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아서왕 전설에서 이그레인(Igraine)은 아서 왕의 어머니이자 우서 펜드래건의 두 번째 아내이다. 그녀는 본래 콘월 공작 고를로이스의 아내였으나, 우서 펜드래건이 그녀에게 반한 후 마법사 멀린의 도움으로 고를로이스로 변신하여 이그레인과 동침했고, 이로 인해 아서가 잉태되었다. 고를로이스가 사망한 후 이그레인은 우서 펜드래건과 재혼하게 된다.
2. 이름과 이칭
이그레인의 이름은 다양한 문헌과 언어에서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 라틴어로는 Igerna이게르나라틴어, 웨일스어로는 Eigr에이그르웨일스어 또는 Eigyr에이거르웨일스어로 불리며, 중세 웨일스어에서도 Eigyr에이거르웨일스어로 표기되었다. 프랑스어로는 Ygraine이그렌프랑스어이라 불리며, 고대 프랑스어에서는 Ygerne이게른프랑스어 (고대) (842년-1400년경) 또는 Igerne이게른프랑스어 (고대) (842년-1400년경)으로 나타난다. 토머스 말로리의 《아서 왕의 죽음》에서는 Ygrayne이그레인영어으로 표기되었으며, 현대에는 이그레인 또는 Igreine이그레인영어으로 통용된다. 또한 볼프람 폰 에셴바흐의 《파르치팔》에서는 Arnive아르니베독일어라는 이름으로 등장한다.
3. 가계 및 초기 생애
이그레인의 가계에 대한 정보는 주로 웨일스 문학에서 찾아볼 수 있다. 11세기에서 12세기 사이의 웨일스 문헌인 《쿨후흐와 올웬》에서는 아서의 이름 없는 어머니로 여러 번 간접적으로 언급된다. 이 문헌에 따르면 쿨후흐는 아서의 사촌으로 제시되는데, 이는 쿨후흐의 아버지 킬리드(켈리돈의 아들)나 어머니 골레우디드(아믈라위드 울레디그의 딸) 중 누구를 통해서인지, 또는 이그레인이나 아서의 아버지를 통해서인지는 명확히 밝히지 않는다.
《쿨후흐와 올웬》은 아서의 어머니에게 여러 형제가 있었다고 기록하는데, 이들은 Llysgadrudd Emys흘리스가드루드 에미스웨일스어, Gwrbothu Hen그워르보투 헨웨일스어, Gweir Gwrhyd Ennwir그웨이르 그워르히드 엔위르웨일스어, 그리고 Gweir Paladyr Hir그웨이르 팔라디르 히르웨일스어이다. 또한 이그레인이 콘월의 최고 원로인 Ricca리카라틴어와의 사이에서 또 다른 아들 Gormant고르만트웨일스어를 낳았다고 언급한다. 12세기의 《성 일투드의 생애》는 일투드가 Rieingulid리에인굴리드라틴어(아믈라위드 울레디그의 딸)의 아들이자 아서의 사촌이었다고 기록하며, 이는 이그레인, 리에인굴리드, 골레우디드가 아믈라위드 울레디그의 여러 자녀 중 세 명이라는 후대 계보학의 연결을 강화한다.
이전의 두 문헌과 함께 《브루트 딩게스토우》는 아서의 어머니가 Eigyr에이거르웨일스어라는 이름이었다고 시사한다. 웨일스 계보학은 에이거르의 어머니를 Gwen그웬웨일스어(쿠네다 울레디그의 딸)으로, 아버지를 아믈라위드 울레디그로 기록하며, 아믈라위드 울레디그는 아리마테아의 요셉의 누이인 Enigeus에니게우스라틴어의 후손으로 이어진다. 1400년경 글래스턴베리 수도원의 승려들은 계보학을 수정하여 어부왕을 아믈라위드 울레디그를 통한 이그레인의 할아버지 또는 증조할아버지로 만들었다.
4. 콘월 공작 고를로이스와의 결혼
이그레인은 콘월 공작 고를로이스의 아내로 처음 등장한다. 제프리 오브 몬머스의 《브리타니아 왕들의 역사》에서 그녀는 고를로이스의 아내로 소개된다. 토머스 말로리의 《아서 왕의 죽음》에 따르면, 이그레인은 고를로이스와의 사이에서 세 딸을 두었는데, 이들은 엘레인, 모르가즈, 그리고 모르간 르 페이이다. 그러나 다른 문헌들에서는 아서의 이복 자매들의 이름, 역할, 심지어 수는 텍스트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예를 들어, 제프리의 《브리타니아 왕들의 역사》에서는 아서에게 남동생만 있다고 언급하며 이복 자매는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브루트 티실리오》에서는 콘월의 카도르가 그들의 아들로 기록되어 있으며, 존 하딩의 《연대기》에서는 카도르를 아서의 "어머니 쪽 형제"라고 부른다.
