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엘비르 발리치 (Elvir Baljić보스니아어, 1974년 7월 8일 출생)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출신의 전 축구 선수이자 축구 감독이다. 선수 시절 포워드로 활약했으며, 그의 가장 큰 성공은 레알 마드리드에서 1999-2000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이 외에도 페네르바흐체 소속으로 2000-01 시즌 쉬페르리그 우승을 경험했다.
선수 은퇴 후에는 사페트 수시치 감독의 수석 코치로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국가대표팀에 합류하여 2014 FIFA 월드컵 본선 진출에 기여했다. 이후 2015년 튀르키예의 카라뷔크스포르와 2019년 보스니아 프리미어리그의 투즐라 시티에서 감독을 역임하는 등 지도자 경력을 이어갔다. 그는 높은 이적료로 레알 마드리드에 입단했음에도 불구하고 부상과 부진으로 인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역대 최악의 영입' 중 한 명으로 언급되기도 한다.
2. 어린 시절과 선수 경력 초반
엘비르 발리치의 성장 배경과 초기 프로 경력은 보스니아 전쟁의 격동 속에서 시작되었다.
2.1. 유년기와 초기 선수 경력
엘비르 발리치는 1974년 7월 8일 유고슬라비아 사회주의 연방 공화국의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사회주의 공화국 사라예보에서 태어났다. 그는 고향 클럽인 FK 젤레즈니차르 사라예보의 유스팀에서 축구를 시작했으나, 1993년 보스니아 전쟁이 발발하자 FK 사라예보로 이적하여 선수 경력을 이어나갔다. FK 사라예보 소속으로 그는 11경기에 출전하여 8골을 기록하며 보스니아의 최고 리그에서 첫 프로 경기를 치렀다.
2.2. 튀르키예 리그에서의 성장
FK 사라예보에서의 짧은 기간 후, 발리치는 튀르키예로 건너가 부르사스포르에 입단했다. 부르사스포르에서 그는 1995년부터 1998년까지 여러 시즌 동안 클럽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 활약하며 총 87경기에 출전해 42골을 기록했다. 이러한 뛰어난 활약으로 그는 튀르키예 내 주요 클럽들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3. 프로 선수 경력
엘비르 발리치의 프로 선수 경력은 튀르키예 리그에서의 성공과 레알 마드리드에서의 도전, 그리고 이후의 임대 생활 및 여러 클럽을 거치며 마무리되었다.
3.1. 페네르바흐체에서의 첫 성공
1998년 여름, 엘비르 발리치는 튀르키예의 명문 구단 페네르바흐체와 계약하며 이적료 930.00 만 EUR에 입단했다. 그는 쉬크뤼 사라졸루 스타디움에서 한 시즌을 보내며 30경기에 출전하여 18골을 터뜨리는 뛰어난 활약을 펼쳤고, 클럽은 시즌을 3위로 마쳤다. 페네르바흐체에서의 이러한 활약은 당시 25세였던 발리치에게 여러 유럽 클럽들의 관심을 받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3.2. 레알 마드리드 시절
1999년 여름, 발리치의 페네르바흐체에서의 인상적인 활약은 그를 여러 유럽 클럽들의 영입 대상으로 만들었다. 특히 당시 베식타시 JK의 감독이었던 존 토샥이 레알 마드리드의 감독으로 부임하며, 토샥 감독이 발리치를 영입하고자 강력히 요청했다. 결국 레알 마드리드는 발리치를 영입하기 위해 무려 2600.00 만 EUR라는 높은 이적료를 지불하며 당시 큰 놀라움을 안겨주었다. 이는 2011년 1월 에딘 제코가 VfL 볼프스부르크에서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하며 기록한 3200.00 만 EUR 이전까지 유고슬라비아 출신 선수 중 가장 높은 이적료 기록이었다.
