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생애
고창수는 외교관이자 시인으로서 폭넓은 활동을 펼쳤으며, 그의 삶의 궤적은 학문적 깊이와 국제적 경험이 조화된 특징을 보인다.
1.1. 출생 및 유년 시절
고창수는 1934년 12월 5일 함경남도 흥남에서 태어났다. 그의 유년 시절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이후 그의 삶에서 나타나는 학문적 열정과 국제적 시야의 기반이 되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1.2. 학력
고창수는 대한민국 서울에 위치한 성균관대학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하며 학문적 역량을 쌓았다. 그의 박사 학위 논문은 20세기 영미 문학의 거장인 T.S. 엘리엇의 대표적인 시집 『사중주』에 나타난 불교 사상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였다. 이 연구는 그가 서구 문학과 동양 사상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겸비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이는 훗날 그의 시 세계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2. 경력
고창수는 직업 외교관으로서 국가에 봉사하는 한편, 활발한 문학 활동을 통해 한국 문학 발전에 기여했다. 그의 경력은 크게 외교관 활동과 문학계 활동으로 나눌 수 있다.
2.1. 외교관 경력
고창수는 대한민국의 직업 외교관으로서 다양한 주요 직책을 수행하며 국가 간의 문화 교류와 외교 관계 증진에 힘썼다. 그는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총영사를 역임했으며, 이후 에티오피아 대사(1987년~1990년)와 파키스탄 대사(1993년~1996년)를 지냈다. 또한 외무부 국제문화협력대사를 역임하며 국제적인 문화 협력 증진에도 기여했다. 이러한 외교관 경력은 그에게 세계 각지의 다양한 문화와 사람들을 접할 기회를 제공했고, 이는 그의 시 세계를 풍요롭게 하는 중요한 자양분이 되었다.
2.2. 문학계 활동
고창수는 외교관으로서의 바쁜 일정 속에서도 문학에 대한 깊은 애정을 바탕으로 활발한 문학 활동을 이어갔다. 그는 여러 주요 문학 단체의 회원으로 활동하며 한국 문학계에 기여했다. 주요 활동 내역은 다음과 같다.
- 한국문인협회 회원
-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회원
- 한국시인협회 회원
- 한국현대시인협회 회원
- 외교협회 회원
- 다시올문학 고문
이러한 활동들은 그가 문학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고, 동료 문인들과 교류하며 한국 문학의 발전에 꾸준히 참여했음을 보여준다.
3. 문학 세계
고창수의 문학 세계는 그의 폭넓은 경험과 깊이 있는 사유가 응축된 결과물이다. 특히 그의 시는 서구 문화와 한국적 정서, 그리고 해외에서의 경험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독특한 특징을 보인다.
3.1. 시 세계 및 주제
고창수의 시는 서구 문화와 문학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한국적인 경험과 세계 각지에서의 해외 경험을 폭넓게 반영한다. 그의 시에는 다음과 같은 특징과 주제가 두드러진다.
- 서구 문화 및 문학의 영향: 마르크 샤갈을 다룬 시 「마르크 샤갈에게」에서 볼 수 있듯이, 그의 시는 서구 문화와 문학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한다. 이는 그가 T.S. 엘리엇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학문적 배경과도 연결된다.
- 한국적 경험의 반영: 「어느 외딴 한국 마을에서」와 같은 시에서는 한국의 정서와 경험을 깊이 있게 탐구하며, 독자들에게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 해외 경험의 확장: 그의 장편시 「모헨조다로」에서처럼, 외교관으로서 세계 각지를 방문하며 얻은 경험과 인상이 시의 중요한 소재가 된다. 이는 그의 시 세계를 지리적, 문화적으로 확장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 야외 배경의 작품: 그의 시들 중 상당수는 야외를 배경으로 하며, 시인이 그 풍경 속에 직접 놓여 있는 듯한 생생한 묘사를 특징으로 한다. 이는 자연과 인간의 관계,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나는 사유를 담아내는 데 효과적이다.
고창수의 시는 또한 『월드 포에트리』, 『뷰포인트 11』, 『큐리어스 캣츠』와 같은 해외 문학 저널에도 게재되어 국제적인 독자들에게 소개되었다.
3.2. 번역 활동
고창수는 시인으로서의 창작 활동 외에도 활발한 번역 활동을 통해 한국 문학을 해외에 알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는 자신의 시를 직접 영어로 번역하여 출판했으며, 다른 한국 시인들의 작품 또한 번역했다.