5. 우서 펜드래건과의 관계 및 아서의 탄생
제프리 오브 몬머스는 이그레인을 "브리튼의 모든 여인들 중 그 아름다움이 최고였다"고 묘사한다. 브리튼의 대왕 우서 펜드래건은 그녀에게 반하여 자신의 궁정에서 그녀에게 강제로 접근하려 했다. 이그레인은 이 사실을 남편에게 알렸고, 고를로이스는 우서에게 허락을 구하지 않고 이그레인과 함께 콘월로 떠났다. 이 갑작스러운 이탈은 우서 펜드래건에게 고를로이스를 상대로 전쟁을 벌일 구실을 제공했다. 라야몬의 《라야몬의 브루트》에서 이그레인은 "자신 때문에 너무 많은 사람이 희생될까 봐 마음이 슬프고 비통했다"고 묘사된다.
고를로이스는 디밀리옥 성에서 전쟁을 지휘했지만, 아내 이그레인은 틴타겔 성에 안전하게 머물게 했다. 멀린의 마법으로 고를로이스로 변신한 우서 펜드래건은 틴타겔 성에 들어가 이그레인에 대한 욕망을 채울 수 있었다. 그는 속임수로 이그레인을 강간했는데, 이그레인은 자신이 남편과 함께 있다고 믿었고, 이로 인해 아서가 잉태되었다. 그녀의 남편 고를로이스는 그날 밤 전투에서 사망했다. 제프리는 고를로이스가 아서가 잉태되기 전 또는 후에 사망했는지 명확히 밝히지 않으며, 후대 기록들은 이 점에 대해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다.


이그레인이 임신한 아서는 멀린에게 마법의 대가로 넘겨졌다. 말로리의 기록에 따르면, 엑터 경에게 길러진 아서는 성인이 되어 왕이 된 후에야 처음으로 친어머니 이그레인을 만났다. 제프리에 따르면 이그레인은 우서 펜드래건과의 사이에서 아서의 친동생인 딸 안나를 낳았는데, 안나는 훗날 가웨인과 모드레드의 어머니가 된다.
6. 우서 펜드래건과의 재혼
고를로이스가 사망한 후, 우서 펜드래건은 이그레인과 재혼했다. 제프리는 "그날부터 그들은 서로에 대한 큰 사랑으로 결합되어 동등하게 함께 살았다"고 기록한다. 그러나 제프리는 이그레인이 우서의 속임수를 알게 되었는지 여부는 명확히 밝히지 않는다. 라야몬은 "우서가 가장 고귀한 아내인 이그레인에게 인사하고, 그들이 침대에서 나눈 이야기를 상기시키는 징표를 보냈다. 그는 그녀에게 성을 빨리 넘겨주라고 명령했다. 다른 방법은 없었다. 그녀의 주인이 죽었기 때문이다"라고 묘사한다.
7. 후기 생애 및 행적
일부 로맨스 문헌에서는 우서 펜드래건 사망 후에도 이그레인이 살아있는 것으로 묘사된다. 크레티앵 드 트루아의 《페르스발, 성배 이야기》에서 가웨인은 자신의 어머니와 할머니가 오래전에 죽었다고 생각했지만, 마법에 걸린 경이의 성에서 이그레인과 그의 어머니를 발견한다. 이와 동일한 이야기는 볼프람 폰 에셴바흐의 《파르치팔》과 하인리히 폰 뎀 튀를린의 《디우 크뢰네》에서도 나타난다. 이 두 작품에서는 이그레인이 성을 마법에 걸리게 한 마법사에게 납치되었다고 설명되는데, 그녀가 "자발적으로" 납치되었다는 암시도 포함되어 있다.
프랑스어 《아르투스 서》의 불완전한 대체 결말인 프랑스어 《불가타 멀린》에서는 이그레인이 성배의 성인 코르베닉에 숨어 살고 있다고 언급된다. 이는 후기 랑슬로-성배 이야기에서 성배 성의 마법이 크레티앵의 경이의 성에서 발견되는 마법과 매우 유사하며 그에 기반을 둔 것으로 보아 동일한 전승의 한 버전으로 보인다.
한국어 전승에서는 우서 왕이 사망한 후 이그레인이 종적을 감추었으며, 온갖 금은보화를 북쪽 지방으로 가져가 바위 언덕에 성을 지었다고 전해진다. 또한 그녀는 "백발의 왕비"로 묘사되는데, 나이를 꽤 먹었음에도 여전히 고운 얼굴에 하얀 옷을 입고 머리에 꽃을 꽂고 다녔다고 한다.