그러나 1999-2000 시즌이 시작되기 직전, 발리치는 왼쪽 무릎의 전방 및 후방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심각한 부상을 입게 되었다. 이로 인해 수술을 받고 장기간의 재활을 거쳐야 했으며, 곧바로 경기력 저하로 이어져 레알 마드리드에서의 그의 입지는 순식간에 불리해졌다. 결국 1999-2000 시즌 동안 그는 11번의 리그 경기(그 중 8경기는 교체 출전)에 출전하여 단 1골만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1999년 11월 토샥 감독이 경질되고 비센테 델 보스케가 새로운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발리치의 입지는 더욱 주변화되었다. 시즌이 끝날 무렵, 델 보스케 감독은 2000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위해 파리로 떠나는 18인 스쿼드에 발리치를 포함시켰으나, 레알 마드리드가 같은 스페인 클럽인 발렌시아를 꺾고 우승을 차지하는 동안 단 한 번도 출전 기회를 주지 않았다.
이러한 부상과 부진, 제한된 출전 기회로 인해 발리치의 레알 마드리드 이적은 높은 이적료에 비해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여러 축구 매체에서 발표하는 '레알 마드리드 역대 최악의 영입' 또는 '최악의 라리가 이적' 목록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3.3. 임대 및 후기 클럽 경력
2000년 여름 이적시장에서 발리치는 다시 페네르바흐체로 임대되어 한 시즌을 보냈다. 그는 2000-01 시즌 동안 27번의 리그 경기에 출전하여 5골을 기록하며 이전의 기량을 일부 회복하는 데 성공했고, 페네르바흐체는 이 시즌에 쉬페르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2001-02 시즌에는 레알 마드리드가 있는 마드리드를 연고로 하는 라요 바예카노로 임대되어 자신의 능력을 보여줄 기회를 얻었다. 발리치는 레알 마드리드와의 근접성 때문에 라요 바예카노로의 이적을 강력히 주장했는데, 이는 미래에 레알 마드리드에서 새로운 기회를 얻고자 하는 희망 때문이었다. 라요 바예카노에서 그는 동향 출신의 친구이자 동료였던 엘비르 볼리치와 에미르 그라노브와 재회하기도 했다. 때로는 발리치, 볼리치, 그리고 이름이 비슷한 스페인 선수인 보로가 공격진을 형성하기도 했다. 그러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의 그의 입지는 더 이상의 부상과 부진, 심지어 징계 문제로 인해 개선되지 못했고, 라요 바예카노에서도 10번의 리그 출전에서 단 1골만을 기록했다.
2002년 여름 이적시장에서 발리치의 레알 마드리드와의 계약은 종료되었고, 그는 다시 튀르키예로 돌아와 갈라타사라이로 이적했다. 갈라타사라이에 입단했을 때 발리치의 나이는 28세에 불과했지만, 그의 전성기는 이미 지났다는 것이 명확해졌다. 그의 기량은 기껏해야 평범한 수준이었고, 축구에 대한 전반적인 흥미도 점차 감소하는 듯했다. 그는 여러 차례 은퇴를 선언했지만, 매번 다시 복귀했다. 갈라타사라이 소속으로 그는 34경기에 출전하여 3골을 기록했다.
2004년 12월 갈라타사라이를 떠난 발리치는 2005년 1월 코니아스포르와 계약했다. 코니아스포르에서 반 시즌만 보낸 후, 발리치는 31세의 나이에 클럽을 떠나 축구에서 휴식을 취했다. 코니아스포르에서 그는 14경기에 출전하여 2골을 기록했다. 그러나 2006년 1월 다시 축구계로 돌아와 튀르키예 팀인 MKE 앙카라귀쥐와 계약했다. 앙카라귀쥐에서 그는 15경기에 출전하여 2골을 기록했다. 이후 2006-07 시즌과 2007-08 시즌에는 이스탄불스포르에서 뛰었으며, 총 25경기에 출전하여 9골을 기록한 후 2008년 7월 34세의 나이로 현역에서 은퇴를 결정했다.