그의 주요 번역 활동은 다음과 같다.
- 자신의 시집 『거미가 말한 것』(2004)과 『소리와 침묵 사이』(2000)를 직접 영어로 번역하여 출판했다. 특히 『소리와 침묵 사이』는 원문 한국어 시와 함께 시인이 번역한 영어 번역본이 함께 수록되어 있다.
- 박제천 시인의 시집 『별에게 배를 띄우다』(1997)를 한국어에서 영어로 번역하여 코넬 대학교 동아시아 프로그램에서 출판했다.
이러한 번역 활동의 공로를 인정받아 그는 현대한국문학번역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의 번역은 한국 문학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세계 독자들이 한국 시의 아름다움과 깊이를 이해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4. 저서
고창수는 여러 권의 시집을 출간하며 자신의 문학 세계를 구축했으며, 다른 작가의 작품을 번역하는 등 폭넓은 저서 활동을 보여주었다. 그의 주요 저서는 다음과 같다.
- 『거미가 말한 것: 고창수 시선집』 (2004년): 시인 자신이 직접 번역한 영어 시집이다.
- 『소리와 침묵 사이: 고창수 시선집』 (2000년): 홀림 출판사에서 출간되었으며, 원문 한국어 시와 시인 자신이 번역한 영어 번역본이 함께 수록되어 있다.
- 『침묵의 소리: 시집』 (1996년): 레오 북스에서 출간된 시집이다.
- 『시애틀 시집』 (1992년): 시애틀 포에트리 어라운드 프레스에서 출간된 시집이다.
또한 그는 번역서로서 박제천 시인의 『별에게 배를 띄우다』(1997년)를 한국어에서 영어로 번역하여 코넬 대학교 동아시아 프로그램에서 출판했다.
5. 수상 및 평가
고창수는 그의 문학적 성취와 외교관으로서의 활동을 통해 국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는 다수의 권위 있는 문학상을 수상하며 한국 문단에서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
5.1. 주요 수상 내역
고창수는 그의 문학적 역량과 기여를 인정받아 다음과 같은 주요 문학상을 수상했다.
- 1994년: 시문학상 (제19회)
- 2002년: 제1회 시인들이 뽑는 시인상
- 2008년: 바움문학상 (제1회)
- 2013년: 제26회 성균문학상 본상
- 2017년: 제3회 문덕수문학상
- 루치안 블라가 국제 시 페스티벌 그랑프리 (루마니아)
- 현대한국문학번역상
이러한 수상 내역은 고창수가 한국 문학계에서 꾸준히 인정받아온 중요한 시인임을 보여준다. 특히 루치안 블라가 국제 시 페스티벌 그랑프리 및 현대한국문학번역상 수상은 그의 국제적인 문학 활동과 한국 문학의 세계화에 대한 기여를 증명한다.
6. 영향
고창수는 시인이자 외교관이라는 독특한 이력을 통해 한국 문학계와 국제 관계 분야에 다각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의 외교관 경력은 시인으로서의 그의 시야를 넓히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세계 각지에서 생활하며 얻은 다양한 문화적 경험과 국제 정세에 대한 이해는 그의 시 세계를 풍부하게 하는 자양분이 되었다. 그의 시가 서구 문화, 한국적 경험, 그리고 해외에서의 인상을 두루 담아내는 것은 이러한 배경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는 한국 문학이 단순히 국내적 정서에 머무르지 않고, 세계적인 보편성을 획득하는 데 기여하는 모델이 되었다.
또한 그는 자신의 시와 다른 한국 시들을 영어로 번역하는 데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한국 문학의 세계화에 크게 공헌했다. 그의 번역 활동은 한국 문학 작품이 언어의 장벽을 넘어 해외 독자들에게 소개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했으며, 이는 한국 문화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현대한국문학번역상 수상은 이러한 그의 공로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것이었다.
결론적으로 고창수는 외교관으로서의 국제적 안목과 시인으로서의 문학적 감수성을 겸비하여, 한국 문학의 지평을 넓히고 문화 교류를 증진하는 데 의미 있는 족적을 남겼다. 그의 삶과 작품은 문학과 외교가 어떻게 상호 보완적으로 작용하여 한 개인의 세계관을 형성하고, 나아가 사회와 문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