 인식론 및 논리 철학의 기초주의적 문제, 그리고 회의주의의 역사에 대한 연구에 집중했다.
3. 학술 경력
플로리디의 학술 경력은 다양한 기관에서의 중요한 직책과 연구 활동으로 특징지어진다.
그는 1990년부터 1991년까지 워릭 대학교에서 철학 강사로 학술 경력을 시작했다. 1990년에는 옥스퍼드 대학교 철학과에 합류했고, 1999년에는 옥스퍼드 대학교 컴퓨터 과학부(OUCL)에 참여했다.
그는 1990년부터 1994년까지 옥스퍼드 대학교 울프슨 칼리지에서 철학 분야의 주니어 연구원(JRF)을 역임했다. 이어서 1994년부터 1995년까지 런던 대학교 와버그 연구소에서 사상사 분야의 프랜시스 예이츠 펠로우로 활동했으며, 1994년부터 2001년까지 옥스퍼드 대학교 울프슨 칼리지에서 철학 연구원으로 재직했다. 이 기간 동안 그는 옥스퍼드의 여러 칼리지에서 강의를 담당했다. 1994년부터 1996년까지는 토리노 대학교 철학과에서 박사 후 연구 장학금을 받기도 했다.
2001년부터 2006년까지 그는 옥스퍼드 대학교 비교 미디어 법률 및 정책 프로그램에서 마클 재단(Markle Foundation) 정보 정책 선임 연구원으로 활동했다. 2002년부터 2008년까지는 바리 대학교에서 논리학 부교수를 역임했다. 2006년에는 옥스퍼드 대학교 세인트 크로스 칼리지의 특별 선출 펠로우가 되었으며, 이 대학의 스쿼시 팀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2008년, 그는 하트퍼드셔 대학교에서 정보철학 연구 의장직을 맡는 정교수로 임명되었고, 2009년에는 유네스코 정보 및 컴퓨터 윤리 의장직을 겸임했다. 이 직책은 2013년 옥스퍼드로 복귀하기 전까지 유지되었다. 그는 옥스퍼드 대학교의 정보철학 학제 간 연구 그룹인 IEG와 하트퍼드셔 대학교의 정보철학 연구 그룹인 GPI의 설립자이자 이사였다. 또한 1995년부터 2008년까지 이탈리아 철학 전자 저널인 SWIF의 설립자이자 이사로 활동했다. 그는 옥스퍼드 세인트 크로스 칼리지의 전 통치체 펠로우였다.
2010년부터 현재까지 스프링거(Springer) 출판사의 학술지 『철학 & 기술(Philosophy & Technology)』의 편집장을 맡고 있다. 2011년부터 2012년까지는 위스콘신-밀워키 대학교 정보 정책 연구 센터의 펠로우였다.
2014년부터 2015년까지는 구글의 '잊힐 권리' 자문 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이 자문 위원회는 유럽 7개 도시(마드리드, 로마, 파리, 바르샤바, 베를린, 런던, 브뤼셀)에서 공개 회의를 개최했으며, 2015년 2월 6일 최종 보고서를 발표했다.
2017년에는 앨런 튜링 연구소의 펠로우가 되었고, 2017년부터 2020년까지는 동 연구소의 데이터 윤리 그룹 의장을 맡았다.
2023년 1월, 플로리디는 2023-2024 학년도부터 예일 대학교로 자리를 옮겨 예일 디지털 윤리 센터의 설립 소장직을 맡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현재 그는 볼로냐 대학교 법학과 문화 및 커뮤니케이션 사회학 교수이자 디지털 윤리 센터 소장, 그리고 아메리칸 대학교 경제학과 겸임 교수("특별 상주 학자")로 재직 중이다.
4. 철학적 기여
플로리디는 정보철학, 정보 윤리, 디지털 윤리 분야에서 핵심적인 이론적, 개념적 발전을 이루어냈다. 그의 사상 체계는 정보의 본질과 그것이 현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깊이 있게 분석한다.
4.1. 정보철학 (Philosophy of Information, PoI)
플로리디의 주요 기여 중 하나는 '정보철학'(PoI)을 체계적으로 정립한 것이다. 정보철학은 정보의 본질과 세계에서의 정보의 역할을 이해하기 위한 포괄적인 틀을 제공한다. 플로리디에 따르면, 정보는 우리의 지식과 세계에 대한 이해를 형성하는 필수적인 자원이다. 정보는 단순히 현실의 중립적인 표현이 아니라, 그 자체의 속성, 효과, 그리고 도덕적 함의를 지닌 세계의 한 부분이다.