4. 국가대표 경력
엘비르 발리치의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국가대표팀 경력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그는 1996년 4월 알바니아와의 친선 경기에서 국가대표 데뷔전을 치렀다. 총 38경기에 출전하여 14골을 기록했다. 특히 그는 1999년 10월 9일, UEFA 유로 2000 예선 9조 경기에서 에스토니아를 상대로 4골을 기록하며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대표팀 역사상 최초이자 현재까지 유일하게 단일 공식 경기에서 4골을 넣은 선수로 기록되었다. 이 경기는 최종 스코어 1대4로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가 승리했다. 그의 마지막 국가대표 경기는 2005년 3월 리투아니아와의 FIFA 월드컵 예선 경기였다.
5. 감독 경력
선수 은퇴 후 엘비르 발리치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 튀르키예에서 축구 감독 및 코치로서의 경력을 쌓았다.
5.1. 수석 코치 경력
선수 생활을 마친 지 약 2년 후인 2010년 2월, 당시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국가대표팀 감독이었던 사페트 수시치는 발리치가 자신의 수석 코치 중 한 명이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발리치는 수석 코치로서 2014년 브라질에서 열린 2014 FIFA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축구 역사상 첫 번째 FIFA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역사적인 성과에 기여했다. 발리치는 2014년 수시치 감독이 팀을 떠나면서 국가대표팀을 떠났다.
이후 2017년에는 다시 사페트 수시치 감독의 수석 코치로 쉬페르리그 클럽 코니아스포르에서, 2018년에는 또 다른 쉬페르리그 클럽인 아키사르스포르에서 코치 역할을 수행했다.
5.2. 감독직 경력
2015년 10월 2일, 엘비르 발리치는 튀르키예의 TFF 퍼스트 리그 클럽인 카라뷔크스포르의 새로운 감독으로 부임했다. 그러나 3개월이 채 되지 않은 2015년 12월 21일, 아다나스포르에게 0대3으로 패배하며 모든 대회를 통틀어 3연패, 리그에서 2연패를 기록하자 카라뷔크스포르 감독직에서 사임했다.
2019년 10월 1일, 그는 보스니아 프리미어리그 클럽 투즐라 시티의 새로운 감독으로 임명되었다고 발표되었다. 다음 날인 10월 2일, 발리치는 투즐라 시티와 3년 계약을 맺고 공식적으로 감독직을 맡았다. 투즐라 시티 감독으로서 그의 첫 경기는 2019년 10월 5일 홈에서 즈비예즈다 09를 3대0으로 꺾은 리그 경기였다. 첫 패배는 2019년 10월 19일 홈에서 라드니크 비옐리나에게 0대3으로 패한 리그 경기였다. 그의 첫 투즐라 더비에서 발리치의 팀은 2019년 11월 30일 도시 라이벌인 슬로보다 투즐라와 1대1로 비겼다. 2020년 3월 9일, 발리치는 전날 젤레즈니차르에게 0대1로 원정 패배한 것을 포함한 좋지 않은 결과로 인해 투즐라 시티와의 계약을 해지하기로 결정했다.
6. 수상 및 업적
엘비르 발리치는 선수 경력 동안 클럽과 개인 차원에서 다음과 같은 주요 성과와 수상을 달성했다.
6.1. 클럽 주요 성과
- UEFA 챔피언스리그: 1999-2000 (레알 마드리드)
- 쉬페르리그: 2000-01 (페네르바흐체)
6.2. 개인 수상
- 보스니아 축구 올해의 선수: 1998, 1999
- 튀르키예 축구 올해의 선수: 1998
7. 경력 통계
엘비르 발리치의 국가대표팀 득점 기록과 감독 경력 통계는 다음과 같다.
7.1. 국가대표팀 득점
다음은 엘비르 발리치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국가대표팀에서 기록한 득점 내역이다.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득점이 먼저 표시되며, 득점란은 발리치의 각 득점 후 스코어를 나타낸다.