8. 문학적 묘사와 변천
이그레인은 아서 왕 전설의 주요 문헌들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묘사되며, 이는 각 시대와 작가의 해석에 따라 변천해왔다. 그녀의 역할은 아서의 탄생이라는 핵심 사건에 집중되지만, 그녀의 가계, 자녀들, 그리고 우서와의 관계에 대한 세부 사항은 문헌마다 차이를 보인다.
8.1. 제프리 오브 몬머스의 《브리타니아 왕들의 역사》
제프리 오브 몬머스의 《브리타니아 왕들의 역사》는 이그레인의 초기 전승을 확립한 중요한 문헌이다. 제프리는 이그레인을 "브리튼의 모든 여인들 중 그 아름다움이 최고"라고 묘사하며, 우서 펜드래건이 그녀에게 강렬한 사랑을 느끼게 되는 계기를 제공한다. 우서가 그녀에게 강제로 접근하려 하자, 이그레인은 남편 고를로이스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고를로이스는 우서의 허락 없이 이그레인과 함께 콘월로 떠난다. 이 사건은 우서가 고를로이스에게 전쟁을 선포하는 빌미가 된다.
고를로이스는 전쟁을 디밀리옥 성에서 수행하면서 이그레인을 안전을 위해 틴타겔 성에 피신시킨다. 이때 멀린의 마법으로 고를로이스로 변신한 우서는 틴타겔 성에 잠입하여 이그레인과 동침한다. 이그레인은 자신이 남편과 함께 있다고 믿었으며, 이 속임수로 인해 아서가 잉태된다. 고를로이스는 바로 그날 밤 전투에서 사망한다. 제프리는 고를로이스의 죽음이 아서의 잉태 전인지 후인지 명확히 밝히지 않으며, 후대 기록들은 이 부분에서 서로 다른 견해를 보인다. 이후 우서 펜드래건은 이그레인과 재혼하며, 제프리는 그들이 "그날부터 서로에 대한 큰 사랑으로 결합되어 동등하게 함께 살았다"고 기록한다. 그러나 이그레인이 우서의 속임수를 알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 제프리의 기록에 따르면, 이그레인은 우서 펜드래건과의 사이에서 아서의 친동생인 딸 안나를 낳았는데, 안나는 훗날 가웨인과 모드레드의 어머니가 된다.
8.2. 토머스 말로리의 《아서 왕의 죽음》
토머스 말로리의 《아서 왕의 죽음》은 이그레인의 딸들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이 작품에서 이그레인은 고를로이스와의 사이에서 엘레인, 모르가즈, 모르간 르 페이 세 딸을 낳은 것으로 묘사된다. 특히 말로리는 아서가 엑터 경에 의해 길러져 성인이 되고 왕이 된 후에야 비로소 친어머니 이그레인을 처음 만나게 되는 장면을 담고 있다.
8.3. 기타 중세 문헌
다양한 중세 문헌들은 이그레인에 대해 각기 다른 묘사와 전승을 보여준다.
- 라야몬의 《브루트》**: 라야몬의 《라야몬의 브루트》에서는 이그레인이 "자신 때문에 너무 많은 사람이 희생될까 봐 마음이 슬프고 비통했다"고 묘사되며, 우서가 이그레인에게 고를로이스의 죽음을 알리고 성을 넘겨줄 것을 요구하는 장면이 나온다.
- 로베르 드 보롱의 《멀린》**: 로베르 드 보롱의 시 《멀린》에서는 이그레인의 전 남편이 이름 없는 틴타겔 공작으로 등장하며, 그와의 사이에서 이름 없는 두 딸을 낳는다. 한 딸은 로트 왕과 결혼하여 가웨인, 모드레드, 가헤리에트, 게레헤트의 어머니가 된다. 다른 딸은 일부 판본에서는 이름이 없고, 일부에서는 모르가인으로 불리며, 갈롯의 넨트레스 왕과 결혼한다. 로베르 드 보롱에 따르면 이그레인은 두 번째 남편(우서)보다 먼저 사망한다. 틴타겔 공작의 세 번째 서녀는 학교에 보내져 큰 마법사 요정 모르간이 되는데, 다른 중세 기록들은 모르간이 서녀라고 언급하지 않으며, 이 버전에서만 아서의 이복 자매가 된다.