플로리디의 정보철학은 여러 핵심 구성 요소를 포함한다. 여기에는 정보의 본질을 정의하는 '정보의 존재론', 정보와 정보 기술의 도덕적 함의를 평가하는 틀을 제공하는 '정보의 윤리학', 지식과 과학의 발달에서 정보의 역할을 분석하는 '정보의 인식론', 그리고 보다 형식적인 측면에 집중하는 '정보의 논리학'이 포함된다. 또한 정보철학은 '인포스피어'(infosphere)라는 '정보 환경' 이론을 포함한다. 인포스피어는 정보가 생성, 사용, 소통되는 물리적, 사회적, 문화적 맥락 전체를 아우르는 개념이다.
4.2. 정보 윤리 및 디지털 윤리
플로리디는 정보 기술의 윤리적 측면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를 통해 정보 윤리 및 디지털 윤리 분야를 선도했다. 그의 연구는 디지털 시대의 프라이버시, 데이터 보호, 정보 접근성, 정보 격차 해소, 그리고 인공지능 윤리와 같은 중요한 사회적 문제들을 다룬다.
그는 정보 기술의 발전이 사회적 약자와 민주주의 발전에 미치는 함의를 탐구하며, 정보의 윤리적 사용이 개인의 권리와 사회 전체의 복지에 필수적임을 강조한다. 특히 그는 2014년부터 2015년까지 구글의 '잊힐 권리' 자문 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디지털 시대의 개인 정보 통제권과 공공의 알 권리 사이의 균형점을 모색하는 데 기여했다. 그의 이러한 활동은 정보 기술이 야기하는 윤리적 도전 과제에 대한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고, 기술 발전이 인간의 존엄성과 사회적 정의를 침해하지 않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둔다.
5. 주요 저작
플로리디의 학문적 기여를 대표하는 주요 저작들은 정보철학 및 정보 윤리 분야의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다.
- 『제4의 혁명: 정보권(인포스피어)이 현실을 바꾸다』 (The Fourth Revolution: How the Infosphere is Reshaping Human Reality제4의 혁명: 정보권(인포스피어)이 현실을 바꾸다영어, 2014년 원저, 2017년 한국어 번역판)
이 책은 인간이 정보 환경, 즉 인포스피어 속에서 살아가는 '온라이프(onlife)' 존재가 되었음을 주장하며, 정보 기술의 발전이 우리의 존재 방식, 사회 구조, 윤리적 가치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왔음을 탐구한다.
- 『정보의 논리』 (The Logic of Information정보의 논리영어, 2019년)
이 저작은 정보의 개념을 형식적이고 논리적인 관점에서 심층적으로 분석하며, 정보철학의 이론적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한다.

6. 수상 및 인정
플로리디는 그의 뛰어난 학문적 업적과 사회적 기여를 인정받아 국내외적으로 수많은 상과 명예를 받았다.
- 2022년 - 대십자 기사단 훈장 (Cavaliere di Gran Croce Ordine al Merito della Repubblica Italiana): 이탈리아 공화국 최고 훈장. 정보철학과 윤리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이탈리아 대통령 세르조 마타렐라의 특별 법령으로 수여되었다.
- 2022년 - 볼로냐 학술원 펠로우
- 2021년 - 셰브데 대학교(스웨덴) 정보학 명예 박사 학위: "정보철학에 대한 획기적인 연구"를 인정받았다.
- 2020년 - 우디네 철학상 (Udine Filosofia, 미메시스 페스티벌): 『정보의 논리』(옥스퍼드 대학교 출판부, 2019)로 수상.
- 2020년 - 소크라테스상 (Premio Socrate, 체사레 란다 재단): 철학적 소통에 대한 공로.
- 2019년 - CogX 어워드: "인공지능 윤리 분야의 뛰어난 업적"으로 수상.
- 2019년 - 길버트 라일 강연 (Gilbert Ryle Lectures), 트렌트 대학교
- 2019년 - 아레테 상 "책임의 대가" (Premio Aretè "Maestro della Responsabilità", Nuvolaverde, Confindustria, Gruppo 24 Ore Salone della CSR 및 혁신 사회): 커뮤니케이션 윤리에 대한 공로.
- 2018년 - IBM 사상가상 (Thinker Award): 인공지능 윤리에 대한 공로.
