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터 저머

1.1. 초기 생애와 벨 연구소

레스터 핼버트 저머는 1896년 10월 10일에 태어났다. 그는 제1차 세계 대전에 전투기 조종사로 참전하여 복무했다. 전쟁 후, 저머는 뉴저지주에 위치한 벨 연구소에 합류하여 과학자로서의 경력을 시작했다. 벨 연구소에서 그는 수십 년간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며 주요 과학적 업적을 쌓았다.

1.2. 데이비슨-저머 실험

저머의 가장 중요한 과학적 업적은 클린턴 데이비슨과 함께 수행한 데이비슨-저머 실험이다. 이 실험은 1927년에 진행되었으며, 전자가 결정 격자에 의해 회절되는 현상을 관찰함으로써 물질의 파동-입자 이중성을 실험적으로 증명했다. 당시 루이 드브로이는 이미 모든 물질이 파동적 특성을 가진다는 이론을 제안했지만, 이를 실험적으로 확인한 것은 데이비슨과 저머의 연구가 최초였다.

이 실험은 양자역학의 중요한 토대가 되었으며, 전자의 파동적 특성을 활용하는 전자 현미경 개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전자 현미경은 기존 광학 현미경으로는 볼 수 없었던 미세한 구조를 관찰할 수 있게 함으로써 생물학, 재료 과학 등 여러 분야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데이비슨-저머 실험은 드브로이의 이론을 확고히 뒷받침하며 물질의 본성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1.3. 다른 연구와 수상

데이비슨-저머 실험 외에도 저머는 다양한 물리 분야에서 연구를 수행했다. 그는 열전자학Thermionics_{열전자 방출}^영어, 금속의 침식Erosion of metals_{이로전 오브 메탈스}^영어, 그리고 접촉 물리학Contact physics_{콘택트 피직스}^영어 등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그의 학문적 기여를 인정받아 1931년에는 과학 및 기술 분야의 뛰어난 업적에 수여되는 저명한 엘리엇 크레송 메달Elliott Cresson Medal_{엘리엇 크레송 메달}^영어을 수상했다.

2.1. 시작과 스타일

저머는 1945년, 49세의 나이에 암벽 등반을 시작했다. 그는 주로 미국 북동부 지역, 특히 뉴욕주의 샤완겅크 능선Shawangunk Ridge_{샤완겅크 능선}^영어에서 활발하게 등반했다. 당시 샤완겅크 능선 일대에서는 애팔래치아 마운틴 클럽Appalachian Mountain Club_{애팔래치아 마운틴 클럽}^영어(AMC)이 암벽 등반을 엄격하게 규제하며 주도적인 위치에 있었다. 그러나 저머는 이 클럽과 어떠한 관계도 맺지 않았으며, 오히려 AMC의 안전위원회 위원장이자 당시 이 지역 최고의 등반가였던 한스 크라우스Hans Kraus_{한스 크라우스}^영어와 갈등을 겪기도 했다.

저머는 한때 등반 인증을 거부당했는데, 그 이유는 "사람을 너무 좋아하고 너무 열정적이다"라는 것이었다. 이는 그의 개방적이고 친근한 성격을 보여주는 일화이다. 그는 관대하고 친절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었으며, 이처럼 독특하고 열정적인 등반 스타일과 성격은 그를 등반 공동체에서 돋보이게 했다.

2.2. 등반 공동체에서의 명성

저머는 암벽 등반가로서 독특한 명성을 얻었다. 그의 친절함과 다른 등반가들을 돕는 모습 덕분에 그는 한때 "1인 등반 학교"로 불리기도 했다. 이는 그가 단순히 개인적인 취미를 넘어, 등반 기술이나 경험을 아낌없이 공유하며 주변 등반가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준다. 그의 명성은 그가 단순한 과학자를 넘어 다방면에서 인정받는 인물이었음을 증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