- 《랑슬로-성배》 연작의 《불가타 멀린》**: 이그레인은 두 명의 이전 남편을 가진 것으로 묘사된다. 한 명은 고를로이스와 동일시되는 호엘로, 그와의 사이에서 가웨인의 어머니와 갈롯의 넨트레스 왕과 결혼하는 블라신이라는 두 딸을 낳는다. 호엘이 죽은 후 이그레인은 틴타겔 공작과 결혼하여 세 명의 딸을 더 낳는다. 세 번째 딸은 브리아다스 왕과 결혼하여 스코틀랜드의 안구셀 왕의 어머니가 된다(다른 현존하는 텍스트에서는 아서의 조카로 만들어지지 않음). 네 번째 딸은 헤르메센트로, 레게드의 우리엔 왕과 결혼하여 이웨인 대왕의 어머니가 된다. 다섯 번째 딸은 모르간이다. 다른 기록들에서는 이웨인이 아서의 조카가 아니지만, 때로는 그들의 아버지가 형제로 제시될 때 가웨인의 사촌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 기타 로맨스**: 《아서 왕의 죽음》은 첫째 딸을 마가우스, 둘째를 엘레인, 셋째를 모르간으로 명명한다. 울리히 폰 차치크호펜의 《란첼레트》에서는 란슬롯이 아서의 누이 클라린의 아들이고, 산문 《란슬롯》에서는 카라도크가 아서의 누이의 아들이며, 영어 로맨스 《시르 퍼시벨》에서는 퍼시발이 아서의 누이 아케플루르의 아들이다. 아서 왕 이야기는 서로 일관되지 않으며, 아서의 누이들은 영웅을 아서의 조카로 만들고자 하는 이야기꾼의 욕망에 따라 창조된 것으로 보인다. 리처드 카루의 《콘월 조사》(1602년)는 이전 자료를 바탕으로 이그레인과 우서 사이에서 태어난 에이미라는 아서의 누이를 언급한다.
- 크레티앵 드 트루아, 볼프람 폰 에셴바흐, 하인리히 폰 뎀 튀를린**: 크레티앵 드 트루아의 《페르스발, 성배 이야기》에서 이그레인과 그녀의 딸(가웨인의 어머니)은 가웨인이 어머니와 할머니가 오래전에 죽었다고 생각했을 때, 마법에 걸린 경이의 성에서 발견된다. 이 동일한 이야기는 볼프람 폰 에셴바흐의 《파르치팔》과 하인리히 폰 뎀 튀를린의 《디우 크뢰네》에서도 나타난다. 이 두 작품에서는 이그레인이 성을 마법에 걸리게 한 마법사에게 납치되었다고 설명되는데, 그녀가 "자발적으로" 납치되었다는 암시도 포함되어 있다.
9. 현대 대중문화에서의 재해석
이그레인 캐릭터는 현대 소설, TV 시리즈, 영화 등 다양한 대중문화 작품에서 새롭게 해석되고 재현되었다.
- 잭 와이츠의 《독수리의 꿈》**: 이그레인을 아일랜드의 통치자 아톨의 딸로 묘사한다. 그녀는 콘월 공작 로트와 결혼하지만, 잔인한 로트를 피해 그의 숙적인 우서 펜드래건에게로 도피한다.
- BBC 시리즈 《멀린》**: 시즌 2 에피소드 8 "아버지의 죄"에서 이그레인은 우서의 아내로 등장하지만, 시리즈 시작 시점에는 이미 사망한 상태이다. 그녀는 아이를 가질 수 없었고, 그래서 우서는 마법사 니무에의 도움을 받아 아이를 갖게 된다. 이그레인은 아서를 낳지만, 마법이 잉태에 개입했기 때문에 우서는 마법으로 생명을 얻는 대가로 자신이 동등하게 소중히 여기는 아내의 생명을 잃어야 했다. 이그레인의 죽음은 우서가 자신의 왕국 내 모든 마법 사용자들을 증오하고 박해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 가이 리치 감독의 2017년 영화 《킹 아서: 제왕의 검》**: 포피 델레바인이 우서의 아내 이그레인 역을 연기한다.
10. 어원 및 지명과의 연관성
이그레인이라는 이름의 어원적 의미나 특정 지명과의 연관성에 대한 제안이 있다. 콘월 젠노어 교구의 보시그란 곶 요새는 헨리 제너에 의해 the Dwelling of Igerna이게르나의 거주지영어를 의미하는 것으로 제안되었다. 제너는 또한 보시그란이 세인트 저스트 인 펜위스 교구의 보스워를라스(Bosworlas)와 가깝다는 점에 주목했는데, 보스워를라스는 the Dwelling of Gorlois고를로이스의 거주지영어를 의미한다. 그는 고를로이스가 5세기 또는 6세기 둠노니아의 실제 소군주였을 것이라고 믿었다.
11. 관련 인물 및 주제
- 아서 왕
- 우서 펜드래건
- 고를로이스
- 멀린
- 엘레인
- 모르가즈
- 모르간 르 페이
- 카도르
- 안나
- 가웨인
- 모드레드
- 콘월 공작
- 틴타겔 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