- 2018년 - 지식상 (Premio Conoscenza, 이탈리아 대학 총장 협의회 CRUI): 디지털 윤리에 대한 연구 및 소통 업적.
- 2017년 - 사회과학 학술원 펠로우
- 2016년 - J. 옹 상 (J. Ong Award, 미디어 생태학 협회): 『제4의 혁명』(옥스퍼드 대학교 출판부, 2016)으로 수상.
- 2016년 - 코페르니쿠스 과학자상 (Copernicus Scientist Award, 페라라 대학교 고등 연구소): 정보 윤리 및 철학 연구를 인정받았다.
- 2015년 - 페르낭 브로델 선임 펠로우 (Fernand Braudel Senior Fellow), 유럽 대학교 연구소
- 2014-2015년 - 카테드라스 데 엑셀렌시아 (Cátedras de Excelencia, 마드리드 카를로스 3세 대학교): 정보철학 및 윤리 연구.
- 2013년 - 국제 과학 철학 학술원 회원
- 2013년 - 영국 컴퓨터 학회 펠로우
- 2013년 - 바이젠바움 상 (Weizenbaum Award, 국제 윤리 및 정보 기술 학회): "연구, 봉사, 비전을 통해 정보 및 컴퓨터 윤리 분야에 매우 중요한 기여"를 인정받았다.
- 2012년 - 코비 상 (Covey Award, 국제 컴퓨팅 및 철학 협회): "컴퓨팅 및 철학 분야의 뛰어난 연구"를 인정받았다.
- 2011-2012년 - 위스콘신-밀워키 대학교 정보 정책 연구 센터 펠로우
- 2011년 - 슈체아바 슈테판 첼 마레 대학교(루마니아) 철학 명예 박사 학위: "정보철학과 윤리 분야의 선도적인 연구"를 인정받았다.
- 2011년 - 월드 테크놀로지 네트워크(뉴욕) 펠로우: "윤리 및 기술" 부문.
- 2010년 - 부총장 연구상 (Vice Chancellor Research Award), 하트퍼드셔 대학교
- 2009년 - 인공지능 및 행동 시뮬레이션 연구 학회 펠로우
- 2009-2010년 - 가우스 교수 (Gauss Professor, 괴팅겐 과학 학술원): 정보철학 연구를 인정받아 수상(일반적으로 수학자나 물리학자에게 수여되는 상으로, 철학자로는 최초 수상).
- 2009년 - 바와이즈 상 (Barwise Prize, 미국 철학 협회): "정보 윤리 및 철학 분야의 뛰어난 연구"를 인정받았다.
- 1998년 - WWW98 상 (일 솔레 24 오레): 이탈리아 철학 웹사이트 SWIF의 디렉터로서 온라인 편집 작업에 대한 공로.
7. 평가 및 영향력

루치아노 플로리디는 정보철학과 정보 윤리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며 현대 철학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스코푸스(Scopus) 데이터에 따르면 그는 2020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인용된 현존하는 철학자로 기록되었으며, 이는 그의 학문적 성과와 영향력을 명확히 보여준다.
그의 연구는 단순히 학술적인 영역을 넘어 사회 전반에 걸쳐 중요한 함의를 지닌다. 특히 '인포스피어'와 '온라이프' 개념을 통해 디지털 시대의 인간 존재와 사회 변화를 설명하며, 정보 기술이 야기하는 윤리적, 사회적 문제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한다. 프라이버시, 데이터 보호, 인공지능 윤리와 같은 현대 사회의 핵심 쟁점에 대한 그의 접근 방식은 관련 정책 수립과 대중의 인식 제고에 기여하고 있다.
플로리디의 저작들은 한국어, 일본어, 중국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그리스어, 폴란드어, 체코어, 헝가리어, 아랍어, 페르시아어 등 다양한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 학자들과 대중에게 그의 사상을 전파하고 있다. 이는 그의 철학이 보편적인 가치를 지니며, 문화적, 언어적 장벽을 넘어 광범위하게 수용되고 있음을 입증한다. 그는 학계에서의 높은 인용률과 더불어, 구글의 '잊힐 권리' 자문 위원회 활동과 같은 실질적인 사회 참여를 통해 이론과 실천을 겸비한 철학자로 평가받고 있다. 그의 사상은 미래 사회의 디지털 전환과 윤리적 방향을 설정하는 데 지속적으로 중요한 지침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