No. | 날짜 | 경기장 | 상대팀 | 득점 | 결과 | 대회 |
---|---|---|---|---|---|---|
1 | 1998년 8월 12일 | 코셰보 스타디움, 사라예보,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 페로 제도 | 1-0 | 1-0 | UEFA 유로 2000 예선 |
2 | 1998년 10월 14일 | 잘기리스 스타디움, 빌뉴스, 리투아니아 | 리투아니아 | 2-2 | 2-4 | UEFA 유로 2000 예선 |
3 | 1999년 10월 9일 | 카드리오루 스타디움, 탈린, 에스토니아 | 에스토니아 | 1-1 | 4-1 | UEFA 유로 2000 예선 |
4 | 2-1 | |||||
5 | 3-1 | |||||
6 | 4-1 | |||||
7 | 2000년 9월 2일 | 코셰보 스타디움, 사라예보,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 스페인 | 1-1 | 1-2 | 2002 FIFA 월드컵 예선 |
8 | 2001년 8월 15일 | 코셰보 스타디움, 사라예보,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 몰타 | 1-0 | 2-0 | 친선 경기 |
9 | 2-0 | |||||
10 | 2001년 10월 7일 | 코셰보 스타디움, 사라예보,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 리히텐슈타인 | 2-0 | 5-0 | 2002 FIFA 월드컵 예선 |
11 | 4-0 | |||||
12 | 2002년 10월 11일 | 코셰보 스타디움, 사라예보,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 독일 | 1-0 | 1-1 | 친선 경기 |
13 | 2003년 2월 12일 | 밀레니엄 스타디움, 카디프, 웨일스 | 웨일스 | 1-0 | 2-2 | 친선 경기 |
14 | 2003년 4월 2일 | 파르켄 스타디움, 코펜하겐, 덴마크 | 덴마크 | 2-0 | 2-0 | UEFA 유로 2004 예선 |
7.2. 감독 기록
엘비르 발리치의 팀별 감독 기록은 다음과 같다.
팀 | 국가 | 시작 | 종료 | 기록 | |||||||
---|---|---|---|---|---|---|---|---|---|---|---|
경기 수 | 승 | 무 | 패 | 득점 | 실점 | 득실차 | 승률 (%) | ||||
카라뷔크스포르 | 튀르키예 | 2015년 10월 2일 | 2015년 12월 21일 | 11 | 4 | 3 | 4 | 12 | 14 | -2 | 36.36 |
투즐라 시티 |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 2019년 10월 2일 | 2020년 3월 9일 | 12 | 4 | 2 | 6 | 10 | 19 | -9 | 33.33 |
총계 | 23 | 8 | 5 | 10 | 22 | 33 | -11 | 34.78 |
8. 유산과 평가
엘비르 발리치의 선수 및 감독 경력은 성공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복합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8.1. 선수로서의 유산
엘비르 발리치는 페네르바흐체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튀르키예 축구계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의 재능은 레알 마드리드의 주목을 받아 당시 매우 높은 이적료로 이적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레알 마드리드에서의 경력은 부상과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기력으로 인해 '실패한 영입'의 대표적인 사례로 자주 언급된다. 이는 그의 선수 경력에 아쉬운 부분으로 남았지만, 동시에 그가 얼마나 큰 기대를 받았던 선수였는지를 보여주는 방증이기도 하다.
국가대표팀에서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국가대표팀의 역사에 길이 남을 기록을 세웠다. UEFA 유로 2000 예선에서 에스토니아를 상대로 4골을 기록하며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선수 중 유일하게 단일 공식 경기에서 4골을 넣은 선수가 된 것은 그의 빼어난 득점력을 입증하는 중요한 업적이다. 비록 클럽 경력에서 기대만큼 빛을 발하지 못했지만, 그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축구계에 한 시대를 풍미한 선수로 기억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