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아가메데스(Ἀγαμήδης아가메데스고대 그리스어 (1453년 이전))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저명한 건축가이자 기술자이다. 주로 오르코메노스의 왕 에르기노스의 아들로 알려져 있으며, 일부 전승에서는 스팀팔로스의 아들이라고도 한다. 그는 종종 아폴론의 아들이라고도 불리는 트로포니오스와 형제 또는 의붓형제로 함께 활동했다. 아가메데스와 트로포니오스 형제는 그리스 전역에 걸쳐 수많은 신전과 궁전을 건설한 것으로 유명하며, 특히 델포이의 아폴론 신전과 보이오티아의 히리에우스 왕의 보물창고 건축이 가장 잘 알려져 있다. 이들 형제는 신전 건축 후 신으로부터 최고의 보상으로 평온한 죽음을 얻거나, 보물창고 절도 사건에 연루되어 아가메데스가 죽음을 맞이하고 트로포니오스가 지하 신으로 변모하는 비극적인 운명을 겪었다.
2. 가족 관계
아가메데스는 오르코메노스의 왕 에르기노스의 아들로 전해지지만, 일부 전승에서는 아르카스의 손자이자 스팀팔로스의 아들이라고도 한다. 그는 에피카스테와의 사이에서 케르키온을 낳았으며, 에피카스테는 아폴론의 아들이라고도 전해지는 트로포니오스를 아가메데스의 의붓아들로 데려왔다.
다른 전승에서는 아가메데스 자신이 아폴론과 에피카스테의 아들이거나 제우스와 이오카스테의 아들이며, 트로포니오스가 그의 친아들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가장 널리 알려진 전승에서는 트로포니오스가 그의 형제였다고 전해진다. 이들 형제는 모두 건축과 토목 기술에 뛰어난 재능을 지닌 것으로 유명하다.
3. 주요 활동 및 신화
아가메데스와 그의 형제 트로포니오스는 당대 최고의 건축가이자 토목 기술자로 명성을 떨쳤다. 이들은 델포이의 아폴론 신전과 히리에우스 왕의 보물창고를 비롯한 여러 중요한 건축물을 건설했으며, 특히 보물창고 건축 과정에서 일어난 비극적인 사건은 그들의 운명을 결정지었다.
3.1. 델포이의 아폴론 신전 건축
이들 형제는 델포이에 있는 아폴론의 신탁이 깃든 신전을 건축했다. 핀다로스가 전하는 이야기에 따르면, 신전 건축을 마친 아가메데스와 트로포니오스는 아폴론 신에게 자신들의 노고에 대한 최고의 보상을 내려달라고 간청했다. 신탁은 그들에게 7일 후에 보상을 받을 것이며, 그때까지 원하는 대로 지내라고 일러주었다. 형제는 신의 지시에 따라 7일 동안 편안하게 지내다 일곱 번째 밤에 각자의 침대에서 평화롭게 죽음을 맞이했다. 키케로는 이 이야기를 3일로 단축하여 언급하기도 한다. 이러한 죽음은 "신들이 사랑하는 자는 일찍 죽는다"는 메난드로스의 격언과 연결될 수 있다.
3.2. 히리에우스의 보물창고와 아가메데스의 죽음
아가메데스 형제는 보이오티아의 히리아 왕 히리에우스를 위해 거대한 보물창고를 건설했다. 이들은 보물창고를 지을 때, 돌 하나를 밖에서 마음대로 빼내고 다시 끼울 수 있도록 정교하게 설계하여 누구도 눈치채지 못하게 비밀 통로를 만들었다.
아가메데스와 트로포니오스는 이 비밀 통로를 이용하여 끊임없이 보물창고의 재물을 훔쳐냈다. 왕은 자물쇠와 봉인은 멀쩡한데 재물이 계속 줄어드는 것을 보고 도둑을 잡기 위해 덫을 설치했다. 이때 다이달로스의 조언이 있었다는 전승도 있다. 불행히도 아가메데스가 이 덫에 걸리고 말았다. 아가메데스의 신분이 드러나 비밀이 누설될 것을 우려한 트로포니오스는 깊은 슬픔 속에서 아가메데스의 목을 잘라 신분을 숨기고 도망쳤다. 아가메데스의 죽음 직후, 트로포니오스는 갑자기 땅이 갈라지면서 땅속으로 빨려 들어가 불멸의 지하 신으로 변모했다고 한다.
3.3. 기타 건축물
아가메데스와 트로포니오스 형제는 이외에도 여러 중요한 건축물들을 건설했다. 그들은 알크메네의 침실을 지었고, 만티네이아에서 테게아로 가는 길가에 포세이돈 신전을 세웠다. 일부 전승에서는 아리스토파네스의 주석가이자 페르가몬의 카락스가 전하는 바에 따르면, 이들이 아우게이아스 왕의 보물창고를 지었다고도 한다.
4. 트로포니우스의 신격화와 아가메데스의 동굴
아가메데스의 비극적인 죽음 이후, 그의 형제 트로포니오스는 땅속으로 사라져 불멸의 지하 신이 되었다. 이 사건이 일어난 레바데이아의 숲에는 후대에 '아가메데스의 동굴'이라 불리는 장소가 있었고, 그 옆에는 기둥이 세워져 있었다. 이곳은 또한 트로포니우스의 신탁이 이루어지는 성지였으며, 신탁을 받으러 오는 사람들은 먼저 아가메데스에게 숫양을 바치고 신격화된 그를 불렀다고 전해진다.
5. 신화의 역사적 배경 및 해석
히리에우스의 보물창고 신화는 헤로도토스가 기록한 이집트의 람프시니투스 왕의 보물창고 이야기와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다. 이집트 이야기가 그리스에서 유래했는지, 아니면 그리스 이야기가 이집트에서 수입되었는지에 대한 학자들의 논쟁은 양쪽 모두의 주장을 낳았다. 그러나 칼 오트프리트 뮐러는 이 전승이 원래 미니아인들 사이에서 시작되어 후에 아우게이아스 왕에게 전해졌으며, 이집트와 그리스 간의 교류가 활발해지기 시작한 프삼메티코스 1세의 통치 이전부터 그리스에 잘 알려져 있었다고 주장하며, 그리스 기원설에 힘을 실었다.
6. 대중문화에서의 등장
아가메데스는 현대 대중문화에서도 종종 언급된다. 릭 라이어던의 소설 시리즈인 "아폴론의 시련" 중 두 번째 책 "어둠의 예언"에서는 아가메데스가 "아가메투스"라는 이름의 주황색 유령으로 등장한다. 그는 이야기 속 '웨이스테이션'이라는 장소에 살면서 아폴론을 돕는 역할을 한다. 책의 말미에 그는 자신의 이복형제 트로포니오스를 찾아 웨이스테이션을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